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덟 권의 필독서가 있는데, 먼저 중국의 사고를 형성한 고전 넷을 소개하면 ‘논어(論語)’ ‘노자(老子)’ ‘손자(孫子)’ ‘주역(周易)’을 말할 수 있다.
‘논어’는 공자와 그 제자들의 대화를 기록한 책으로 공자 사상의 중심인 효제(孝悌)와 도(道)에 따라 학문과 인격의 군자(君子)가 하는 정치, 즉 덕치(德治)를 주장하였다. 이는 중국은 물론 동아시아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다음으로 ‘노자’는 도덕경(道德經)이라고도 불리우는데 상식적인 인의와 도덕에 구애되지 않고 만물의 근원인 도를 좇아서 살아야 한다고 역설하고 무위와 자연의 가치를 제시하는 책이다.
세 번째로 ‘손자’는 전쟁술의 고전으로서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춘추시대 제나라 사람이었던 손무에 의해 집필된 것으로 전쟁에 관한 본질과 방법론을 냉철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적나라하게 파헤친 고전이다.
현대인들이 더욱 주목하는 것은 전쟁의 영역을 벗어나 처세를 있어서나 리더십에 있어서너 경영하는 데 있어서 두루 활용을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주역’은 단순히 점을 치는 서적이 아니라 인생과 우주의 이치를 해명하는 경전으로 승화된 고전이다. ‘주역’은 난해하다고 간주되고 있으나 이는 역경의 해석문이 은유를 이용하여 쓰여졌기 때문이다. ‘易’은 세계의 모든 존재가 부단하게 변화한다는 변역(變易), 그 변화에는 불변의 원리가 있다는 불역(不易), 그 원리에는 간단하고 쉽다는 간이(簡易)의 세 가지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주역’의 영향은 종교와 철학, 문학과 예술, 그리고 수학과 천문학, 의학, 건축 등 과학과 기술의 영역까지 포괄되었다.
지금까지 네 권의 책을 말했는데 이는 중국인들의 사고를 형성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중국 문명의 틀을 이룬 네 권의 책은 어떤 것일까.
사마천이 지은 ‘사기열전(史記列傳)’이 첫 번째이다. 마오쩌둥(毛澤東)의 애독서인 이 책은 역사적 전통성을 중시하는 중국 문명에서 각 왕조의 ‘정사’ 편찬으로 상징되는데, ‘사기열전’은 그 선례가 되고 있다.
1949년 장개석을 중국 대륙에서 몰아내고 혁명을 완수한 마오쩌둥은 북평(지금의 북경)으로 개선했는데 이때 그의 가방 안에는 ‘사기열전’이 들어있었다고 한다. Q!ns만 아니라 다른 역사서도 있었는데 장개석과 모택동의 운명이 어쩌면 독서의 질적 차이에서 갈라진 것은 아니었을까.
남북한을 합친 크기의 약 45배가 되는 거대한 중국 대륙. 마오쩌둥은 이러한 대륙에 공산당 정권을 수립했다. 어려서부터 ‘세계영웅전’을 즐겨 읽었기 때문에 그 영향을 많이 받았다. 도서관을 제집 드나들 듯 다니며 미친 듯 책을 읽었던 마오쩌둥.
그의 독서력은 대단했다. 배우고 익히기를 좋아하고 쉬지 않고 책을 읽었던 그는 어렸을 때에도, 청년기에도, 노년기에도, 전쟁중에도, 평화가 찾아온 때에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내가 평생 가장 좋아한 것은 독서이다“라고 말했을까. ”밥은 하루 안 먹어도 괜찮고 잠은 하루 안자도 되지만 책은 단 하루도 안 읽으면 안 된다“라고 말한 마오쩌둥은, 세 번 반복해 읽고 네 번 익혀라는 ‘삼복사온(三復四溫)’의 독서법을 고집했다. 그는 특히 ‘사기열전’과 같은 역사서를 좋아했는데, 평범하게 읽는 것이 아니라 반복해서 숙독하고 진지하게 생각해 그 안에서 유익한 영양분을 섭취했다. 그리하여 독특한 견해와 남다른 비판 의식을 갖출 수 있었고 끝내는 중국 역사상 보기 드문 폭넓은 지식과 식견을 겸비한 뛰어난 지도자가 될 수 있었다.
그는 붓을 움직이지 않는 독서는 독서가 아니다란 생각으로 첫째는 요점 정리를 했다. 두 번째는 책을 읽을 때마다 중요한 부분에 동그라미 등을 이용해 표기를 하였고, 셋째는 주를 다는 일이었다. 넷째는 독서일기를 쓰는 일이었고, 다섯째는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은 일이었다.
모택동은 많이 읽기, 많이 쓰기, 많이 생각하기, 많이 묻기 등의 사다(四多) 공부법이 유명하다.
중국의 고전 ‘사기열전’을 청년기에도 읽었으며 노년기에도 읽었던 모택동. 우리는 그의 철저한 독서법을 간과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다음으로는 ‘황제내경(皇帝內徑’과 ‘두시(杜詩)’, 그리고 ‘홍루몽(紅樓夢)’이다, ‘황제내경’은 어떤 책인가? 중국의 의학을 정립한 책으로 단순한 의학 이론서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에 대한 해석을 틀을 제공하는 고전이다. 오늘날에도 유용하게 응용하는 한의학을 볼 때 ‘황제내경’의 의미는 확실하다.
‘두시’는 무엇인가. 시성 두보의 시를 모은 ‘두시’는 중국 사람들을 이해하는 데 필독서이다.
수루(戍樓) 북소리에 사람 발길 끊기고
가을 변방엔 한 마리 기러기 울음소리뿐
이슬은 오늘밤부터 희어지고
달은 고향에서처럼 밝구나
동생들은 모두 흩어지고
생사를 물어볼 집도 없구나
편지를 부쳐도 늘 도달하지 않는데
게다가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에라
두보/ 달밤에 동생을 생각하다
두보가 지은 이 시는 전란으로 인해 헤어진 동생을 그리워하며 지었다. 두보는 시성이었지만 고생을 많이 하였는데, 이 시에서 나타난 것처럼 동생들이 전투가 심했던 하남에 있었기에 더욱 걱정하는 마음을 담았다.
이러한 두보의 시를 다산의 1등 제자 황상은 스승의 가르침을 따라 한평생 베끼고 베꼈는데, 두보, 한유, 소식, 육유의 4가(四家)를 버리고 시를 지으면 올바른 법도가 아니다란 가르침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홍루몽’이란 책이다. 이 책은 청나라 문화의 근본을 알 수 있고 정수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인데, ‘홍루몽’을 보는 것은 곧 중국인의 마음을 알 수 있고 지금의 중국 사람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중국의 소설이라고 하면 ‘삼국지’ ‘수호지’ ‘서유기’ 등을 들 수 있겠는데 중국 소설 중에서 가장 위대한 소설로 알려지고 있다. 봉건 대지주 집안의 가부(賈府)의 몰락과 12미녀의 사랑과 비극을 묘사한 작품으로 중국고전소설 상의 언어예술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에서는 중학교 때부터 교재에 등장하고 있으며 개성있는 인물묘사가 특징이다. <글: 송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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