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간은 한 세상을 살아가며 대자연의 고마움을 너무나도 쉽게 잊고 살아갑니다.
이 광활한 우주, 광대무변(廣大無邊)한 세상은 무한(infinity)이기에 끝없이 높고 넓지만, 그 운행의 질서 또한 일분일초도 틀리지 않고 마치 톱니바퀴처럼 질서 있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 속에는 우리들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생존(existence)의 조건이 보장돼있는데 바로 그것이 수(水), 화(火), 풍(風)의 힘에 있으며 인간이 근거를 둘 수 있는 땅(地)이 있어 만물이 여기에서 생동케 되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 광활한 우주공간속에 우리인간이야말로 한낱 먼지와도 같은 조무래기존재(存在)에 불과하지만, 그러나 자신의 독립된 개성의 본질을 지니고 생명을 영유(永有)해가는 운명적 대단한 존재이므로 이 세상에 보내 온 이상 행복하게 열심히 인생을 즐기며 살아갈 의무가 있습니다.
필자가 40수년전 무역업으로 일본 출입이 잦은 어느 날 신문을 기사를 읽으며 혼자서 한참이나 이상스럽게 여겼던 기억이 납니다. 족집게로 소문난 한 점술가가 저녁을 먹고 집근처 우에노공원(上野公園)에 산책 나갔다가 스쳐지나간 괴청년들과 어깨가 부딪치면서 사소한 시비가 벌어졌는데 순 이들 떼거리들이 느닷없이 달려들어 몰매를 맞고 그 자리에서 절명해버렸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이 분이남의 앞날까지 점으로 족집게처럼 봐 집어낸다는 사람이 어찌하여 잠시 뒤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을까? 라는 의문을 생각게 했습니다.
또, 눈먼 한 맹인이 자기 앞에 놓인 깊은 호수(a lake)가 죽음의사지라는 것도 모른 채 알루미늄 지팡이에 의지해 더듬거리며 서슴없이 나아가고 있는 것과 같이 우리 인생길이 마치 한치 앞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모르면서 유유작작하게 잘도 살아갑니다.
이와 비슷한 실화 하나를 더 밝혀봅니다. 과거 신문지상에서 알게 된 일이지만, 서울대학에 세 번이나 낙방한 아들이 실의(失意)에 빠져있을 때 부모의 끈질긴 권유로 미국유학을 갔다지요. 캘포니아 주립 샌드버나드 대학에 입학 후 열심히 공부한 후 졸업 때는 최 우수생이 되었는데 다시 공부를 계속 명문대 존스 홉킨스 박사과정을 끝냈을 땐 한방 에이즈 치료제를 세계 최초로 발명, 세계적인 한국인명사가 되었다는 사회면 기사였습니다.
이상에서처럼 우리 인간이 한 생을 살아가며 누구나에게 큰 시련이 있기 마련이지요. 그러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고비를 얼마나 슬기롭게 잘 극복해 나가느냐의 의지와 각오에 달렸습니다. 오늘날의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과거 없이 살던 시절이 아니기에 고생 없이 따뜻한 부모의 온실에서 마냥 곱게만 성장하여 고생을 모르고 지내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기로(岐路)에서 극기하지 못하고 쉽게 좌절해버리거나 자살해버리는 일들이 속출하고 있는 그 책임은 자식을 그저 오냐오냐 기른 부모들에게도 책임이 크다는 사실이지요.
최근에 신문지상이나 tv 아침마당 같은 곳에서 흔히 보는 예이지만 가난하여 배움이 전혀 없던 젊은이들이 독학으로 검정고시에 합격, 졸업 때는 그 과에서 수석까지 하였다는 사례도 많이 봅니다. 꼭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중졸이나 고등학교졸업만으로 사회에 나와 오히려 출세하는 분들을 얼마든지 볼 수 있지요. 요는 자기 인생 자기가 사는 것이기에 자기노력하기에 달렸습니다. 기회란 인생길에서 세 번은 반드시 있다고 하지요. 그 기회를 잘 놓치지 않는 사람만이 성공의 탄탄한 길을 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말을 기억해봅니다. 인간이 평생을 살아가다보면 세 가지 여유로움이 있는데 그 세 가지란, 하루는 저녁이 여유로워야하고, 1년은 겨울이 여유로워야하고, 일생은 노년이 여유로워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것을 삼여(三餘)라고 한답니다. 농사를 짓는 분을 예로 들자면, 하루 고된 일을 끝내고 저녁 호롱불아래 식구들과 도란도란 저녁상 차려놓고 한 가족이 둘러앉아 밥 먹으며 화목함의 넉넉함이 무엇보다 첫째의 여유로움이요, 봄부터 부지런히 논밭을 갈아 그곳에 씨앗뿌리고 모를 심어 풍성한 가을걷이를 곡간에 가득 채운 뒤 눈 내리는 겨울 온 가족 다함께 따뜻이 보내며 충만할 때이고, 아들 딸 잘 키워 결혼시키고, 경제적으로 넉넉한 여유로움 속에서 부부가 함께 건강하게 지내는 노년의 다복함의 여유로움일 것입니다.
그래서 이상의 여유로움 중에서 가장 복 받은 것은 노년인생에 부부가 함께 건강하게 회로하며 여유로움이야 아니지만, 자식 손주들이 아무 탈 없이 잘 살아가주는 게 가장 복 받은 일이 아닐까 생각해보며 필자의 경우도 비록 가진 거야 없지만 노년에 컴퓨터 앞에서 글 쓰고 여유부리며 여생을 즐길 수 있어 마음의 흡족함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살아가는 한 세상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합니다. 그 행복의 기준은 저마다 다 다를 수도 있지만, 돈이 많고 적고 에 관계없이 여유로운 자기마음에서 생겨나는 행복의 지름길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세상살이 돈이 많아도 여유롭지 못하게 뭔가에 억매여 조급하게 쫒기며 살아가는 그런 사람이 있는가하면, 없이 살아가는 초가삼간(草家三間) 속에서도 여유로운 행복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결국, 행복함이란 따로 존재치 않으며 내 자신이 만드는 것이기에 일상의 나날을 좋은 생각과 기쁜 마음으로 자기보다 어려운 곳에 표시 없이 먼저 베풀고 돌아서서 조용히 생각해보는 여유로운 마음이 쌓이는 나날 속에 기쁨과 행복이 쌓이는 진정한 즐거움일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가사는 게 고통이라 하지만, 그 고통의 아픔을 나눠 견디며 돕는 기쁨같이 참된 기쁨은 없을 것입니다. 표시 없는 자신의 날들이 비록 찢기고 초라해졌다 해도 자기 인생을 정직하게 살아온 삶이었다면 그거야말로 값진 인생을 살아왔다고 자부되기에 그것은 그 어려운 세파를 저 나름 극기(self~denial)하고 개척하며 뜻있게 살아온 값진 대가의 선물로 길이길이 남을 값진 씨앗으로 돋아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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