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강진은 이제 도자기의 왕국으로 비상해야 한다
강진하면 청자요, 청자하면 강진으로 알려진지는 오래되었다. 그래서 강진은 청자의 발상지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식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청자 가마터가 200여 개 본포 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강진은 청자뿐 아니라 분청, 백자가마터가 여러 차례 발견된 바 있다. 칠량면과 신전면에서 발견된 것이 그것이다.청자 이후에도 조선시대에 분청과 백자를 구워내는 등 생산했다는 흔적이 역력했던 것이다. 더군다나 고려청자가 나오기 이전인 토기도 발견되고 있어 강진이야말로 자기의 나라요, 자기의 왕국이었음을 입증한 셈이다. 삼국시대 토기가 칠량, 대구(용운리)에서 발견되었고, 청자햇무리굽 옆에 토기 가마터가 발견된 것은 칠량 삼흥리와 대구 용흥리, 계율리였던 것이다.
결국 강진은 토기와, 청자, 그리고 분청과 백자가 만들어진 고을임에도 우리는 청자만을 고집하고 있다. 이것은 스스로 자기의 왕국이었음을 포기한 셈이나 다름없다. 비록 청자가 전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보물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러나 강진이 자기의 역사와 함께 면면이 이어져 내려온 고을이라는 사실 앞에 우리는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은 물론 계승 발전해야 옳은 것이다.
지난 16일에도 분청과 백자 가마터가 발견된 바 있지만, 그러기 전에도 칠량면과 신전면 외에도 성전면에서 수 차례 발견된 바 있다. 청자장 이용희씨의 말대로라면 4차선 도로가 강진으로 이어질 때 백자도요지가 가 발견되었고, 그 부근 저수지를 만들 때에도 회회청(안료: 분청과 백자에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하는 것. 처음에는 아라비아 상인을 통해 구한 다음 자기를 구웠음. 안료 한 근에 은 스무 근씩을 주어 구입해 쓰다가 상당기간 사용하다 보니 은이 고갈되자 조정에서 안료 구입의 방을 붙임. 일반인에게는 피륙 스무 필을 상으로 주고 관인은 특진을 약속하는 방을 붙이자 밀양부, 순천부에서 찾아냈지만 강진현에서 가장 좋은 색이 나왔음 :이용희 씨 자문)을 만든 가마터를 발견하긴 했지만 방치해버리자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훼손되어 버렸던 것이다. 그밖에 신전과 성전 처인에서도 4차선 도로를 만들 때 가마터가 발견되었지만 조사되지 않은 채 파손되고 말았다고 한다. 최근 목포 광양만 고속도로를 만들 때에도 성전 영풍리 취사장 고갯길에서 백자가마터가 발견되었으나 흐지부지 되었고, 무위사 옆 죽전마을에서도 백자가마터를 발견했지만 역시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고 한다. 특히 15기나 되는 백자와 옹기가마터가 대형화된 채로 묻혀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사실로 볼 때 강진이야말로 청자의 뒤를 이어 조선시대에도 자기로 꽃을 피운 고을이었다는 것을 거듭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지나치리만큼 청자에 매달리고 있고 아예 다른 도자기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지내왔다. 자기의 왕국을 세우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분청과 백자 가마터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발굴과 함께 보존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기의 왕국, 그 길만이 강진이 더욱 잘 살 수 있는 첩경일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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