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送舊迎新)
송구영신(送舊迎新)!! 2012년을 영원히 떠나보내고 새해를 맞습니다. 나의 인생교양칼럼을 사랑해주시는 독자님들 앞에 필자는 이 글로 큰절 넙죽 새 해 인사를 올립니다.
어느 듯 칼럼을 쓴 지가 99회가 되었군요. 시작이 어제 같은데 말입니다. 항상 가내만복(家內萬福)과 가정에 행복(幸福)이 한해 내도록 가득하시기를 충심으로 축원(祝願)드립니다.
제가 쓰는 칼럼의 재료들이 이제껏 마치 산문 식 에세이 갖기도 하고, 또, 어찌 보면 비둘기 빛이거나 에메랄드 진주 빛으로도 보이고, 날카로운 사회실상의 현실을 꼬집는 논설 갖기도 하며, 수필의 규격변동을 어쩔 수없이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그것이 제가 수필작가로의 길이 되지 못하고 인생 교양칼럼을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때론 성직자 같은 말이나 아니면 무슨 옛날 선비마냥 늘어놓는 규격변동의 경험담의 풍자처럼 잔인하며 날카롭지 않은 다정하고 온화한 글들이 될 때가 많음을 어찌할 수가 없어 앞으로는 진짜 인생교양을 곁들인 산문 식 수필의 솔직한 문학형식으로 유머와 풍자도 곁들인 수필을 위주로 밟는 생활재료와 자연관찰, 그리고 ‘누에의 잎에서 나오는 액이 고치를 만들 듯 흥미보다 마음의 산책’을 독자님들과 함께하는 친밀감으로 친구가 받는 편지같이 한조각 연꽃잎을 솔직히 문학형식으로 쓰려고 노력하겠습니다.
마치 비평적이라고 보기보다 동정적(動靜的)으로 따스한 유머도 함께 곁들일 생각입니다. 독자님들의 판단으로 또 어떤 글을 실었으면 하는 그런 것도 곁들일 생각도 해 봅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귀댁(貴宅)에 부처님의 가피(加被)가 두루 하시기를 기원(祈願)합니다’ 라고 붓글씨로 직접 해년마다 신년이 되면 잊지 않고 정성껏 써 보내오는 한 사람은 여수(麗水)에서 어릴 적 소꿉친구 화담정사(和潭精舍) 조실(祖室) 법화경의 대가 혜경(惠耕) 큰 스님 ‘박봉기’의 낙관이 찍힌 붓글씨체의 정성이 담긴 송구영신(送舊迎新)연하장입니다.
난 이 고마운 글을 해년마다 받으면서 그 답신으로 우정을 담아 전화로 음성을 들으며 건강함과 정담(情談)만을 먼저 나눕니다. 어릴 때의 시절같이 필자도 딱 10년만 젊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나 다 부질없는 짓이고 아쉬운 생각이며 탐욕(貪慾)입니다. 인생은 되돌아 갈수 없기 때문이지요.
이 해로 이 친구가 내보다 두 살이나 위가 되니 여든 한 살이 됩니다. 이 친구가 이곳 강진에 내가 정착하기 몇 년 전 백련사(白蓮祠)에 머물고 있을 당시 백련사에 관해 그 자세한 사실을 그 때에야 듣고 난 이후 자연 경관에 반한 필자의 강진사랑과 더욱 가깝게 돈독한 연락으로 우정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새해 새 아침이 밝아오는 태양은 어제와 똑같은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아침에 찬란하게 떠오르는 태양처럼 내 마음의 풍경을 독자님 마음 앞에 놓아 드리고 싶군요.
희망의 빛 여명(黎明)으로 밝아올 녘 송구영신은 태양의 이야기도 아니고 세월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모든 것은 우리 인간들 마음먹기에 달려있지요. 과거는 지나간 오늘이며 내일은 아직 다가오지 않은 오늘입니다. 인생의 시제는 늘 ‘현재’여야하고 삶의 중심이 언제나 ‘오늘’이어야합니다. 겨울이 지나면 새봄이 온다고 우리는 굳게 믿으면서 추운 한 겨울을 견디어 나갑니다.
사람이 사는 날들이 어찌 매일같이 좋은 날, 좋은 일만 있겠습니까? 어떤 땐 언짢고 궂은 일이 더 많을 때도 있겠지요. 행복한 순간들을 슬기롭게 보내는 것이 미덕(美德)이라면 불우(不遇)하고 불행한 때를 잘 이겨내는 인내(忍耐)는 지혜(知慧)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보고 느끼는 관점에 따라 동일한 사물도 다른 의미에서 느낄 수 있듯 부정적인 인생관을 가진 사람과 긍정적인 가치관을 가진 그 삶의 질의 차이(差異)는 판이합니다.
우리의 마음은 자력(磁力)과 같아서 내부의 두려움이 있으면 두려움의 대상들이 한꺼번에 몰려옵니다. 비관(悲觀)과 절망(絶望)이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면, 낙관(樂觀)과 희망(希望)은 건전한 삶에 이르는 길입니다. 두려워하지 말아야겠지요. 또한 기(氣)죽지 말아야합니다. 몸에서 기(氣)가 빠지면 죽는 길밖에 없습니다.
성년불중래(盛年不重來)라고하지요. 이 뜻은 젊음이 다시 오지 않는다 라고 하듯 일일난재신(一日難再晨)새벽은 두 번이 없다는 중국의 도연명(陶淵明)의 말입니다. 그러면서 이태백(李太白)처럼 술로 한평생을 보낸 사람이 있는가하면 도연명처럼 전원(田園)에 묻혀 속세와 인연을 끊고 지낸 사람도 있습니다.
오동나무 잎 새에서 들려오는 가을 소리에 세월의 빠름을 한탄하듯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메뚜기도 한철이 있고, 가는 여름이 아쉬워 새벽부터 울어 재끼는 매미와 같이 모든 것이 다 때가 있다고 하지요. 제일 편히 사는 방법은 전분세락(轉糞世樂)이라 개똥밭에 뒹굴망정 그래도 이승이 좋으니 없이 살아갈망정 마음 비우고 인생을 즐기며 살아갈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아직도 못다 한 일들이 있거나 마음속에 아쉬움이 있으면 그때 그 때 풀어가며 살아가보면 다 풀려지게 마련입니다.
새 해에는 독자님들 마음에 작은 촛불 하나씩을 품고 항상 밝혀보십시오. 자신을 태우므로 어둠을 밀어내고 나의 희망으로 승화되어 질 것입니다. 휴식(休息)은 지혜(知慧)이고 용기(勇氣)이며 창조(創造)일 때 건강을 주고, 자신의 의미와 삶의 가치를 찾게 될 것입니다. 금쪽같은 귀한 시간들을 보내면서 이 해에도 독자님들 저와 친구가 되어 연락하며 다 만수무강(萬壽無疆)을 빌고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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