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부창부수
군동면 파산리 금곡부락
장동윤(50) 홍보은(47)부부
장동윤씨와 홍보은씨는 금곡부락에 일명 보은 농장이라고 이름 지은 동물농장주인이다. 보은농장에는 소, 염소, 닭, 개, 기러기 등이 주인의 발소리를 멀리서부터 알아듣고 반기며 우루루 모여들며 고개를 내밀었다. 동물들에게 저녁끼니를 주기위해 어두워지기 전 나선 것이다. 강진읍에서 대산카센타를 운영하고 있는 동윤씨가 마침 일요일어서 함께 동물들의 저녁을 챙기고 있지만 평소에는 모두가 보은씨의 일이기도 하다.
동윤씨와 보은씨는 올해로 결혼 23주년째다. 함평이 친정인 보은씨는 중학교 3학년 때 동윤씨를 처음 보았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작은오빠가 여름휴가를 맞아 집에 왔는데 친구와 함께 온 것이다. 중학생이던 보은씨의 눈에 동윤씨는 그저 작은오빠처럼 느껴졌을 뿐이었다. 그 이후 동윤씨와 보은씨가 다시 만나게 된 때는 동윤씨가 군대에 가기 직전이다. 동윤씨는 어머니가 혼자계신 것이 늘 마음에 걸려 결국 서울의 직장생활을 접고 강진으로 내려오게 되었다. 그때 학교를 졸업한 보은씨는 광주에서 전파사를 하는 오빠의 일을 돕고 있었는데 어느 날 동윤씨가 찾아온 것이다. 물론 친구인 오빠를 만나러 온 것이지만 둘은 두 번째 대면을 하게 되었다. 이미 아가씨가 된 보은씨의 모습은 동윤씨의 눈에 예전과는 다르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보은씨 또한 동윤씨가 중학생 때 보았던 오빠 같은 마음과는 다르게 느껴졌지만 둘의 만남은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그때의 이야기를 하면서 둘 다 순둥이였기 때문이라며 웃는다. 동윤씨는 스스로 ‘장순둥이’라고 말할 정도로 말수가 없다. 보은씨 또한 조용조용한 성격으로 침착하고 사려 깊은 성격이다. 두 번째 대면 이후 군대에 갔다는 동윤씨에게 보은씨에 대한 생각이 어떠했냐고 물었다. “비행기 뜰 때까지 밀었지요. 시동 안 걸릴 때는 징해요. 아조.” 군산에서 군대생활을 했다는 동윤씨가 대뜸 한 말이다. 물론 동문서답인지 그 말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워낙 우스개를 잘 하는 동윤씨라 따라서 웃고 말았다. 둘의 본격적인 만남은 이후 보은씨 작은오빠가 보은씨에게 한번 사귀어 보라는 말이 시작이라고 한다. “몰라 그때는, 그때만 해도 특별한 생각도 없이 오빠가 사귀어 보라고 하고 그냥 잘해주니까 만났지요 뭐.” 보은씨는 ‘몰라’ 라며 그때 상황은 ‘그냥 몰라’ 라며 웃는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장순둥이 동윤씨의 소리 없는 프로포즈가 분명 있었다. 군대를 제대하고 강진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동윤씨는 시간만 나면 광주에 있는 친구 전파사에 놀러왔던 것이다. “그 뒤로 자주오더라고요. 오니까 만나게 되고 그냥 자연스럽게 가까운 사이가 되었어요.” 그래서 동윤씨와 보은씨는 특별히 누가 먼저 만나자는 말도 없었지만 자연스럽게 연인사이가 되었고 3년 이상을 사귀고 결혼했다. 서로 이해하고 인정하며 배려하는 마음을 최고로 생각하며 산다는 장동윤 홍보은 부부는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며 어떠한 일이든 함께 하려고 노력한다. 보은씨는 금릉배구회에서 배구를 취미로 하고 있으며 동윤씨 또한 보은씨와 가끔 배구를 즐긴다. 보은씨는 강진여성봉사단체인 자원봉사회 회원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동윤씨 또한 강진다솜회 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지역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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