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무서운 결핵
강진군보건소 공중보건의 김기현
우리나라는 2009년도 기준 35,845명의 결핵환자가 보고되었으며, 2008년엔 2323명이 결핵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결핵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전염병이며, 발병률은 일본의 4.3배, 미국의 22배로 사망률을 포함해 OECD 국가 중 1위다. 하지만 아직도 ‘후진국병’으로 불리며 일반인들은 그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20~30대의 젊은 층에 결핵환자가 많은 것이 특징이며, 사회생활의 빈도가 많은 연령층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의 접촉으로 인한 전염이 증가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결핵에는 폐결핵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호흡기 증상이 가장 흔하다. 일반적으로 기침과 가래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결핵을 의심해봐야 하며, 병이 진전되면 흔히 영화나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것처럼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기 때문에 환자들은 보통 이때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호흡기 증상과 더불어 수면 중에 땀이 심하게 난다든지, 체중이 빠지고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 전신증상도 동반된다.
결핵은 이론적으로 신체의 어느 부위에도 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폐결핵이 의심되는 환자에서는 신체전반에 대한 관찰도 필요하다.
폐 이외의 부위에서 발생하는 결핵을 ‘폐외결핵’이라고 하며 결핵으로 인해 척추 안의 신경다발인 척수에 염증이 생기면 하반신이 마비되기도 하고, 콩밭에 병을 일으키거나 심지어 뇌로 전이되어 뇌막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최근 결핵이 다시 부각되는 이유는 바로 ‘다제내성균’, 이른바 ‘슈퍼결핵’의 출현 때문이다.
1928년 플레밍이 페니실린을 발견함으로써 인류의 평균수명을 신장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하였지만, 항생제의 오남용으로 인해 내성을 지닌 내성균이 생겨나게 됐다.
결핵균도 마찬가지로 대표적 치료제인 ‘아이나’와 ‘리팜핀’이라는 항생제에 저항을 지닌 균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3년 기준 2.4%의 환자가 슈퍼결핵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러한 환자들은 먹는 약으로 병이 잘 낫지 않기 때문에 수술로 감염된 폐를 절제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며, 사망률은 25%에 육박한다.
슈퍼결핵의 가장 흔한 원인은 환자 스스로가 약복용을 중단하거나 제때 챙겨서 복용하지 않기 때문이며 이는 결핵 치료의 가장 흔한 실패요인이기도 하다.
결핵은 의사의 지시에 의해 약복용을 시작하면 2주안에 전염력이 사라지며 1년 정도 치료하면 완치할 수 있으므로 규칙적인 약물복용이 치료의 관건임을 명심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결핵이 후진국 병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는데 있으며, 아직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 병에 걸리고 있고 그로 인해 생명을 잃는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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