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우리이장님(49회)
작천면 용정마을
김재후 이장(64)
작천면소재지에서 지방도 829호선을 타고 성전쪽으로 2km지점에 다다를 즈음 용정마을 진입로가 나온다. 마을 입구지점에 있는 황금닭정보화마을 정보센터는 지난 3월 12일에 용정마을을 비롯한 인근 5개마을에서 생산되는 황금닭 및 농,특산물의 전자상거래의 활성화와 홍보를 위해 개소하였다. 이곳은 주변 농민들이 우수한 농.특산물을 생산하기 위한 교육 및 자체 브랜드개발을 위한 교육장소와 모임장소인 것이다. 용정마을은 동북쪽으로 야산이 가로막고 있는 남향의 마을로 겨울이면 따뜻하고 여름이면 시원하여 살기 좋은 마을로서 이름난 한학자들이 많이 머물렀으며 그 때문에 많은 인재가 배출된 마을이다. 용정마을은 자라가 누워 있는 형국이라 해서 鼈臥里(별와리)라 불리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지명처럼 용정마을은 자라가 살아갈 수 있는 연못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마을에 도로가 나기 전에 있던 용정정호라는 샘에서는 용이 나와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있다. 마을의 한학자 신창현(80)어르신에 따르면 용은 매우 상서로운 동물로서, 이조말 전유령이라는 사람의 사랑채 상량문에 적혀있던 글로서 마을에서 많은 인재가 나올 것을 예견하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마을의 연못으로 흘러가던 마을 샘 용정정호가 도로에 편입되면서 그 다음해에 젊은 사람이 사고사를 당하는 일도 일어났다. 병영으로 지나는 군내버스가 지나는 이 도로는 반듯하게 나지 않고 구부러지게 났다는 것을 신창현씨와 김재후이장은 지적했다. 김재후 이장은 2년째 이장을 맡고 있으며 부인 정길애(61)씨와 9,000평 정도의 논농사와 딸 여섯에 막내아들을 둔 용정마을의 딸부자이다. 조용하고 편안한 인상인 김이장은 딸이 많아서 좋은 점은 자주 전화해서 안부를 물어오는 것이라며 웃는다. 용정마을은 43호 가호에 인구는 73명가량이다. 70세이상 고령이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농토가 많아서 벼농사에 활기찬 마을이다. 마을 앞 농경지가 넓고 기름져서 풍족한 생활을 해온 마을에 속하며, 일찌감치 60년대부터 지역사회개발 구역으로 선정되어 주재 지도사가 상주하며 지도한 마을이다. 황금닭생산은 체험마을을 시작하면서 백원제(54)씨가 하고 있으며, 백흠(67)씨가 방울토마토를 재배했다가 최근 화훼재배로 작목을 바꾸어 하고 있기도 하다. 논농사 외에 밭작물을 생산하고 있는 용정마을 사람들은 마을에 인재가 많이 배출된 마을이라는 자부심도 갖고 있다. 김이장은 “우리마을은 인물이 많이 난 마을입니다. 본래 마을터가 6장관이 난 마을, 그러니까 원님이 많이 나온 마을 이라고 하는데, 마을에 굵은 선생님들이 많이 계셨기 때문이기도 합니다.”라며 원래 터가 좋은 마을임을 자랑한다. 한학자가 많았던 용정마을은 6,25전쟁때도 마을 주민이 함께 피신하기도 했다. 대밭 2000평에 굴을 파서 마을 전 주민들에 함께 지내면서 넘겼으며, 마을의 김재삼씨는 구국연맹 위원장을 맡으면서 6.25당시 좌우로 갈라져 있었던 일들을 세상 탓으로 돌리자며 설득해서 사람들을 많이 살려낸 일화도 전해오고 있다. 60년대 새마을 운동도 하기 전에 지역사회개발 구역이 된 용정마을은 강진에서 처음으로 개발이 시작되었다. 그때 이유를 마을 한학자인 신창현씨는 이렇게 말한다. “당시는 미국사람이 모든 것을 정하던 때였어요. 마을 앞으로 지나가던 미국 사람이 우리 마을을 가리키며 아름다운 마을이라면서 무슨 마을이냐고 물었다고 해요. 그때 개발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용정마을은 일찍 개발되었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따로 있었을까. 마을 도로를 내면서 마을의 중요한 샘을 잃어버린 것이 오히려 발전을 더디게 된 연유가 된 것인지도 모른다. 용이 승천했다는 용정정호의 샘물이 회관 앞에 있는 연꽃 방죽으로 흘러 들어가지 못하게 된 이후 마을에 좋은 징조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김이장은 “샘 옆으로 관을 빼 놓은 상태입니다. 무엇보다도 샘을 복원하는 사업을 첫째로 생각하고 있어요. 마을의 부흥을 위해서 중요한 일이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라며 “마을의 환경개선을 위해 한골목 아스콘포장을 우선적으로 한 상태여서 좀 깨끗해졌습니다. 군의 행정지시를 빨리빨리 주민들에게 전해주고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이장일이지요.”라고 말하자 신창현씨는 ‘모범이장’이라고 칭찬한다. 용정마을의 전통행사로는 당산제를 이어가고 있다. 매년 정월보름 사장나무 아래서 제를 지내고 풍악놀이를 한다. 또한 용정마을은 서울 향우회와 광주향우회에서 마을의 경노잔치 등에 찬조금을 협조해주기도 하며 내려와서 함께 즐기는 시간을 갖기도 하는 화목한 마을이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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