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훈 칼럼
탐진강 은어축제
은어는 옛날부터 그 맛이 좋고 뛰어나 임금에게 진상품이 되어왔다고 한다. 튀겨서 먹기도 하고 회로 먹기도 하며 탕을 끓여서 먹기도 하는 은어는 여름철에 입맛을 돋우는 음식이다. 게다가 은어는 깨끗한 하천에서 여름철을 보내기 때문에 탐진강은 그야말로 은어의 서식지였다. 이러한 은어를 맛볼 수 있고 무더위를 씻을 수 있는 은어 축제가 우리나라에는 여러 개가 있다. 봉화, 영덕, 양양 은어축제가 그렇고 서귀포 강정천 은어축제가 그것이다. 그런데 군동청년회에서도 5년 전 은어축제를 시작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기고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여름철 축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가을철에 집중된 축제에 반해 여름철에 개최함으로써 경쟁력까지 갖춘 은어 축제는 명실공히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군동청년회의 발 빠른 발상과 아이디어도 인정해야 하지만 은어축제의 현장답게 탐진강물굽이의 아름다운 풍경과 길게 이어진 강둑, 그 너머로 질펀하게 펼쳐진 군동 평야의 탁 트인 모습은 솔직히 만나기 쉽지 않는 대자연의 빼어난 자태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들리는 말로는 장흥군에서 군동면의 은어축제 개최를 두고 몹시 아쉬워했다고 한다. 이렇다할 축제가 없는 장흥군으로 본다면 당연한 아쉬움일 것이다. 한 술 더 떠서 이번엔 물의 축제를 처음으로 연다고 한다. 장흥읍을 가로지르는 탐진강이 있어 물의 축제를 여는 모양이지만, 그러나 군동의 강과 장흥의 강은 같은 물줄기의 강이로되 그 차이가 현저하다. 그런 탓에 자연 풍광이 주는 이점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으므로 탐진강 은어축제는 앞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다만 부대행사에 좀 더 신경을 써서 또 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보는 것도 축제역량을 보이는 일일 것이다. 군동 청년회에서도 비록 장흥과 비슷한 날짜에 행사가 치러질 예정인데도 전혀 동요하거나 불안해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감 있는 모습에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을 오게 만들까 하고 고민하는 모습에서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탐진강 은어축제는 우리 강진에서만 할 수 있는 유일한 축제다. 그만큼 자연이 우리 강진 고을에 많은 배려를 한 셈이다. 비록 군동면에서 개최한다 생각할 것이 아니라 범 군민적인 역량을 결집시켜 전국에서도 뒤지지 않는 은어축제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개최 시기가 비슷한 청자문화제와 연계된 프로그램도 개발도 중요하고, 동양최대 황동불상을 자랑하는 남미륵사를 사찰 관광지로 적극 소개하여 은어축제에 참가한 관광객들에게 좀 더 많은 볼거리와 체험 장소를 제공하는 것도 축제 성공의 지름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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