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트라우마와 예방법
이상오(강진경찰서 정보보안과 과장)
헌법 제 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으로서, 국민들은 과연 헌법 제 10조에 명시된 존엄과 행복을 누리고 있는가? 필자는 경찰관으로서 시시포스의 무거운 바위처럼 중압감과 고통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전국 만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12년도 국민의 불안감을 조사한 결과 전체 94.7%가 국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범죄에 대해 심각하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범죄 유형은 ‘성인 여성 대상 성폭행’ 이었으며 특히 딸에 대한 범죄 피해 우려가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되었고, 딸을 키우는 부모의 93.9%가 강한 우려감을 표시했다.
2012년도 성폭력, 성폭행범죄가 2만 2.034건이 발생하였다.
헌법에 명시한 숭고한 가치를 과연 이 사회는 실천하고 있는가?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수원 오원춘 사건, 부산 김길태 사건, 제주올레길 40대여성 성폭행살해, 나주초등생 성폭행 등 딸을 가진 가정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빅뉴스들이었다.
필자는 여성에 대한 성폭행은 살인에 버금가는 중죄라고 생각한다.
성폭행 피해를 당한 여성은 온몸이 사시나무 떨 듯 전율을 하고, 눈물, 콧물이 범벅이고 경찰관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하는 특징이 있다.
극도의 불안과 공포를 가지고 어느 누구든 남자를 무서워하고 피하려고만 한다.
성폭행 당한 여성의 후유증은 성폭행을 당할 시 공포와 두려움, 폭행, 수치, 적대감, 무력감과 신체적 고통, 혐오스러움으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한, 말로 표현하지 못할 기분이 합쳐져서 몽롱함과 패닉상태가 되어버린다.
성폭행 이후에 엄습해 오는 고통과 슬픔이 트라우마가 되어 평생 불안과 우울, 불면, 섭식장애를 겪는 경우도 있다. 그 한 예가 9살 때 성폭행을 당한 후 일생을 성폭행 후유증으로 괴로워하다가 결국 자신을 성폭행한 가해자를 21년 후 찾아가서 살해한 김부남 여인의 사건이다. 성인이 된 후 결혼을 하였지만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이어가지 못해 결국 가해자를 찾아가 살해를 하였고, 김부남은 법정진술에서 “나는 짐승을 죽인 것이지 사람을 죽인 것이 아니다.” 라는 유명한 어록을 남겼다.
한 인간의 인생을 처참하게 짓밟아 비극의 종말로 막을 내리는 슬픈 영화와 같았다.
이와 같은 끔직한 성폭행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면 무엇보다도 여성 자신의 방어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찰에서 골목길 등 위험한 사각지대를 아무리 순찰을 한다고 해도 범행 장소는 천차만별이고 흉폭화, 광역화되어 있기 때문에 각 개인이 준비하고 염두 해 두지 않으면 안 된다.
성폭행방지를 위한 몇 가지 예방법을 열거해 본다.
첫째, 모든 여성은 핸드폰에 경찰 112 전화번호를 저장한다(112신고전화를 하면 바로 위치추적이 가능하고 가장 가까운 파출소에서 출동을 한다).
둘째, 호루라기, 전자충격기 등 호신용 장구를 항상 소지한다.
셋째, 지하주차장 주차 후, 바로 차에서 내리지 말고 반드시 가족에게 주차장 위치를 알리거나 집에서 떨어져 있는 경우 시동을 켠 채 차문을 잠근 후 다른 차량이 주차장에 들어올 때 까지 기다린다.
넷째, 위험한 장소 즉, 밤 골목길, 단독등산, 단독 올레길 산책, 야영장에 멀리 떨어진 곳에 텐트를 설치하지 말고 둘 이상 등산, 산책, 골목길이나 엘리베이터는 다른 사람이 올 때 까지 기다렸다가 함께 걷거나 탑승을 해야 위험을 방지 할 수 있다.
1931년, 미국 한 보험회사의 감독자였던 하버트 윌리엄 하인리히가 “산업재해 예방, 과학적 접근” 책에서 역설 했듯이 위험한 징후가 있는 곳은 그것을 제거하지 않는 경우는 계속 위험이 발생하고 대형사고가 난다. 범죄가 발생한 장소에 반드시 또 다른 범죄가 발생한다.
범죄꾼들은 밝은 곳 보다는 어두운 곳, 인적이 있는 곳 보다는 없는 곳을 선호하기 때문에 여성들은 미리 염두 해 두고 준비하여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사이코패스로부터 벗어나 아름다운 세상의 빛을 향유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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