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강진에 양씨라는 한 선비가 있었다. 그는 한양에 올라가 과거를 보기 위해 몇 개월간 객주집 신세를 졌다. 그러나 과거에 낙방을 하고 나니 노자조차 떨어지고 어떻게 객주집을 빠져나오나 걱정이 태산이었다. 그동안 그는 돈 한 촌부자 행세를 하며 돈 한 푼 내지 않고 대접을 잘 받은 터였다.
양씨는 주인을 불러 “집에서 노자를 부쳐올 것인데 전혀 소식이 없는 것을 보니 필시 집안에 무슨 일이 생긴 것 닽다”면서 같이 동행해서 강진엘 가면 숙식비는 물론 왕복 노자까지 두둑이 주겠다고 말했다.
양씨는 병영을 거쳐 강진읍이 내려다보이는 까치내재 재빼기에 올라갔다. 그리고는 탐진바다를 보며 대성통곡을 했다. “저 들이 모두 우리 농토인데 모두 바다가 돼버렸으니 서울에 가 있는 나에게 노자를 보낼 경황이 있었겠느냐”며 “이미 부모와 처자식이 모두 바다에 떠내려간 듯 하니 이 세상 살아서 무얼 하겠는가”하고 고개 아래로 내래가 탐진강에 뛰어들었다. 한양 객주주인은 그 모습을 보고 만류할 경황도 없이 망연스레 지켜보다가 ‘이거 돈 받으로 왔다가 사람 죽는 꼴 보고 살인죄까지 뒤집어쓰겠다’ 하고 중얼거리며 발아 날 살려라 하고 한양으로 도망을 쳐버렸다.
양씨는 강물에 빠진 척 하고 잠수를 해서 건너 강가에 도착해 살아났다. 이후 ‘강진, 해남 사람들은 물속으로 30리를 간다’는 속담이 생겨났다고 한다.
또 하나의 전설.
작천 출신으로 임진왜란 때 충무공 휘하에 들어가 큰 공을 세운 김억추 장군의 어린시절 얘기다. 김억추는 어렸을 때 금곡사에서 공부를 했다.
당시 금곡사 스님들은 칡넝쿨로 샅바를 만들어 씨름을 하였는데 밤중이면 큰바위 밑에서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이상한 것을 꺼내 먹으면서 힘을 기르는 것이었다. 그런데 스님들은 힘이 세어지자 차츰 나쁜 짓을 서슴치 않았는데, 특히 까치내재를 넘어가는 신혼가마 행렬을 습격하여 신부를 겁탈하고 신랑을 죽이며 재물을 강탈했다.
김억추는 스님들의 나쁜 행동을 막기 위해 힘을 키우는 큰바위 속의 물건을 찾기 위해 바위를 움직여보려고 했으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풀줄기로 바위 밑의 물을 빨아먹자 곧 힘이 솟구치면서 천하장사가 되었다.
김억추는 스님들의 행패를 막기 위해 분연히 일어서자 스님들이 죽이고자 몰려들었다. 김억추는 스님들을 가막소로 유인했다. 그리고 명주실 한 꾸러미가 다 들어가는 소에서 말을 자기 발등에 올려놓고 씻어주는 것처럼 속였다. 스님들은 멋모르고 깊은 소에 달려들더니 모두 빠져죽었다. 이후 북삼면 사람들의 신행길이 무사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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