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義江 박만철 형을 생각하며
박만욱(KTS 글로벌)
긴 밤 야근 근무를 마치고 집 사람하고, 동행해서 아침 지방 첫차를 탔다. 잎새 푸르른, 시골 가로수길을 달리다 보니 지난 유년시절의 추억들이 뇌리에 되살아 나기 시작했다.
어제 밤 갑자기 큰 형님께서 위독하다는 광주에 살고 계시는 형수님의 전화를 받았기 때문이다. 인천에서 4시간 정도 지나서 도착지 광주에 가기 위해서 가방을 챙겨 들었다.
급하다, 보니 택시를 잡아 갈아타고 광주 금호동에 있는 형님집을 찾았다.
“인천 동생이 왔습니다.” 하고 말하던 형님은 목메이시니 말씀을 못하시고, 큰 두 눈만 뜨고 나를 쳐다보셨다. 말 못한 사연이 얼마나 많으셨는지 말없이 눈시울을 적시고 있었다.
형님은 학창시절 광주로 주거를 옮겨서 광주 사범학교에 입학했다. 그 시절 고향 마을은 전기가 설치되지 않아서 호롱불 아래서 긴 밤을 지내면서 열심히 한 탓에, 광주 사범학교에 입학 할 수 있었다 한다. 형님께서는 광주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지방 읍 소재지 강진 중앙국민학교로 발령이 나서 부임했다. 젊었을 때부터 학교 교육을 무척 소문날 정도로 엄하게 교육을 시켰다고 한다. 그 시절 전통적인 사범학교 교육 방침대로 매를 많이 들어서 학부형들과도 마찰이 많았다고 한다. 강진 중앙 초등학교 도 지정 미술 연구학교 연구 주임으로 미술 교육에 남달리 신경을 써서 세계 아동 미술 전람회에 작품을 출품해서 입선도 수차례 하였다고 하셨다. 일본, 이태리, 인도, 이스라엘 등지에 학생 작품을 출품 지도하여 국위를 선향한 바 있었다. 전국 미술교사 논문 공모전에서 최우수상도 수상 하였다고 한다. 학교에 부임해서 근무 하실 적에도 교회 성가대 등 활동도 많이 하셨고, 교직자 생활을 하면서 사회에 돌아가는 부조리 부당성에 대하여 진실 정의를 위해서 많이도 싸우시고 운동권으로 전략 하셨다고 한다.
몇 십년 동안 군사 정권시절 정보기관으로부터 많은 감시 속에서 항상 자유롭지 못하고 불안하고 부자유 속에서 생활 하셨다. 광주 양림교회 3•1절 기도회 사건, “박대통령 하야하고 민주 회복하고 유신 헌법 철폐하고 민주 인사 석방하라” 군 정권의 유신 철폐 운동에 힘쓰시다가 긴급 조치9호로써 옥고를 치르셨다. 광주 교도소, 춘천 교도소에서 수형 생활을 하면서 옥고를 치르는 동안 동생으로써 옥바라지를 하였으며 그 중에 많은 책을 넣어 드렸다. 정보기관에 끌려가서 얼마나 많은 물고문과 전기 고문 고초를 당한 것 차마 입에 올리기조차 어렵다. 그 때 고문으로 튼튼한 형님의 허리는 부상을 당하셨다. 정신적인 마음에 병까지 얻어서 살아생전 지팡이에 의지하고 허리를 제대로 펴지 못한 채 불편스럽게 생활하였다. 많은 시간이 흘러서 문민정부의 배려로 민주화 운동에 관련해서 명예는 회복 되셨다. 옥고 휴유증에 시달리다 평생 직업인 교직에서 해직되어 생계를 이어 가기 위해 장흥 관산 바닷가에서 김양식 노동일을 하시기도 했다. 그 후 다시 교직에 복직되시기도 하셨다. 고문 휴유증으로 건강이 좋지 않아 집 밖 출입을 하시지 않고, 다만 주일날 예배를 드리기 위해 나가셨다. 여름 방학 기간 동안에는 하계 주일 학교도 운영하시고 주님의 뜻에 따라 살으셨다. 형님은 교육자로써 소신껏 일하셨고 퇴직 기념때는 국가로부터 동백장을 수여 받기 도 하셨다. 하지만 퇴직 시에는 퇴직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빈손이었다. 광주에서 현직으로 계실 적 세계 명화 병품전을 7일간 광주 학생회간 실내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광주 시민도 관람 후 수많은 발길이 끊이지 않으셨다. 전람회 전시가 끝나고 명화 병풍을 가깝고 소외된 가난한 친척, 친구, 가까운 사람들에게 기증 하셨다. 사리사욕에 메이지 않고 남에게 선행을 수없이 적선을 하셨다. 그런 형님은 항상 고혈압 심장 약을 복용하시고, 말년을 비참스럽게 살다가 하느님의 부름을 받아 소천 하셨다. 타계한 형님께서는 역사는 진리가 승리한다고 하셨다.
결론적으로 형님 학교 재직 중 인권 침해와 종교 탄압이 너무나 독하게 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앙정보부에 연행 되었고 물고문과 심한 허리 구타로 허리 병신이 되었어도 불의에 항거하고 민중을 대변해서 살으시다가 저 세상 사람이 된 것이다. 한평생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말할 수 없이 지속 되었다고 합니다. 형님! 인간 세상에서의 미운 정 고운 정 다 잊으시고 영면 하십시오. 형님이 출생한 강진군 칠량면 송로리 구로마을 들어가는 초입어귀에 조그만한 「민주화마을」이라는 푯말이라도 새워졌으면 하는 유족의 바람이다. 더러운 군화발 권력에 망가지고, 짓밟히고, 끝내는 한 줌 흙으로 되어 안타깝게 저 하늘나라로 가셨지만 선량의 교육자 민주화 명예는 영원하리라. 1주기 맞은 바닷가 구로 고향 선산에는 절개와 지조를 지킨 소나무만 무성히 자라고 있었다. 구강포에서 불아오는 해풍바람과 함께 고된 삶을 이겨낸 마을 사람들이 썰물바닷가로 일하러 나가고 있었다.
義江 박만철
출생지: 전남 강진군 칠량면 송로리 구로 253번지 1937 8 10일생
* 광주 사범학교 1956년 졸업
* 교직 33년 근무
*중앙 정보보 연행구속(긴급조치9호)7년 구형 3년 선고
*광주YMCA사건 구속
*복권 1980.2.29
*전라남도 교육 위원회(교위소식)주간
*광주 한빛교회 기장
*국제 사면 위윈회 실행위원
*광주 5.18 민중 혁명 희생자 위령탐 건립 및 기념사업 범국민 운동 추진 위원회 지도위원
*故 윤한봉 선생님 귀국 추진 위원회 추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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