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고을신문 : 여연 스님의 명예학위 수여식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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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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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연 스님의 명예학위 수여식 참관기
김명희

목포대학교 70주년 기념관에서 여연 스님의 명예문학 박사학위 수여식이 있었다. 학교에 도착하니 플래카드와 꽃들로 장식된 식장은 강진 차인회 회원들의 차자리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다산(茶山) 유배지 만덕산의 차()나무와 팔경사암(俟菴) 미래의 새로운 세대를 기다리며 생활하셨던 다산과 도암의 만덕산 자락에 자리한 백련사 절 주위에 천연기념물 제151호로 지정된 동백림과 다산초당이 있다.

시선을 돌리면 강진만이 햇빛에 투영되어 은빛절경이 펼쳐진다.

산해(山海) 산처럼 높고 바다처럼 깊게 어느 불가 책에서 보았던 구절이 생각난다.

불문(佛門)과 차의 인연이 그만큼 깊다. 사람이 올라앉아도 될 만큼 크고 튼실한 남미륵사 연잎, 메인뉴스의 한 꼭지에 오른 그 연잎에, 문득 마시는 순간 일렁이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던 연잎 차의 담백한 향이 가슴 가득 피어오르지 않았던가

여연 스님의 명예학위 수여식장에서의 감회가 새롭다. 귀뜸으로 들은 다담선의 경지를 꿈꾸며 불가에서 전해지는 다담선(茶湛禪), 그 식()의 순서를 더듬어 본다.

그 첫째는 안식(眼識)이다. 찻잔의 모양과 색, 그리고 찻물의 색을 보는 것이다.

둘째는 이식(耳識), 소리로 듣는 것

셋째는 비식(鼻識)으로 향기를 맛보는 것

넷째는 설식(舌識), 혀로 맛보는 것

다섯째는 신식(身識) 또는 촉식(觸識)으로 몸으로 다선의 모든 것을 느끼는 것

여섯째는 의식(意識)으로 분별하는 것

일곱째는 말나식(末那識), 사량식(思量識)으로 그 나무 끝가지를 세심히 살피듯 생각하여 차의 맛을 감지하는 것

마지막 여덟째는 그 깊은 맛이 숨긴 도 다른 맛을 감지하는 경지인 아뢰야식(阿賴耶識), 이숙식(異熟識), 장식(藏識), 종자식(種子識)의 경지를 터득하는 것이다.

여연 스님의 학위 수여식, 스님의 답례사 감회의 변()도 차의 얘기가 주를 이룬다. 주옥같은 이야기를 옮겨본다. 하긴 자타가 공인하는 다승(茶僧)이신 여연 스님 아니신가. 스님은 차와 당신의 뿌리 깊은 인연을 이렇게 술회하셨다.

(TEA)는 저에게 있어서 제3의 즐거움입니다. 그만큼 차의 아름다움에 깊게 매료되었지요. 다들 알고 계시다시피 일찍이 아시아 하이웨이 라고 할 수 있는 실크로드 개척으로 소금과 차와 비단과 염료가 퍼져나갔습니다. 그리하여 동서양의 문화문명이 교류와 융합하였지요. 거기에 차가 추구하는 질 높은 정신문화까지 포함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 생에 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마치 콜럼버스가 광맥을 캐듯, 또 중국문명이 실크로드를 통해 비단과 염료와 차와 많은 도자기를 연결했듯이 차는 제 인생의 커다란 인연을 통해 여러분께 색다른 즐거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알맞은 온도의 차를 입에 머금어 마침내 코와 목젖을 훑어 내려가는 매 순간마다 감미를 더하는 차 맛처럼 갈수록 청중의 귀를 사로잡는 스님의 강연은 계속 되었다.

융합, 융통, 통합이 요구되는 이 시대는 4차원의 혁명시대로 이른바 감성의 시대예요. 감성을 어떻게 우리가 상품화해서 비즈니스로 이용하느냐? 이것이 4차 혁명의 키워드라 생각합니다. 저는 끊임없는 수행을 통해서 이성과 감성이 어떻게 조화롭게 통합할 수 있는가? 이걸 꿈꾸며 살아온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명예문학 박사를 받는 게 저로 하여금 미래의 새로운 광맥을 캐서 우리 문화를 어떻게 통합 시킬 수 있는가, 열심히 도모하는 한 귀퉁이에서나마 그것을 개척하고 개발하라고 이 명예스런 박사를 주신 것 같습니다. 우리는 너나없이 문명과 문화가 통합한 감성으로 어떻게 이 세계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골몰히 탐색해, 아니 연구해 봐야합니다. 뇌를 연구하는 어느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우리 뇌는 감성의 뇌와 이성의 뇌, 이 두개가 있는데 이성의 뇌는 감성의 뇌가 움직이지 않으면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단 그 감성의 시대에 도덕적이고 윤리적으로 컨트롤하는, 그래서 우리의 보다 높은 가치를 창출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이상적인 세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이 4차 혁명시대에 감성을 어떻게 개발해서 서로 융합하고 사랑하고 함께 더불어 살아갈 것인가? 그래서 저는 감히 미래의 세상, 그 방향을 정의합니다.

Enjoy it : 어떻게 즐길 것 인가?

Live it : 어떻게 즐겁게 살 것인가?

love it : 어떻게 사랑하고 살 것인가?

이걸 논제로 해서 우리 다 같이 함께 노력했으면 감사하겠습니다.”

10년 넘도록 수행해도 깨달음을 얻지 못한 스님이 행장을 꾸렸다했다. 그가 산문을 막 나서려할 때 시봉 스님이 옷소매를 붙들며 마지막으로 차나 한 잔 마시고 떠나실 것을 권했다. 별 생각 없이 시봉 스님이 가져온 차를 급하게 마신 스님. 그만 목이 막혀 고통에 빠졌다. 순간 그윽한 차의 향기가 코에 스몄다. 바로 그때 그토록 긴 세월 동안 이루지 못했던 선의 각()이 열려 버린 것이다. 입으로 마신 차만이 우리에게 빼어난 차 맛을 줄까. 다담선의 다섯째 경지 신식(身識), 온몸으로 맛보는 차의 맛이려니 여연 스님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죽비가 되어 나를 깨우친다. 

 

김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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