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아내와 만나 손 한번 잡아보고 한 달 만에 학교강단에서 식을 올린 지 어언60주년이 되었네요.
피를 석은 한 형제간에도 성격이나 생각차이로 자자진 말싸움이 생겨나기 마련인데 하물며 남과남이 만나 몸을 석어 한평생을 살아간다는 일이 참으로 어려운 일임은 물어볼 나위도 없습니다.
결혼식 날 주례사에도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잘 살라는 말이지만, 그 속에는 서로 아끼고 양보하고 배려라는 깊은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양보하고, 아끼고, 배려한다.”는 그 깊은 의미야말로 참으로 우리 인간세상에서 가장 마음깊이 새겨두며 살아가야 될 값진 표현입니다.
한 강사분의 부부 세미나에서 “요새 부부들은 대화가 너무 부족하다. 자주장단점을 서로 나눠라.”는 말을 들은 한주부가 집에 돌아오자마자 남편에게 여보! 우리도 서로 고쳐야 할 일이나, 부족한 점을 하나씩 나눠봅시다. 하니 남편이 주저하다 마지못해 “그러자”고 했다.
곧 아내의 입에서 그동안 쌓이고 쌓였던 불만의 말들이 터져 나오며 쏜살같이 시작하길 “당신은 음식 먹을 때 후루룩 후루룩 소리 내고 먹는데, 주위사람들도 생각해서 좀 교양 있게 드세요.
다음은 남편 차례다. 남편이 손을 턱에 대고 아내의 얼굴만 빤이 보면서 한참을 생각하는데, 아무 말도 나오지 않자 아내가 그 모습을 보다가 옛날 연애하던 시절의 멋진 남편의 모습이 아련히 떠올랐다.
평소에도 말이 없고 무뚝뚝한 성격이라 결국, 한참을 있던 남편이“ 별로 할 말이 생각나질 않는데......”그러면서 말문을 닿아버린다.
오늘날 많은 아내들이 기대하는 남편이 이런 남편이 아닐까요? 남편도 아내의 잘못을 지적하려면 얼마나 많겠는가? 백화점가서 허영심에 마구잡이바가지 쓰질 않나, 가스 불 켜 놓고 잠든 것, 남편 일보러 나가도 아랑곳 않고 잠자고 있거나, 식당에 열쇠 놓고 온 것, 남편에 칙칙 반말을 거침없이 내 뱉질 않나 애들에 지나친 욕설, 실내청소 등등 수없이 많을 것이지만, 그래도 내색하나 하지 않고, “별로 생각나는 게 없네.”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 얼마나 멋진 남편의 모습일까?
배우자의 사명은 실패와 실수를 끄집어내 따지고 야단치며 따지기보다 실패와 실수를 덮어주는 것이다.
남편과 아내는 서로의 약점을 사사건건 끄집어내 따지며 옳고 그른 것을 우기는 것이 임무가 아니라 그런 약점을 감싸주고 이해하고 배려하는데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서로지지 않으려고 사건 전말을 일일이 끄집어 내 따지다보면 결국은 파탄의 지경에 이르게 된다.
부부란 서로의 부족한 면을 덮어주고 감싸않고 지내라는 공동의 파트너이다. 조금 잘못이 있더라도 웃으며 그런 건 이렇게 해 라며 해결방법을 말해주고, 때때로 상대의 좋은 점을 우연인 것처럼 끄집어 내 격려시켜주면 차가웠던 마음이 눈 녹듯 애정이 담긴 말 그대로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 될 것이다.
남편이 밖에 나가면 지쳐 들어올까? 부터 먼저 생각하며 아내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토록 소중하다는 것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쪽 어깨가 축 처져 들어온 남편에게 나머지 한쪽 어깨마저 주저앉지 않도록 하는 격려의 한마디는 행복한 가정을 지탱하는 든든한 아내의 버팀목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부부란 서로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아끼는 애정의 샘을 깊이깊이 파는 동반자관계라는 사실일 언제나 잊지 말아야한다.
배우자를 깎으면 자기가 깎이고, 배우자를 높이면 자기가 높아진다. 배우자를 울게 하면 자기의 영혼도 울게 될 것이고, 배우자를 웃게 하면 자기의 영혼도 웃게 될 것이다.
부부간의 갈등이 말해주는 유일한 메시지는“나를 동반자로 존중하고 좋은 대화의 파트너가 되어 달라!”는 것이다. 부부간의 좋은 말은 천 마디를 해도 좋지만, 헐뜯는 말 한마디에 평생을 갈라서야하는 그런 일도 생겨나기 때문에 가장 가까운 사이일수록 말조심을 철저해야한다. 가끔 배우자에 대해서 속상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그 순간을 잘 참고“시간의 신비한 힘”을 믿고 감정적인 언어가 나오는 것을 인내로 절제하는 그 순간 에덴의 동산은 저 멀리서 손짓하며 다가 올 것이다.
가끔 자식을 묻습니다.“엄마! 아빠! 천국이 어떻게 생겼어?” 그 때 자녀들에게 천국의 삶을 보여줄 수 있는 가정의 생생한 교육현장은 사랑과 이해와 용서와 배려를 잘 믹서 해 살아가는 부부의 모습이 아닐까? 그 모습이 그 자녀들이 평소에 보는 부모가 거울이며 자녀들의 내일에 행복의 주단은 언제나 깔려져 있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행복은 늘 부부의 따뜻한 애정에서 양보라는 보이지 않은 넉넉한 마음의 배려와인품의 향기에서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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