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준 (주)선도소프트 사장 회고록
1코스닥 상장내가 걸어온 길
98년 DJ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자 IMF 경제위기에서 탈출 해야 되는 절대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었다. 그 중 하나의 방안으로 벤처산업을 활성화 시키는 일이 진행 되었다. 그 전에도 창업투자 회사를 통해서 벤처산업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이러한 정부의 IMF 경제위기 극복 정책과 벤처 투자기회가 맞아 떨어져서 2000년대에는 그야말로 ‘묻지마 투자’까지 성행할 정도로 벤처 붐이 일어났다. S 및 H 같은 회사는 지금은 없어졌거나 명맥만 유지하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시켜 창업자들은 이삼천억원씩 단숨에 챙겨 버렸다. 나는 이미 87년에 창업했으므로 좋은 기회를 맞았지만 그 동안 GIS 산업이 지지부진 하는 바람에 사채를 많이 빌려 쓰고 장부에도 기입할 수 없는 사채이자 때문에 코스닥상장 기회를 놓쳐 버렸다. 2년 후에는 GIS산업이 활성화 되면서 회사경영도 정상화 되어 코스닥 상장 문을 두드렸다. 다행이 심사에 통과되어 드디어 선도소프트는 코스닥 상장 회사가 되었다. 대주주는 코스닥 상장 후 1년 동안은 주식을 매각 할 수 없었다.
1년 후 부터는 대주주도 주식을 팔 수 있지만 대주주와 2대주주의 보유 주식수가 많아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수가 적었다. 더욱이 2대주주의 보유 주식이 많아 대주주는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어느 정도 주식을 보유해야 하므로 주식을 팔 수 있는 기회가 없어졌다. 그러나 상장회사의 대표이사라는 명목으로 가정에서나 지인들 사이에서나 공식적으로나 씀씀이가 커져서 개인적인 재정상태는 별로 호전되는 것이 없이 빚만 늘었다. 말하자면 빛 좋은 개살구가 된 셈이다. 그렇지만 GIS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즐겁고 만족스럽다. 나는 GIS 산업이 아주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왜냐하면 GIS는 최근에 알려진 크라우드 컴퓨팅 기술까지 포함한 모든 컴퓨터 기술을 활용하게 된다. 또한 활용분야가 점점 확대되어 많은 지구상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관리하는데 쓰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IS 산업은 국내외적으로 아주 초창기이므로 앞으로 발전할 여지가 많기 때문에 재미가 있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1APEC 기업인 한국대표
APEC(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은 아세아 태평양 역내 무역, 투자 자유화를 목적으로 89년 각료 회의로부터 출발했다. 93년 부터는 각 경제 협력체의 정상들이 참석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역내 경제투자 문제만을 다루었으나 지금은 그 외에 자원, 환경, 안보, 인력, 산업기술, 농업, 중소기업 문제까지 모든 문제를 다루는 회의로 발전 되었다. 참여 경제 협력체 수도 5개에서 21개로 불어난 세계에서 가장 큰 무역 및 경제 생산을 하는 메머드 협력체로 성장 하였다. 그렇지만 각 경제협력체의 이해관계가 다양하고 교육, 국민소득, 종교가 다르며 모든 결정이 전 참여 체의 동의를 필요로 하고 결정된 사항은 강제 집행력이 없기 때문에 실질적인 경제 협력효과는 미미하다. 오히려 협력체 정상들이 일년에 한번씩 부담 없이 만나게 됨으로써 외교 안보 및 다자간이 아닌 양자간 경제 협력을 토의하는 장으로서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김영삼 정부가 끝나갈 무렵 중소기업 중앙회로부터 APEC 기업인 한국대표 신청 문의가 왔다. 원래 APEC 회의는 정상회의, 각료회의 및 SOM(Senior officers meeting)등 정부조직 대표들 회의만 있었으나 정부 정책의 실 수요자인 민간인 부분 참여 필요성을 인식하고 95년부터 정상들이 각 경제협력체에서 3명씩 임명하게 되었다. 2명은 대기업 대표이고 1명은 중소기업 출신 이어야 했다. 마침 벤처기업인인 이민화 회장이 회사사정으로 ABAC(APEC Business Advisory Counsel) 위원 직을 그만 두었으므로 그 자리에 내가 임명된 것이다.
ABAC 회의는 1년에 3-4회 각국에서 돌아가면서 개최되며 마지막 년 말에 정상들과 회의를 하면서 그 결과를 토의하고 보고하게 되어 있다. 회의를 할 때마다 각국에서 최상의 관광, 문화 및 식사대접을 받으며 각국의 각료, 고급공무원 및 기업인들과 교제를 나누는 일이 오히려 주된 일이었다. 브루나이(Brunei)는 APEC 개최 당시 1조원을 들여 세계에서 가장 호화스러운 호텔을 지어 거기에서 숙식한 경험이 있다. DJ 정부때 슐탄궁에 한국대표들만 특별히 초청해서 대접을 받은 기억이 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APEC 협력체 국가들은 영어를 사용하고 그렇지 않은 말레이시아, 태국, 대만 및 중국 대표들도 일직 외국에 가서 공부한 사람들이라 영어에 능통했다. 미국에서 13년 이상을 보낸 나지만 공식회의 석상에서 영어로 회의 할 때는 스트레스를 보통 받는게 아니었다. ABAC 위원들 중 부인들이 참석하는 경우는 10여명 남짓 되었는데 그들이 하는 일은 주로 구경, shopping 과 맛있는 음식을 대접받는 일이었다. 남자 위원들보다도 부인들은 더 가까운 친구가 되었고 이로 인해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었다. 98년 부터 07년까지 ABAC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각국 정상들을 만나고 문화예술공연을 참관하면서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경험을 가졌다. 이것 또한 나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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