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신문화의 큰별 탄허스님의 생생한 육성 법문
탄허스님의 선학강설②
강태공(薑太公)의 부인과 주매신(朱買臣)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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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공은 고시 장사를 했고, 소 잡는 도축업도 했고, 그리고 낚시질도 했다. 뭐든지 해야 생활을 하니까.
강태공이 80년 동안 낚시할 때 몇 해 안 남았는데 부인이 도망을 갔다. 너 같은 영감탱이하고 사는 년이 그르다. 나는 간다. 갔는데 얼마 안 돼서 문왕(文王)이 모셔다가 높여서 사부(師父)라고 했다. 영의정이 아니다. 호위상부라. 소위사부(所爲師傅)라고 높여서 사부, 선생님이라 그랬고, 대신뿐이 아니라 호위상부라 호를 놓고 아버님이라 그랬다. 그런데 이를 줄여서 사상부(師尙父) 그러는 것이다.
강태공이 이렇다는 거다. 사상부 선생님. 이게 ‘높을 상(尙)’자다. 높은 아버님. 이렇게 대접을 한 거야. 그래 별안간 부귀공명이 오니까. 그 부인이 무슨 면목으로 찾아왔어. 왔는데 물을 한동이 이고 오라고 시켰다. 이고 오니까 땅에다 부어라. 부었다. 실어 담아라.
“담지는 못하겠습니다”
“네가 갔다가 온 것이 이와 같은 것이다”
그녀는 강태공의 낯박살에 물에 빠져 자살했어. 아깝게도.
근데 주매신(전한 중기의 관료. 가난했지만 책을 좋아하여 땔나무를 짊어지고 팔러 다니며 책을 읽었다. 부인은 생활고에 시달리다 이혼했다)은 정반대란 말이야. 이 이게 지금 주매신이 이 친구 정말 적적(的的-밝고 곱다. 확실한 데가 있다)한 사람이야. 장난꾼이야. 이 주매신은 보리 멍석 떠내려갔다(漂麥)는 문자(文字)가 있다. 주매신이 무릎이 썩도록 앉아서 글만 읽는데, 부인이 이웃 마을 가는데 저쪽에 시커먼 구름이 뜨는 것 같으니까,
“여보 이따가 혹 소나기가 오면 보리 멍석 좀 치워놓으시오”
“응 그렇게 하지”
대답해놓고는 또 그 무릎이 썩도록 글만 읽고 있었다. 부인이 와서 보니까 보리 멍석이 떠내려갔다. ‘에라, 너 같은 놈하고 사는 년이 글렀다’ 버리고 도망쳤다. 그런데 얼마 안 되어 과거에서 대과 급제를 해서 초직에 군수로 신연(新延) 맞이하여, ‘에헤라 급제라’하고 가는데, 참 멋지게 간다. 주매신 마누라가 재가해간 데도 가난뱅이 집이었던지 산에서 나물을 뜯고 있었다. 주매신이 참 어질어. 그래서 가마 타고 가다
“저 부인 이리 모셔 오너라”
그래서 테리고 왔는데,
“그간에 얼마나 고생했는가. 같이 가서 또 삽시다”
이건 아마 금실이 좋았던 모양이야. 하하하.
만리장성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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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증(胡曾) 작, 장성(長城)
#호증은 당나라 시인으로 함통(鹹通) 연간 전후에 살았던 사람이다 .⌜전당시집(全唐詩集⌟에는 그의 시가 맨 처음 올라가 있다.
조문종무(祖文宗武)면 자태평(自太平)인데
“문왕을 높이고 무왕을 높였으면 스스로 태평할 텐데” 진시황을 가지고 지은 시다.
진황하사고창생(秦皇何事苦蒼生)이냐
“진시황은 무슨 일로 창생을 괴롭혔던가?” 만리장성을 쌓느라고 얼마나 괴롭혔던가? 생각해보라고. 상상도 못하지. 그러니까 여자들은 전부 다 청춘과부로 다 늙어버린다. 젊을 때 서방은 끌려가고 수절 사니까 그랬을 거 아니야? 만 오천리를 그렇게 장성을 쌓았으니 말 다했지.
부지화기소장내(不知禍起簫牆內)하고
“재앙이” 소장(簫牆), “쑥대집 담” 안에서, “지 집에서 일어나는 것을 모르고”
허축방호만리성(虛築防胡萬裏城)이라
“헛되이 오랑캐를 막어가지고 만리장성을 쌓았구려” 진시황을 조롱하는 소리다. 그러니까 왜 그 만리장성을 쌓았는고 하니. 어느 당시든지 이게 비결(祕訣)이 나오거든. 아무 타령이나 한 번 적어놓으면 비결이니까. 그때 진시황 그 당시에는 비결이 문고 하니,
망진자(亡秦者)는 호야(胡也)라
“나라 망칠 놈은 호(胡)라” ‘이끼 야(也)’ 자 호야라. 오랑캐라. 둘째 아들 놈이 호해(胡亥)란 말이야. ‘오랑캐 호(胡)’ 자, ‘돼지 해(亥)’ 자 호핸데, ‘망진자는 호해라’ 그렇게 하면 비결이 아니지. 해(亥)자를 빼버려. ‘망진자는 호해라’ 이 소리여 시방.
그런데 부소(扶蘇)라고 진시황 맏아들은 참 어질었거든. 진시황이 잘못하면 ‘폐하 그래서는 안 됩니다’하고 절대 간하고 그랬다. 그러니 간신들이 못 들인다고 처치해버리고, 둘째 아들 호해를 갖다가 세우는데 10년도 못가서 망해버린다.
그러니까 망진자는 호해라. 진(秦)나라를 망하게 할 놈이 자기 아들인 줄 모르고 오랑캐 막기 위해서 그 만리장성을 쌓은 거야.
#시황제가 순행 중 급사하자 조고(趙高)와 이사(李斯)는 황제의 죽음을 감추고 부소에게 거짓 황명을 보내어 자결토록 하고 유서를 조작, 황제자리에 호해를 즉위토록 한다.
노사(蘆沙) 기정진(奇正鎭)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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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에 제일 마지막 왕사(王師)가 누구냐? 전라도 개땅쇠, 장성의 기로사(奇盧沙) 선생이다. 기로사 선생은 눈 하나가 멀었다. 나라에서 문집을 보다가 그 문집 속에 “진사불붕(眞沙不崩)”이라는 말이 있어. 진사불붕이라. ‘참 진(眞)’ 자, ‘모래 사(沙)자, ‘아니 불(不)’ 자 ‘무너질 붕(崩) 자, 만조백관에게 이 진사불붕이 뭐냐고 물으니까 하나도 대답을 못 해. 모르겠다고 . 마지막으로 기로사 선생이 들어왔는데,
“진사불붕이 뭐냐?”
“그 글자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 노사불붕(魯沙不崩)이라는 문장은 있어도 이 진사불붕은 없습니다”
‘노나라 노(魯)’ 자 ‘모래 사(沙)’ 자 인데, 자세히 보니까 넉 점을 좀이 파먹었어. 그러니까 ‘노나라 노(魯) 자가 ’진리 진(眞)‘ 자로 보였거든. 그러면 노사불붕이 뭐냐? 노나라 모래가 무너지지 않는 것이 뭐냐 물으니까, 공자께서 일곱 살 때, 어렸을 때 애들하고 장난하면서 강가에서 모래로 성을 쌓았다. 성을 쌓았는데 수파(水波)가 쳤는데 다른 아이들이 쌓은 건 다 무너져버리고, 공자가 쌓은 모래성은 불붕이야. 무너지지 않았다. “그래서 기적이라고 노사불붕이라는 문자가 있습니다” 그래서 나라에서 칭찬이
장안만목(長安萬目)이 불여장성일목(不如長城一目)이구나
[즉] “장안의 만 눈깔이 장성의, 눈 한 빼기 못 당하는구나” 그렇게 칭찬한 거야. 그 기로사 선생이 70이 넘어서 ‘잊을 망(忘)’자 뜻을 알았다는 거야. 그 총명이 얼마나 천재였는지 ‘잊을 망’자 뜻을 몰라. 왜 그러느냐? 우리가 먹으면 배불러야 ‘배부를 포(飽)’자 뜻을 알지 암만 먹어도 배부르지 않으면 어떤 게 배부른 건지 ‘배부를 포’자 뜻을 모를 거야. ‘잊을 망’자 뜻을 70까지 모르다가 70이 넘어서 ‘잊을 망’자 뜻을 짐작했다는 거야. “아! ‘잊을 망’자 뜻이 이렇구나.
⌜맹자⌟에서:
재장윤여(梓匠輪輿)와 인의자(人義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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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맹자한테 질문하기를 “거 선생은 괜히 여기저기 다니면서, 그냥 놀고 먹으니 그래도 되느냐”하니깐 맹자의 답변이여
자하존재장윤여이경위인의자재(子何尊梓匠輪與而輕爲人義者哉)
“자네가 어찌 재장윤여(梓匠輪輿)만 높은 줄 알고 인의(人義)하는 사람을 가벼히 하느냐?” 게 뭔 소린고 하니, 재장윤여라는 것은, 재(梓) 나무 깎는 공쟁이 목소, 윤여(輪輿)는 수레바퀴 깎는 공쟁이, 그런 사람은 하루만 데려다 일을 해도 품삯을 주고 담배 사 주고 술 사주고 이러잖아. 그런데 맹자 보고 놀고먹는다고 하면, 맹자는 시방 인의지신(人義智信)을 가지고서 국민을 가르치고 있는데 내가 왜 놀고먹느냐 이거여.
예전에 충청도에 그런 얘기를 하는 어떤 노인이 있었어. 아니, 일꾼은 하룻저녁에 하루아침에 데려다가 똥오줌을 보리밭에 퍼내랄 것 같으면, 밥 해줘야지 품삯 줘야지 담배 사줘야지 술 사주는데, 한 대(代)가 일생을 죽도록 공부해 가지고 있는데 말이여, 편지 써달라고 오는 사람은 붓도 안 가지고 오지, 종이도 안 가지고 오지, 먹도 안 가지고 오고, 편지 써달라고 온다 이거라, 허!
맹자가 그런 일꾼과 같을 리가 있나, 장사꾼과 같을 리가 없지. 그러니까 시방 여기 맹자의 말씀도 그거여. 선비가 놀고먹는 게 아니다 이거여. 인의지신을 가지고서 만민에게 일러주어서 아무쪼록 들어가면 부모에게 효도하고, 나오면 임금에게 충성하고, 반상하고 교제할 때 신의를 지키고, 이렇게 하면 사회에 질서를 문란치 않게 해주는 의무를 가지고 있는데, 그렇게 물으면 되느냐 이거다.
공자의 진채지액(陳蔡之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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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께서 초(楚)나라로 가시는데, 초나라는 큰 나라이고 진(陳)따 채(菜)따 쪼그만 나라를 지나기게 되었다. 가다가 뽕나무밭에서 여자가 뽕을 따는데 공자께서 농담을 했던가 봐. 동미서박(東美西薄)이로고! 동쪽에서 따는 색시는 이쁘고 서쪽으로 따는 색시는 박색이라. 이랬단 말이야. 그러니까 서쪽으로 따는 박색이 “흥!” 코웃음을 치면서, “이레를 굶으면 아니 죽을까? 흥!” 그런데 그 박색 여인은 이인(異人)이었다. ⌜공자가어(孔子家語)⌟에 있는 거라.
그런데 공자는 진따 채따 사람들에게 포위를 당했다. 왜 공자를 포위했는고 하니, 송(宋)나라 정승대부 양화(陽貨)라는 천하에 고약하고 못된 사람이 있었다. 공자를 죽이려고 얼마를 도모했는지 모르는데, 게다가 공자하고 얼굴이 똑같이 생겼다. 정치를 하도 고약하게 하니깐 진따 채따 사람들이 양화를 잡아 없애려 했는데, 공자가 지나가니까 양화인 줄 알고서 잡아다 옥에다 가두었다. 그때 자공(子貢)이, 자로(子路), 안연(顏淵)이 그 수제자들이 우리 공자님이라고, 양화가 아니라고 암만 그래도 감옥에서 이레를 꼬박 굶겼다. 진따 채따 임금들이 참말로 공자면 성인일테니깐, 성인이면 구공주(九空珠)를 꿸 수 있을 것이다. 아홉 구녁이 뚫어진 구슬을 주면서 이걸 꿰면 놔준다고 했다.
그런데 구공주를 꿸 도리가 있어야지. 그래서 제자들이 그 때 박색 여인, 코웃음 한 이인을 찾아가 보니까 사람은 없고 신 한 짝을 뽕나무에다 걸어놓았거든. 그걸 보고 ‘신을 걸어놓은 마을, ’괘리촌(掛履村)을 찾기로 했다. 물어서 거기로 가니깐 아주 산인데 참 무의무탁(無依無托)한 불쌍한 노파가 살고 있었다. “어찌 왔느냐?” 진따 채따 사람들이 우리 선생님을 감옥에다 가둬놓아서 이레를 굶었다. 구공주를 꿰면은 놔준다고 했는데 요걸 어떻게 뀄으면 좋겠냐고 물었다. “응 그럴 줄 알았다. 머리카락을 개미 뒷다리에 묶어가지고 구녁에다 꿀을 발라 보라.” 개미가 꿀 빨아먹느라고 요름요름 아홉 구녁을 다 뀄단 말이여. 그렇게 구공주를 꿰 가지고 그래 석방이 된 거라.
여기 지금 진체지액을 내세웠다. 절량(絶糧)을 내세웠다는 게 진체지액이다. 유명한 역사다. 진따 채따에서 절량, 이레 동안 굶은 거야.
안연(顏淵)이 같은 이도 서른두 살에 악사(惡死)했고, 언언(言偃)이 같은 공자의 유명한 제자도 시비 가려내 가지고서 뽕나무로 문지방을 하고 거적으로 그냥 이 창문을 하고 이렇게 살어. 언언이가 참 가난하게 살았어.
조주 스님과 동방삭의 장수(長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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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趙州) 스님이 700 갑자를 살았다는 것은 갑자(甲子)를 700번 돌리면 120이다. 3,000 갑자(三千甲子) 동방삭(東方朔)이라고 하니까 3,000년 살았다고 이렇게 생각하는데 갑자를 3,000번 돌리면 500년이다. 그걸 알아야 돼요. 조주 스님은 그 도력이, 힘이 120년 아니라 1,200세라도 살 양반이지. 그 상좌 때문에 오래 산 것이거든. 상좌가 죽으면서 눈물을 흘리니까,
“너 왜 그러느냐?”
“제가 스님 상좌 되어 가지고 이렇게 도를 모르고사 죽으니까 원통해서 그럽니다”
“응, 너 몸을 버꿔 오너라. 내 기 담아주마”
그래서 상좌 때문에 그렇게 오래 산 거야. 하루는 “쟤가 어디 태어났다” 그러고, 하루는 “저 애기 중 되러 온다”고 그런 자기 상좌가 있었는데, 그 사람 득도(得道)시키고 가느라고 그렇게 120년을 살았어. 그러니까 이렇게 같이 있어도 모르는 거야.
한(漢)나라 무제(武帝)가 신선을 구하고, 신선을 만나려고 8년 동안을 정치를 돌보지 않고…약은 정승이 했거든…더욱더 5,000만을 준비했는데…골몰하고 있었는데, 동방삭이가 자기 신하였다 이거여. 3,000갑자 동방삭이 500년 산 신선, 그이가 바로 자기 신하였어. 동방삭이가 옆에 앉아 있다가, “전하. 신선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하하! 신선은 멀리 있지 않다고. 이래도 못 알아들어. 같이 한 방에 있어도 모르는 거야.
<정리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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