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고을신문 : 저출산 대책, 복지예산부터 늘려라

[시론] 저출산 대책, 복지예산부터 늘려라*

한형서 정부혁신연구소 교수**

지금 세계는 고령화 사회와 저출산 문제로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2008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출산율은 1.19명으로 세계 평균(2.54명)과 비교해 최저 수준이다. 저출산의 원인은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과도한 교육비, 보육시설 부족, 젊은 층의 가치관 변화, 출산으로 인한 사회활동 불이익 등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와 같은 인구 감소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산업현장에서의 노동력 부족, 성장동력 상실, 국가경쟁력 약화, 국방인력 부족, 내수시장 위축 등이 우려된다. 또 고령화 시대에 따른 노인부양 부담과 사회복지비 증가 등이 문제점으로 나타날 수 있다.

임신부와 출산여성 배려 필수적

최근 선진국 중 프랑스가 저출산 대책에서 가장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는데, 이것은 출산 및 양육보조금(GDP의 3.8%) 지원 등 막대한 복지예산투자의 결과다. 프랑스 정부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우리 정부의 경우를 보면, 2010년 보건복지부 저출산 정책 예산이 약 5조7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비록 프랑스와 단순 복지예산에 대한 비교를 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현재 복지예산을 보면 너무나 초라하다. 그리고 최근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출산정책은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이 든다. 만 5세 취학, 한국인 늘리기 정책, 다자녀 가구 지원 등은 실효성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의 저출산 대책에 관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정부는 저출산 해소를 위해 아동복지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 보육시설 지원 및 확충, 남녀 육아휴가제도, 출산준비금, 아동수당, 세제 혜택, 주택보조금, 공교육비 지원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장기적 대책과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특히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저출산 대책들이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과 형평성을 가져야 한다.

둘째, 기업은 저출산 문제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느끼고, 복지정책에 대한 투자와 출산 여성을 배려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즉 여성의 육아휴가, 임신부에 대한 배려, 사내 보육시설 지원 및 투자 등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출산정책은 막대한 재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정부가 혼자서 재원을 감당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기업들도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사회 복지에 투자할 때 존경받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셋째, 저출산 대책은 종교단체와 사회단체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정책 모델로 발전되어야 한다. 정부가 재정이 풍부해 보육시설과 양육비에 과감한 투자를 한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분야에서 대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면, 정부는 가용 종교시설을 지역보육시설로 이용하고, 시설 운영에 필요한 최소 경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또한 보육교사는 국가 혹은 지방자치단체가 심사를 거쳐 선발 및 지원한다면, 어느 정도 부족한 보육시설의 해소뿐만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기업도 사회적 책임 갖고 참여를

넷째, 사회적으로 임신부와 출산 여성에 대한 배려가 필수적이다. 즉 임신부에 대해 ‘출산복지카드(가칭)’를 발급하여 어디서나 우대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또 출산한 여성이 사회활동에 복귀하는 데 불이익이 없도록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앞으로 정부는 저출산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과 해법을 찾아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저출산은 현재의 문제이자 미래 국가발전에 중요한 과제이다. 따라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 종교단체 등이 저출산 문제와 아동 복지에 대한 공동 책임의식과 관심을 갖는 자세가 필요하다.

* 이 글은 경향신문 2010.01.16일「시론」에 발간된 것임.

** 1958년 강진(읍) 서산 출생

학력

강진중학교

국제대학교

독일 국립슈파이어(Speyer) 행정대학원(행정학 석사)

독일 국립슈파이어(Speyer) 행정대학원(행정학 박사)

경력

현 한양대학교 정부혁신연구소 교수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사업단 연구원

한양대학교 지방자치연구소, 연구교수

독일 라인란드 팔츠(Rheinland-Pfalz)주 경찰청, 객원연구원

독일 하이델베르그(Heidelberg)시, 객원연구원

연구경력

- New Governance öffentlicher Verwaltung in Südkorea, DÖV (Die Öffentliche Verwaltung), 2009 Jahre, Heft 3.

- Strategies of National Disaster Management and Its Implementation in Germ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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