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의 와우형국(蝸牛形局) 풍수지리로 풀어보는 옛이야기
왼눈의 애꾸눈이 나오게 했던 강진읍 한복판의 연지(蓮池)
효종(孝宗)2년 강진 현감(縣監) 신류(申瀏)
“황소가 힘을 못 쓰게 연못을 파라”
현재 강진군립도서관 세워진 그 자리 ···· 김유홍 옹 강진군에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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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까지 존재했던 당시의 연방죽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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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방죽 자리에 세워진 강진군군립도서관 모습 |
강진군립도서관이 세워지기 전에는 둘레 2백미터 가량의 아담한 방죽이 있었는데, 이를 <蓮池>라고 불렀다. 수령이 오래 된 <가팽나무>와 왜정 때 심어진 수 십 그루의 벚나무가 있어 정겨운 풍광을 나타내 보였다. 게다가 방죽의 중심부에는 <土섬>이 있어 7~8그루의 수양버들이 심어져 있었다. 그러나 이 <연지>는 절로 생긴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만든 방죽이었다.
그러니까 이조중엽 효종 2년에 당시의 강진현감 신류(申瀏)의 명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처음 <연지>의 규모는 주변 길이가 지금의 두 배인 3백8십미터였으나 왜정 때 읍내 시가의 도로가 <연지>의 중심을 관통함으로써 3백년만에 반분이 되었고, 그 후 강진우체국 등이 들어서게 되었다.
강진현감 신류가 <연지>를 만들게 된 동기는 강진읍의 산세와 지세가 풍수지리상 와우형국(蝸牛形局)이라는 점에서였다. 오늘 날까지 고성사 범종이 황소의 워낭이었고, 초지(목리의 옛 명칭)가 황소의 풀 뜯는 곳이었으며, 휴우치(休牛峙) 노우치(勞牛峙) 등의 명칭이 황소와 연관이 되어 있는 것도 와우형국임을 입증하고 있다.
신류는 강진고을 터는 수려하고 산과 수가 조응하는 아름다운 풍광이지만 황소의 형국이다 보니 이속(吏屬)의 세력이 강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이유로 역대 현감이 군이(郡吏)를 마음대로 부리지 못하고 오히려 이속의 수중(手中)에 좌우된다고 생각되었다. 게다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서 떠나는 경우도 그 같은 원인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 강진현감 신류는, 황소로 하여금 힘을 쓰지 못하게 한다는 의미로 와우형국의 산세와 지세에 상처를 몇 군데 내서 지방인사의 힘을 거세코자 했다.
그는 제일 큰 공사로 성내(城內)의 요지에 문제의 연지를 조성하고 그에 필요한 물을 고성사 산곡수(山谷水)로 채웠다. 황소의 안면에 해당되는 곳에 상처를 입힌 강진현감 신류는, 이뿐만이 아니라 황소의 이마에 해당되는 북산(北山) 비둘기 바위 뒤를 깊이 5척(尺)의 구덩이를 팠다. 또한 우두봉의 안산(案山)인 금사봉 정상을 3척(尺) 3촌(寸)을 깎아버렸다.
강진현감 신류는 또한 (城) 안의 우물로 유명한 동문정(東門井)과 서문정(西門井)은 풍수설로 황소의 면목(面目)이라고 일컫는 것을 알았다. 원래 동편성곽 외부 ‘날성터’라고 하는 곳이 흡사 황소의 굴레처럼 생겼다는 것도 알게 된 그는 3백미터 성곽을 안쪽으로 당겨서 개축하였다. 황소의 좌안(左眼)이 성곽외부로 탈락되어 상처를 입음으로써 그 후부터는 성내(城內)에서 ‘에꾸’가 하나씩은 끊이지 않고 생겼다고 하는데, ‘에꾸’는 거짓말처럼 왼쪽 눈에 생겼다고 전해지고 있다.
어쨌든 연지는 1970년까지 오랜 세월 동안 백연(白蓮)과 홍련(紅蓮)이 아름답게 피웠고, 물 속에는 잉어가 한가롭게 노니는 연방죽으로써 강진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왜정 때까지 연지리라고 불렀던 마을 이름도 사라졌고, 나중에는 土섬과 연결하는 흙다리도 사라졌으며, 연꽃과 벚나무, 수양버들 또한 사라지면서 차츰 황폐화되었다. 이 연지는 강진읍 김유홍 옹의 소유였으나 강진군에 기증해 오늘 날 강진군립도서관이 세워지게 되었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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