어려웠던 시절 '주경야독'의 성실함으로
공군사관학교에 합격 강진지역 자랑이 되었던 소년
김윤석 교수, 그는 1958년 11월 24일에 전남 강진군 강진읍 춘전리 82번지에서 교육자이신 아버지 슬하의 2남 5녀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에는 비록 시골이라는 출생지에도 불구하고 유복한 시기를 보냈으나 그가 10살 되던 해에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 선생님이셨던 부친께서 세상을 뜨자 가세가 급격히 기울게 되었고, 젊은 날의 대부분을 고된 노동일과 고학으로 보내게 된다. 그는 어린 나이에 해보지 않은 농사일이 거의 없을 정도로 논과 밭을 종횡무진하며 10대를 보냈고 가까스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강진에서 졸업하게 된다. 중학교를 졸업한 이후에 그는 생전에 부친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학교 선생님이 되고자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을 원했었다. 그러나 그 당시의 강진에는 인문계 고등학교가 없었고,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서는 하는 수 없이 타지로의 출타가 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강진의 인근에 있는 장흥고등학교에 진학하기로 마음을 먹고 새로운 삶에 대한 도전을 시작하게 된다.
그가 장흥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도 농사일은 그에게 늘 부담이었지만, 가족들의 생계가 달린 문제였기에 그의 삶에서 쉽사리 떼어낼 수는 없었다. 강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고등학교였기 때문에 방과 후에나 주말이면 어김없이 집으로 달려와 농사일을 도왔고, 한창 농번기 철에는 숱한 결석을 해가면서까지 농사일에 매진해야만 했다. 그의 학교생활은 초등학교나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감수해야 했던 결석일 수 보다는 비록 적었었지만 고등학교 시절에도 상당한 정도의 결석은 어쩔 수가 없었다. 강진에서부터 통학과 자취생활을 반복하면서 그는 아주 어렵사리 고등학교 3년이라는 시간을 보냈었고, 비록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은 보잘 것 없었지만 늘 시간을 쪼개가며 아껴쓰고 밤잠을 줄여가면서 열심히 노력한 결과 매우 우수한 성적으로 무사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었다.
장흥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그는 전국에서 30대 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그 어렵기로 소문난 신체검사를 무사히 거쳐 공군사관학교(이하 공사)의 당당한 사관생도가 되는 영광을 얻었다. 공사의 합격 소식이 전해지자 모교인 장흥고등학교 운동장 주변에는 축하 현수막이 내걸렸고, 당시 정채균 강진 군수님께서도 직접 군수실로 불러 축하해 주시면서 강진의 특산품인 청자 반상기를 축하선물로 주셨다는 후일담도 전해진다. 또한 정 군수님은 강진읍 내의 번화한 거리에 공사 합격에 대한 축하 현수막을 내걸어 주심으로써 강진군민들뿐만 아니라 후배 학생들에게도 오래도록 회자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인생 항로를 선택하는 데 있어 공군사관학교를 택한 이유는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가정형편이 가장 큰 이유였다. 현재에도 그렇지만, 공사는 4년간의 학교생활 중에 발생되는 의식주를 포함한 제반 비용을 100% 국비로 지원하는 학교였다. 그뿐만 아니라, 공사 졸업 후에 전투조종사가 되면 자연스럽게 민간항공사에 취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어서 당시의 많은 수험생들이 도전해보고 싶은 진로 상담의 1순위에 꼽히는 대학이자 꿈의 무대이기도 했다. 그도 공사 생도가 됨으로써 이와 같은 공사가 제공하는 혜택을 받는 당사자가 되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는 공사에서 학과 공부는 물론 체력단련, 그리고 엄격하게 통제된 규율을 준수한 끝에 4년간의 생도 생활을 무난히 마치고 마침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면서 공군 소위로 임관하게 된다. 장교로 임관한 후에 그는 공군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전투조종사가 되기 위하여 비행훈련 길에 올랐으나 훈련 도중에 갑작스런 난시성 시력 저하로 인해 비행훈련이 어렵겠다는 군의관의 판단에 따라 결국 전투조종사의 길을 계속 이어갈 수 없게 되었다. 전투조종사라는 꿈을 접게 된 그는 한동안 큰 실망감에 젖어 있었으나 불행 중 다행히도 그에게 시련을 극복하는 계기가 곧바로 찾아왔던 것이다. 그것은 바로 국방부와 공군의 제안으로 모교인 공사에서 사관생도들을 지도하는 교수가 되는 길이었다. 즉, 그가 민간대학교에 다시 입학하여 공사에서 필요한 전공분야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등록금, 제체비등 학위과정을 공부하는데 소요되는 일체의 경비를 지원해주는 조건으로 공사 교수요원 선발에 합격한 것이었다. 그의 신분은 비록 현역이라는 계급장이 있는 장교였지만 그 직을 유지하면서 후학들인 사관생도들을 교육하기 위한 교수가 되기 위하여 공부하는 길로의 방향 전환을 완전하게 하게 된 셈이다.
그리하여 그는 현역 군인이라는 신분을 유지한 채로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에 새롭게 입학하여 공군에서 필요한 분야의 공부를 계속할 수 있게 되었고, 서울대학교는 그에게 또 다른 삶의 길을 제시해 준 훌륭한 스승이 되기에 충분했다. 전국에서 모여든 수재들만 모여있는 곳으로 유명한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에서 학사 경고 당하지 않고 학생 신분을 유지하는 길이란 오직 피나는 노력만이 필요했었다.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에서 공부했던 그 기간은 그가 평생을 통해 가장 열심히 임했던 시간으로 남아있지 않았을까 하고 자신에게 스스로 자문할 정도였다니까 대략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그의 열정적인 노력은 마침내 학부 과정의 졸업이라는 선물로 다가왔고, 전자공학과 학부 과정을 마친 이후에는 연이어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대학원으로 진학하여 석사과정을 이수하게 된다. 이 또한 국방부에서 제공하는 장학혜택에 따른 과정으로서, 동일 전공의 학부과정에서 이미 기초 지식을 쌓은 터라서 조금 더 여유롭고 수월하게 석사과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석사과정을 마치면서 제출한 석사 연구논문은 “프로펠러 추진 항공기 내에서의 능동소음제어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서 공군에서 운용중인 프로펠러 항공기가 가지고 있는 항공기 내의 소음을 능동적으로 제어하여 저주파 소음을 줄이는 내용이었는데 국내 음향학회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었다. 서울대학교에서 학부와 석사과정을 이수한 이후에 그는 다시 정부에서 주관하는 국비 해외유학생으로 선발되어 전자공학 박사과정을 밟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5년이란 시간 동안 미국으로 떠나게 된다. 그의 미국 유학을 위해 국내에서 미리 준비해야 했던 토플과 GRE는 늘 시간과의 싸움이었다고 회고할 정도다. 그것들은 바로 영어로 강의를 들을 수 있고, 영어로 말하고 쓰는 능력을 구비하는 일이라서 미국으로의 유학에는 더할 수 없이 중요한 필수 아이템이었다. 그가 미국에서 공부했던 박사과정 5년은 전공지식의 심화와 함께 참 많은 것을 경험했던 시기로 남았었는데, 그 과정을 이수한 대학은 미국의 오레곤주립대학교(Oregon State University)이었다. 그는 이곳에서 세계적으로도 유명했던, 전자파 전공의 석학이셨던 인도 출신의 Vijay Tripathi 박사를 지도교수로 모시고 전자파라는 세부 전공 분야에 대한 연구를 5년간 진행하게 된다. 이 분야의 연구를 통해 다양한 전송선로의 전송특성에 관한 연구를 거듭한 결과 “Characterization of coupled microstrip structure using FDTD”라는 논문으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게 된다.
공사 교수가 되기 위한 과정으로서 시작되었던 그의 학자로서의 여정은,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의 학부과정부터 석사과정 그리고 이어서 미국의 박사과정까지를 모두 마침으로써 완전한 전자공학도가 되어 미국으로부터 귀국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는 애초에 국방부에서 제안했던 대로 공사의 전자공학과 교수로 부임하게 되었고, 공사 교수가 된 이후로는 공군사관생도 교육의 최일선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교수로 활약하게 된다. 그는 공사에서 약 25년여 동안의 교수 생활을 통해서 약 2,200여 명의 전투조종사를 양성하는데 핵심적으로 기여하게 된다. 그는 이 기간 동안, 공사 생도들에 대한 교육에만 그치지 않고, 공군에서 운용되고 있는 전투기의 항공전자장비와 공군의 예하 주요 레이더 기지를 수시로 방문하여 레이더 및 안테나 관련 기술에 대한 자문 역할을 충실히 해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그는 공군에서 사용 중이던 주요 전자무기체계의 수명연장과 무기체계의 국내 개발 등에 대한 방위사업청 주관의 프로젝트에도 연구책임자로 참여하여 성과있는 연구 결과를 도출하고 아이디어를 제공함으로써 명실상부하게 국방무기체계 기술의 선봉에 섰던 특별한 이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는 청주에서 공사 교수직을 수행하는 중에, 출향인들을 위한 향우회 활동을 열심히 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2009년에는 서울에서 <재경 강진읍 향우회>를 창립하기 위하여 서울을 포함한 재경 지역의 강진읍 향우들의 연락처를 파악하고 또 한데 아우르는 역할의 초대 사무총장직을 맡아 활약하기에 이른다. 그간 재경지역에는 강진군 향우회는 물론 각 면 단위의 향우회는 존재했었지만, 유독 재경 강진읍 향우회만 출범 조차 못하고 있던 상황에서 김창한 초대 회장님을 모시고 향우회 창립의 최선봉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경 강진읍 향우회 창립이라는 산파역을 수행하기 위하여 청주에서 서울을 오가며 숱한 모임을 주선하여 진행했다는 것이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결국 <재경 강진읍 향우회>가 정식으로 출범하기에 이르렀고, 현재까지 15년 동안 활발한 활동 속에 그 맥이 이어지고 있다.
김윤석 교수, 그는 공사에서의 교수 활동 이외에도 또 한 번의 새로운 삶의 전환기를 맞게 되는데, 그 시기는 바로 30여년간의 군 생활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대령으로 전역한 이후이다. 공사에서의 체득한 다양한 경력과 경험을 토대로 국가발전의 핵심역량이라고 할 수 있는 기간산업 현장의 산업역군을 양성하는 길에 나섰다는 점이다. 먼저 중앙대학교의 전자전기공학부에 겸임교수로 활동하면서는 대학원 학생들에게 무기체계와 그 운용 현장에서 경험한 레이더 및 안테나 관련 강좌를 열어 다년간 교육하였고, 그 이후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하면서 후학들을 지도하고 있다. 또한 그는 2019년부터 <미래가치전략연구원>을 설립하여 그가 평생 동안 주업으로 삼아왔던 전자공학이라는 전공 분야를 좀 더 확장하여 미래학에 접목시킴으로써 또 다른 전기를 맞이하게 된다. 그가 설립한 미래가치전략연구원은 미래학으로부터 파생되는 4차산업혁명이라는 혁신 산업의 큰 물줄기에 대한 플랫폼들을 주로 연구하게 되었다. 그 연구 결과를 토대로 대학생, 학부모, 새롭게 직업을 찾는 사람들, 그리고 미래학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을 위해 4차산업혁명의 근간을 이루는 플랫폼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신재생에너지 등에 대한 강연을 전국의 강연장을 찾아다니면서 재능기부 형식으로 수십차례 진행하기도 한다. 또한 그가 직접 운영하는 미래가치전략연구원에서는 요즘의 전 지구적 트렌드를 반영하여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환경 및 에너지 문제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대응하고 있으며, 향후 지구의 궁극의 에너지라고 소개되는 수소에너지에 대해서도 연구와 강연을 병행해 가고 있다.
또한 현재에도 그는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하면서, 지금 거주하고 있는 경기도 용인시의 산업진흥원장을 지난 2년 동안 맡아서 경영한 바 있다. 그는 진흥원장 임기 중에 영세상공인들을 위한 디자인 사업부터 시작하여 통신, 전자, 반도체, 네트워크 등 전자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소공인들에 대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다각도로 펼쳤으며, 1인 창업 및 청년 창업을 위한 가이드는 물론 지원을 통해 그들이 산업생태계에 연착륙할 수 있는 기반 조성과 함께 항구적으로 안정적인 산업 모델을 만들어가는데 크게 기여하게 된다. 그와 더불어 그가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환경 및 에너지와 관련하여 국가 차원의 최대 규모의 에너지 공기업 중의 하나인 ㈜한국수력원자력의 이사로 활동하게 된다. 그는 이곳에서 이사직을 수행하면서 국가 에너지 산업의 현주소는 물론 문제점과 개선 가능성 여부 등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함과 아울러 국가 전체 에너지 수급 계획에 대한 디테일한 접근, 원자력 발전에 대한 명암과 함께 폐연료봉 처리 문제에 대한 정부 정책의 현실성 여부등에 대해서도 일가견을 갖는 전문가가 되었다.
김윤석 교수, 그는 비록 시골에서 태어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불사조 같은 정신으로 온갖 역경을 극복하고 전자공학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다. 더 나아가 전자공학에 기반한 군무기체계의 현장에서 습득한 기술적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국방무기체계의 1인자로서 자리매김 되고 있기도 하다. 그는 또한 후학들을 양성하기 위한 학계뿐만 아니라 전자산업의 현장에서도 늘 전문가로서 회자되는 학자이자 산업정책 전문가로서 강진을 빛낸 인물임에 틀림이 없다.
(취재-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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