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천안함 침몰은 진짜 북한의 짓일까?
김현철 (전 언론인)
만 31년이라는 긴 세월을 미 CIA 요원으로 재직하면서 전 세계 66개국에 파견돼 근무했던 그레그 전 주한미 대사는 미얀마,베트남,일본,한국 등을 두루 거친 국제 정보통 외교관 출신으로 배악관의 신뢰가 두터운 인물이다. 이 분이 지난 1일과 2일 미국 언론과 국내 언론에 충격적인 내용을 밝혀 전 세계에 큰 뉴스꺼리가 됐다.
그가 무슨 얘기들을 했나 알아보자.
"천안함 사건이 제2의 '통킹만 사건’(미국의 조작으로 1964년 미 구축함 메덕스호가 북베트남 경비정의 어뢰로 침몰한 것 처럼 꾸밈, 이를 구실로 미국은 베트남전쟁을 일으켰음)이 될 것을 우려한다".
"러시아 조사단이 지난 6월 조사활동을 벌일 때 (한국) 군당국의 방해를 받아 모든 증거 자료에 접근하지 못했고, 실험을 해보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좌절할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한국 합조단 발표에 따르면) 천안함은 어뢰 발사로 인해 발생한 버블제트에 의해 단번에 두 동강 나 침몰했다고 했다. 북한 사정을 잘 아는 러시아는, 북한이 이런 수준의 고성능 무기 제작능력이 없고 보유하고 있지도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천안함 사고 해역은 암초와 어망, 기뢰 등이 얽혀 있는 복잡한 지역이어서 사고일 가능성이 있다”.
“정보기관(CIA) 고위간부 출신인 내 판단으로는 북한이 3차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하고 이희호 여사의 평양 방문을 초청해 추진하던 상황에서, 남한 군함을 격침시켜 스스로 (남북관계의) 일정을 흩트린다는 건 이해되지 않는다". 등등이다.
우리 국민들이 일방적인 정부 발표만 들어오던 것과 얼마나 거리가 먼 얘기인가? 그래서 대부분의 한국 국민들은 '그레그'의 이러한 발언을 듣고, 충격을 받을 것이다. 무조건 정부 발표만 대서특필해 오던 여적인 언론만 접하다 보면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거물급 인사가 천안함에 관해 한국 정부와는 정 반대가 되는 내용을 언급을 할 때는 그 뒤에 미국 정부가 버티고 있으리라는 점은 쉬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간 미국 정부는 국무성 대변인을 통해 그때그때 100% 한국 정부 발표를 앵무새처럼 전 세계에 발표, 한국 정부에 무게를 실어 줬는데 이제 더 이용 가치가 없다 해서 바로 미국 정부가 직접 나설 수는 없는 법, 내용적으로 절대 신뢰하는 그레그 전 대사를 슬쩍 내세웠을 법 하지 않은가! 하긴 최근에 천안함 사건에서 발을 빼는 듯한 미국 정부의 제스쳐를 일부 국민들이 눈치 채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그럼 미국이 이 사건으로 무슨 이득을 취했냐는 의문이 나올 것이다. 바로 그 당시 미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일본의 '오키나와' 군사기지를 일본에 반환해야 할 시점이었다. 이 때 미국은 일본 국민들을 무슨 수로 설득해서 군사기지 사용허가를 연장할까하고 고민하던 중, 천안함 사건이 터진 것이다. 이 사건이야말로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최선의 사건이었고 결국 미국은 그 목적을 달성했다. 거기에 또 한가지 미국이 놓질 수 없는 일이 있었다. 콧대를 숙일 줄 모르는 북한을 이번 사건으로 뒤집어 씌워 북의 외화 유통을 옥죄어보자는 목적 말이다. 어쨌건 미국은 천안함 사건을 통해 위 두 가지 목적을 완벽하게 달성했다. 더 이상 미국으로서는 한국의 천안함 사건 거짓 조사 내용을 뒷받침해 줄 이유는 이제 없어진 것이다.
지금도 그레그 전 대사의 발언 내용을 들으면서도 "무슨 개소리야."하는 독자들이 대부분이라 본다. 이 분들은 무조건 정부 발표만 아무 의심 없이 보도해온 여당지 독자들이 아닐까? 어느 언론 매체가 제대로 언론 구실을 하고 있는지 알고서 독자들이 취사선택할 수 있는 능력은 똑똑한 민주시민이 갖춰야 할 덕목이다. 그리고서 이제 겸허히 고개를 숙이고 "어쩌다가 우리 정부가 북한을 끌어 들이는 사건 조작으로 이런 국제망신을 당하는고?“ 하고 창피함을 느껴야 할 것이다.
이번 천안함 사건에 있어서도 대부분 한국의 여당지 말고도, '북한이 아니라는 증거는 없지만 한국합조단 조사 결과는 극히 비과학적이다'고 한국정부가 북한의 짓이라며 제시한 여러 증거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던 재미 교포 과학자 이승헌 등의 근거가 명확한 반론을 크게 다루던 언론다운 언론들도 있었다. 지금 와서 보면 일부 한국 국민들에게 '빨갱이'로 몰렸던 이 과학자들이 오히려 대한민국의 긍지를 높여준 제대로 된 과학자들이었음이 밝혀진 것이다. 보다 많은 한국 국민들이 언론의 길을 제대로 가는 참다운 언론이 어느 것인지 제대로 알 때 우리나라 국민의 의식 수준은 날로 향상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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