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응답률 10%의 여론 조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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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전 언론인)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근혜 의원의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이 40%를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다른 대선 후보군 전체 지지율을 합친 것과 비슷한 결과라 한다. 이 여론조사가 정확하다면 선거를 치르나 마나 이미 박 의원의 차기 대통령 당선은 기정사실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뿐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53.3%, 한나라당 지지율도 민주당의 두 배, 개헌 지지율은 70%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니 자기 멋대로 가야만 직성이 풀리는 이대통령 성격에 국민과 소통을 할 필요성을 느끼겠는가? 본인 스스로가 독재를 해도 대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착각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그는 지난 12월 3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보수층들이 80% 이상 집 전화를 가지고 있지만, 좀 자유스러운 개방 마인드를 갖고 있는 진보적인 젊은이들이나 40대들은 이미 집 전화가 없다"면서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신뢰하지 않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결국 요즈음 여론조사는 휴대폰이 아닌 집 전화번호만 추출해서 진행하고 있기에 노년층이 아닌 세대들이 사용하는 핸드폰은 여론 조사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뜻이니 과연 응답률이 몇%나 되겠는가?
최근 박대용 MBC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많은 언론에서 여론조사 응답률이 10%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밝히지 않는다. 응답률이 10%라면 1만 명 중 1000명에게 응답을 받았다는 얘기고, 그 중 잘한다는 응답이 500명이라면 1만명 중 실제로는 지지율이 5%라는 얘기가 된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가 무슨 의미가 있나?"고 밝혔다. 즉 응답자 1000 중 500 명이니 발표는 50%로 한다는 뜻이다. 박 기자가 지적하듯 정부나 언론에서 여론조사 응답률을 공개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는 것이다.
전번 서울 시장 선거의 경우를 보더라도 선거 하루 전에 당시 오세훈 후보가 한명숙 후보를 20%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결과는 개표 상당 기간 동안 한명숙 후보가 앞서다 1%p 차이로 낙선했다.
또 한나라당은 여론조사만 믿고 있다가 지난 6·2 지방자치선거에서 참패했다.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의 도리스 그레이브 교수도 <매스미디어와 미국정치>라는 책에서 "매스미디어(언론매체)가 미국 정치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한다"며 "언론기관의 여론조사 보도가 유권자에 영향을 미치고 설문의 성격과 형태, 기사의 배치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가 달라 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대통령은 여론조사 결과에 만족하고 현재 밀어붙이고 있는 사업에 대해서 더욱 욕심을 낼 것이다. 우선 큰 것부터 4대강 사업, 한미 FTA 재협상, 대북 강경 기조 유지 등 모두가 국민의 생활에 직결되는 것으로 민심을 최대한 반영해야 할 내용들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러한 엉터리 여론조사가 미치는 영향은 여론조사 결과가 잘 나온 후보를 반대 하는 유권자들의 상당수가 그 여론조사 결과를 믿고 투표를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그게 올바른 민주주의 체재하의 여론조사 방식일까?
이 문제를 해결하는 벙법은 응답률이 30%를 넘지 않는 여론조사의 경우는 대다수 국민의 뜻이 녹아 든 내용이 아니니 그 결과를 발표하질 않고 폐지함이 마땅할 것이다.
그래도 발표해야 할 경우라면 발표하되 응답률을 구렁이 담 넘듯 숨길 것이 아니라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여론조사 대상을 노년 층의 집전화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전 국민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휴대폰 까지 그 대상을 확대해서 보다 많은 국민들이 참여하는 여론조사를 실시해야 국민들의 여론조사 신뢰도 또한 상승할 것이다.
특히 이 점은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언론학)가 지적했듯이 '이명박 대통령 정부와 화간'함으로써 회사 이익만 챙긴 지 오래 된 네댓 개의 여당 지와 방송 매체 등이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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