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우 시인의 쉽게 풀어쓴 노자이야기(11회)
제 11장 무의 작용
三十輻共一轂
삼십복공일곡
當其無 有車之用
당기무 유차지용
埏埴以爲器
연식이위기
當其無 有器之用
당기무 유기지용
鑿戶牖以爲室
착호유이위실
當其無 有室之用
당기무 유실지용
故有之以爲利
고유지이위리
無之以爲用
무지이위용
서른개의 바퀴살이 모두 바퀴통에 집중되어 있다.
없는 것에 차의 쓰임새가 있다.
진흙을 이겨 그릇을 만든다.
비어 있으므로 그릇의 쓰임새가 있다.
출입문과 들창문을 뚫어 방을 만든다.
비어 있는 곳이 있으므로 방으로 쓸 수가 있다.
그러므로 있는 것으로써 이로움을 삼고
없는 것으로써 작용을 삼는다.
서른 개의 바퀴살이 모두 바퀴 주위로 모여 그 안에 구멍이 있으므로 수레의 쓰임새가 있다. 진흙을 이겨 그릇을 만드는데 그릇 속이 비어 있으므로 그릇의 쓰임새가 있다. 벽을 뚫어 창을 내야 방이 되는데 비어 있는 공간이 있으므로 방의 구실을 한다.
때문에 있는 것(有)으로써 이로움을 삼고 없는 것(無)으로써 작용을 삼는다.
우리들이 자주 사용된 공간이나 항상 이용되는 물건 가운데 속이 비어 있어도 그것이 왜 비어 있는가를 께닭지 못하고 무관심 해 버리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마치 공기가 눈에 보이지 않지마는 사람들이 살아 숨 쉬면서 공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모르고 지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우주라고 하는 커다란 공간, 매일 먹고 자고 놀 수 있는 방, 그리고 물건을 담아 쓰는 용기 등 이러한 공간들을 무 (無)라고 하자. 사람들은 이러한 무의 공간을 만들고 사용할 줄만 알았지 막상 그것이 어째서 중요하냐고 물으면 아무도 쉽게 말하지는 못할 것이다.
노자는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을 더 중요시 하고 있는 것으로써 이로움을 삼고 없는 것으로써 작용을 삼으라 했다.
있는 것은 없는 것의 출발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많이 배운 사람도 처음부터 속이 꽉 들어차 욕심이 드러나 보이면 어느 곳이든 받아준 곳은 한군데도 없다.
언젠가 대통령에 당선 되었던 분이 정당의 총재로 있을때 나는 마음을 비웠노라 하고 모든 것을 탈탈 털어버리고 무리들과 함께 호연지기를 기른다고 산상에 오르는 것을 기억 할 것이다.
이와는 달리 선거 수개월 전부터 마치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호들갑을 떨다가 그만 낙방의 고비를 마신 대통령 후보자도 기억 할 것이다.
내가 무엇이 되고 안 되는 것은 무슨 차이인가. 요컨대 무의 철학을 께달았느냐 께닭지 못했느냐의 차이다.
장사를 하는 사람이나 사업을 하는 사람도 마찬 가지다. 첫 인상에 욕심 많고 지나치게 영리하고 심술 꾸러기처럼 보이면 사람들이 따르지 않고 기피해 버린다.
속이야 어찌 되었건 보기에 만만하고 허술하게 보이면 그래도 접근 하기에 용이하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내가 그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공간(無)이 생기기 때문이다.
많이 배우고 능력있다고 해서 무조건 출세하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먼저 내 마음속에 쌓여있는 묵은 욕심을 버리고 본래 자기의 모습 그대로 순수하고 께끗하게 살려고 하는 여유를 보여 주는 것이 더 중요 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정치가가 재선을 꿈꾸며 부정으로 긁어 모은 돈을 마구 뿌려가며 당선 되기를 바란다면 이것은 좋은 방법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마음을 비운다는 말은 욕심을 없엔다는 것으로써 애초부터 욕망이 크고 지혜가 출중한 사람은 잠시 성공을 위한 임시 웅변으로 내 마음 속에 채워둔 욕심을 비우고 공백 상태로 버려두는 것이 재도약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그렇지 아니하고 끊임없이 마음속에 욕심만을 채우기를 바란다면 언젠가는 채워진 욕심 때문에 패가망신 한다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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