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에서 시작된 '무능 공무원 퇴출 제도'를 서울시에서 도입하여 시행하더니 이제는 각 지자체로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그 동안 우리나라 민간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자구의 몸부림으로 많은 인적 쇄신을 이루었지만 공무원들의 경우 '공무원 신분보장'이란 미명하에 '철밥통'이라 불리며 변화의 순간들을 애써 외면해 왔다. 그러나 지금 국민들의 여론은 "무능하고 일하지 않는 공무원을 퇴출하라" 는 요구로 들끓고 있다. 그 어떤 위기에서도 확실하게 보장될 것으로 믿었던 철밥통의 신화가 깨지는 순간이 도래한 것이다.
서울시의 경우를 볼 때 누구를 무능 공무원으로 분류해야 할지에 대한 지차체들의 객관적인 기준은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국민들이 무능공무원 퇴출에 열광적인 환호를 보내는 것은 그 동안 공무원들에게 쌓인 국민의 불만이 얼마나 큰 지를 짐작하게 한다. 공무원에 대한 국민들의 주된 불만은 공무원들의 고질적인 병폐 불친절 , 보신주의, 뇌물수수, 공금횡령에서부터 '시대가 요구하는 기본적인 소양도 갖추지 못한 공무원'까지 모든 사항을 포함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공직사회는 개혁해야 할 중요한 과제를 많이 안고 있다는 말이 된다.
무능한 공무원을 퇴출 시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해당 공무원을 선별하는 사람이나 퇴출자가 동시에 공감할 수 있는 확실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공직사회의 불신과 반목 그리고 퇴출자들의 줄 소송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확실한 선별 기준이 없는 퇴출은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기능직 공무원, 단체장 선거에 협조하지 않은 공무원, 하급직 공무원,그리고 미운털 박힌 공무원을 솎아내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
공무원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지자체장들이 불법과 탈법으로 사법처리를 받고 있는 상황에 이들에게 무능 공무원의 퇴출이란 칼 자루까지 쥐어 준다면 지자체들은 겉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태를 미리 예방하고 '무능 공무원의 퇴출 제도'가 본래 취지에 맞는 순기능을 하려면 제도의 도입 초기부터 공정하고 객관적이 기준이 제시되야 하고 공정성을 갖춘 외부 인사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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