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고을신문 : 김현태 수필 "할아버지와 연리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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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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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태 수필 "할아버지와 연리지 사랑"

[ 할아버지와 연리지 사랑 ]

 

                                     - 새한일보논설위원 김현태            

 

  지난해 땡볕이 내려 쬐는 여름 날이다. 우리 가족과 함께 주말이면 늘 찾아갔던 광주에서 30여분 거리에 있는 담양읍 소재 관방제림 뚝방길을 걷고 있었다. 이 길은 조선 인조왕때 풍수해 예방을 위해 뚝을 쌓아 만든 제방으로 오백여 년 동안 이 지역을 꿋꿋이 지켜준 수호의 제방이다. 2km 구간 둑 위에 삼백여 년 생인 느티나무, 푸조나무, 팽나무들이 제방 좌우에 연둣빛 목도리 휘날리며 휘휘친친 하늘을 덮어 놓은 듯 터널을 이루고 있다. 이 세 나무들은 잎과 줄기까지 비슷하게 생겨서인지 나이와 이름을 새겨놓은 이름표를 달고 있다. "할아버지, 이 나무들은 다들 비슷하게 생겼는데 어떻게 다른 거예요?" 큰 손자 녀석이 묻는다.

팽나무는 시누대나무를 총처럼 만들어 팽나무 열매를 넣고 밀대로 밀면 ''하고 소리를 내며 날아가니 팽나무라 부르며, 팽총나무라고도 한단다.

푸조나무는 팽나무 열매 보다 조금 크고, 완두콩알만 한 열매가 달콤하게 읶어갈 때면 찌르레기새들이 즐겨 먹는 나무란다. 느티나무는 마을 어귀에 정자나무로 심어 숭배나무라 부르고, 천년을 사는 장수나무라고도 부른단다. 뚝방길 사이 흐르는 담양천 물을 가르며 내달리는 뽀트도 흥얼흥얼 거리고, 일렁이는 햇볕에 녹아내린 윤슬이 춤을 춘다. 징검다리 건너는 동심따라 사랑꽃 너울대는 물그림자가 마치 한 폭의 수목화를 그려 놓은 듯 한다. 천변 좌우에 자전거 길과 마차가 다니는 길을 만들어 여가를 즐기고 있다.

"할아버지, 저기 봐요, 오늘도 아저씨가 할머니를 업었어요" "왜 저 아저씨는 맨날 할머니를 업어 주는 거예요?" 매주 올 때마다 저런 모습을 보면서 궁금 했는지 묻는다.

 

", 저런걸 보고 연리지 사랑"이라고 한단다.

 

백발이 성성하고 몸이 왜소한 80대 노모가 나이듬직한 아들 등에 업힌 채 1km 쯤 걷다 정자에 자리를 깔고 앉는다. 음료수와 빵을 주고받으며 오순도순 얘기를 나누다 해질녘에 노을빛 포개 업고 오던길을 되돌아 가곤 한다.

 

"할아버지, 연리지가 뭐예요?"

 

"그래, 연리지란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서로 엉켜 한나무처럼 자라는 현상이란다. 매우 희귀한 일로 남녀 사이 혹은 부부애가 좋은 사이를 비유하며, 예전에는 효성이 지극한 부모와 자식을 표현 하기도 했단다."

 

"저기 저 할머니도 자식들을 키우면서 온갖 고생 마다않고 살다보니 몸은 늙어가고 다리까지 아파 걸을 수 없게되자 어머니를 업고 바람쐐러 나온 거란다."

 

"아 그렇구나, 그러면 저도 커서 엄마를 업어줄 거예요" 라며, 반드시 그렇게 해야 되는거죠 라며 묻는다.

 

"그렇고 말고, 그래야, 저 연리지 사랑처럼 효성이 지극한 자식이 되는 거란다." "할아버지 저도 꼭 그렇게 할꺼예요" 나도 어른이 되면 저 아저씨처럼 실천 할거라며 손가락 걸고 약속까지 하는걸 보면서 이곳 나들이를 통해 참사랑 교육을 시켰구나 싶어 마냥 흐뭇했다.

 

저리 효성이 지극한 모자의 끈끈한 사랑을 보면서 하늘나라에 계신 우리 어머니에게 살아 생전에 한 번도 엎어 주지 못한 후회의 눈물을 떨군다.이처럼 끈끈한 두 모자의 끈끈한 사랑을 보면서 "연리지 사랑"이라는 "헌시" 한 편을 아름다운 이 숲길에 걸어 두고 싶다.

 

<여리지 사랑>

"질긴 인연의 끈으로 묶인 채, 땔래야 땔수 없는 운명으로 받아들여, 아늑한 침묵의 언어 속삭인다.

변함 없는 평온 자락에, 두 영혼에 갖 피어오르는 들꽃 같은 사랑으로, 그윽한 향내음 한 잎 한 잎 적시며, 세찬 비바람 속에, 시린 세월 데울 수 있는 포근한 품이 있어, 얼비친 연둣빛 추억 만들어간다. 한 올 바람의깃 따라, 설레이는 가슴밭 넘친 향내 채워 주고서, 팽팽한 세월의 넋으로 핀 하나의 풀꽃으로, 솟아오른 갈망의 무늬, 사분대는 그대의 목소리 휘감아 흐르니, 허허로운 빈 가슴 채워주고 있다. 언제나 내 곁 지켜주며, 호수같은 눈으로 하염없이 바라보며, 필연의 긴 여정에 파란 꿈 펼친다."

오늘도 지난 주말에도 또 다음 주말에도 이 곳엔 저리 아름다운 연리지 꽃을 피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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