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문화원 원장 당선 무효 재판
“정관이 우선인가 관습이 우선인가”
원고측 정관 위배 “평생회원 피선거권 전례 일체 없다” 주장
피고측 “정관에는 없지만 십수 년 간 관례적으로 운영” 주장
강진문화원장의 당선 무효 판결을 앞두고 원고측과 피고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원용호 강진문화원장은 지난 6월 21일 강진문화원장으로 취임했으나 정관에 위배되었기 때문에 당선 무효라고 광주지방법원 장흥지원에 소가 제기된 상태이다.
원 문화원장은 지난 4년간 문화원장을 지내다가 재선에 낙선, 다시 4년 뒤인 2012년 6월 원장에 출마해 당선됐었다. 그러나 출마 전부터 자격 시비 논란이 있었고, 문화원 이사회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자격이 있다고 인정해 출마했었다.
문화원 정관에는 일반회원과 특별회원이 있고, 이들 회원은 모두 회비납부 의무가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원 문화원장은 재선에 실패한 뒤 4년간 회비를 낸 적이 없는 상태이다. 이에 대해 피고측에서는 “부원장 윤영규가 원장 직무대행이 된 것은 연장자 이 모가 인간무형문화자산 보유자로 일정이 너무 바빠 고사하는 바람에 직무대행자가 된 것이지 피선거권이 없어서가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원용호 회원자격에 있어서는 “문화원에서 원장으로 직무를 수행한 자의 공로를 인정하여 관례적으로 회비 납부의무를 면제해 왔다”며 “회원관리대장을 작성 회원관리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피고측은 모든 회원은 회비납부 의무를 인정하면서도 평생회원 회비 납부 문제에 대해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한 사람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에 대해 원고측은 정관변경을 위한 총회, 또는 이사회의 결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명문화되어 있지 않다고 평생회원을 둘 수 없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한 피고측은 “1년 이상 평생회원으로 등재되어 있고, 평생회원의 시비를 차단하고자 2012년 4. 23일 이사회의를 통해 평생회원 5명의 선거권 행사 전례를 들어 피선거권을 부여하자는 결의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관습법이란 사회의 거듭된 관행으로 생성한 사회생활규범이 법적확신과 인식에 의하여 법적규범으로 승인 강행되기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며 ”선거를 치르기 전 단 한 명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원고측에서는 “문화원 정관상 모든 회원은 회비납부 의무가 있고 그 점은 피고도 인정하고 있다”며 “평생회원 흔적은 2004년이 처음인데, 그 이전이나 그 후 평생회원 설정과 관련 총회회의록이나 이사회 회의록 등 어느 것에도 의결이 되었다는 흔적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평생회원의 범위, 자격 등 정식회원에게 주어지는 권한과 의무가 평생회원에게 어떻게 부여되는지 아무런 논의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점에 대해 평생회원에게 회비를 면제해야 한다는 정도의 논의가 몇몇 이사들 사이에 있었지 않았는가 짐작된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원고측에서는 “평생회원에게 피선거권이 행사된 것은 단 1번, 2012년 원장 선거시 1회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평생회원 제도에 있어 피선거권 행사가 관습 운운하기에는 그 역사성이 너무나 빈약할 뿐 아니라, 이번 사건이 처음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또 2004년 임원선거에서 평생회원의 선거권 여부를 따지지 않고 사무국에서 회원 명단을 선관위에 넘겼던 것은 사무국과 선관위의 직무소홀에 의해 발생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아물러 원고측은 “이번 총회가 있기 전 서 사무국장이 법률구조공단 장흥출장소에 평생회원 임원 선거권 여부에 대해 문의를 하였던 바 법률구조공단에서는 평생회원은 회원이 아니라는 답변을 얻었다”며 “이 점을 이사들에게 고지하였음에도 이사회에서는 피선거권을 부여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또 “이사들 중에서도 평생회원 제도가 있었는지 조차도 모르는 분들도 많았다”며 “선거권만 가지는 것인지 피선거권만 가지는 것인지 아무도 확신을 가지지 못한 것은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6월 21일 취임한 강진문화원장의 당선무효 시비는 원고측과 피고측의 의견을 종합해 볼 때 정관이 우선인가 관습이 우선인가로 압축되고 있다. 정관에는 평생회원이 회원임을 명시하는 내용이 없기 때문에 정관상으로는 회비를 납부하지 않아 회원자격이 없다. 그러나 원장을 지냈거나 문화발전과 연관된 사람이 평생회원으로 등록되어 선거권을 행사한 적이 있어 논란의 핵심이 되고 있다.
두 번째는 원장 직무대행과 관련해 평생회원 이 모씨가 왜 연장자이면서도 직무대행을 하자 않았는가가 관건이다. 이와 관련하여 이사회의 회의 내용이 중요시 되고 있는데, 이 모씨는 자신의 바쁜 문화활동 때문에 고사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고, 또 다른 부원장은 이사회의 때 자격시비로 인해 이미 불가 결정이 된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피고측 주장대로 피선거권에 관한 이의 제기가 전혀 없었는지에 대한 중요한 판가름을 할 수 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사무국장이 장흥 법률구조공단에 질의를 하였고, 불가하다는 답변에도 굳이 이사회의에서 통과시켰다는 점도 이의 제기와 관련이 있어 양측이 공방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한편, 원용호 문화원장 측은 대법원 연구관으로 근무하는 모 판사 부친에게 이번 문제를 잘 봐달라고 부탁했다가 거절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그러나 측근 중 한 사람은 장흥지원 판사에게 대법원 판사가 전화를 걸어 부탁했으므로 일이 잘 될 것이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실무근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원 문화원장은 이 건으로 문화원 예산 중 변호사비로 충당하겠다며 두 차례 이사회의를 열어 7백만 원, 9백만 원을 요구했으나 부결된 바 있다.
문화원장 당선 무효소송은 장흥지원에서 21일 선고기일로 잡았지만 원 문화원장측에서 강진출신 S 모 변호사를 선임, 답변서를 제출하는 바람에 선고가 늦어질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오늘 21일 양측의 변론이 있을 예정이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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