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고을 자연 풍광 가꾸는 길은 수목장의 활성화
강진고을 어느 곳을 다녀도 산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봉분이 많다. 예부터 내려온 공동묘지도 그렇지만 사람이 집하나 짓고자 해도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을 만큼 묘지는 널려있는 셈이다. 특히 산이 울창해짐에 따라 자드락밭이 묘지화 되어 가고 있다. 이렇게 계속 지속된다면 특히 산을 끼고 들어앉은 자연부락은 묘지로 둘러싸인 꼴이 될 게 뻔하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갑자기 늘어난 납골당의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찮다. 우후죽순처럼 납골당이 생기다보니 처음에는 매장하는 땅이 줄어지겠다는 생각이었으나 이제는 혐오시설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 옛날 마을에 하나씩은 있기 마련인 상여집이 새로운 형태로 이곳저곳 생겨나고 있다는 착각을 갖게 할 정도다.
어쨌든 작금의 장묘문화는 한마디로 요동을 치고 있다고 봐야 옳다. 전통적인 매장이 무너지면서 고인의 유분을 납골당에 보관하는 납골문화가 급속히 퍼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납골문화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유분을 아예 땅에 묻되 봉분을 작게 쓰거나 표지석만 세우는 경우도 많아 이래저래 장묘문화의 급속한 변화가 일고 있다.
무엇보다도 벌초작업이 힘들다보니 선대의 묘를 그대로 방치해버리는 경우도 많고, 그 부담 때문에 묘를 파헤쳐서 그 유골을 불태워버린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풍수적으로 해석하다면 엄청난 불효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고이 잠든 고인을 깨워 이장(移葬)하는 것도 금기하는 것이 풍수법인데, 하물며 남은 유골을 깡그리 불태워버린다는 사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후손들이 그 같은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은 봉분의 관리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어떻게 하면 나부터라도 자식이나 후손에게 짐을 주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고, 이러한 생각은 곧 장묘문화의 변화를 가져오게 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개정장사법 발효는 우리나라 역시 전 세계적으로 수목장이 보편적 장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추세와 편승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도 묘지형 수목장과 사찰형 수목장이 운영되고 있으므로 가까운 시일 안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무분별하게 수목장이 생겨난다면 안 된다. 상업적 목적으로 원칙 없이 수목장이 난립된다면 또 다른 공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러므로 기왕 산재된 공동묘지를 활용하거나 문중 묘지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다. 만일 법인 자연장을 만든다면 민원의 소지가 없는 마땅한 곳에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것은 수목장의 활성화를 통해 강진고을의 풍광을 자자손손 지켜내는 지름길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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