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고을신문 : 소잃고 외양간은 고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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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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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잃고 외양간은 고치고 있는가?
김현철 (옴천면 부면장 )

2009115일 승객과 승무원 등 155명을 태우고 뉴욕 공항을 출발해 노스캐롤라이나로 향해 날아가던 미국 항공 1549편은 이륙 직후 새떼와 충돌한다. 엔진 두 개가 모두 멈춘 상황에서 기장은 비행기를 허드슨강에 불시착시킨다는 결정을 내린다. 기장의 냉정한 판단력과 조종술, 승무원·승객들의 침착한 대응으로 완벽하게 비상착륙에 성공한다.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승객·승무원 모두 무사했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이른바 허드슨강의 기적이다. 이런 기적을 만들 수 있었던 요인으로 기장의 책임감과 사명감을 들 수 있으나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게 미국 정부의 신속한 대응과 현장 중심의 재난 대응 시스템이라고 한다. 여객기가 불시착한 지 불과 3분 만에 구조선과 헬기 등이 현장에 도착해 탑승자들을 구조하고 탈출을 도왔다고 한다. 작금의 우리 현실은 어떠했는가.

하늘에서 강으로 추락하는 비행기 속의 생명을 모두 살려낸 미국의 재난 시스템과 침몰하는 배를 그저 바라보면서 어린 생명을 차가운 바닷속에 수장시켜버린 우리의 재난구조 체계와는 너무도 대비된다. 자기만 살겠다고 몰래 탈출해버리는 선장과 승무원, 아무것도 하지 못한 국가(해양경찰의 소극적인 구조활동, 탑승인원 파악도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행정부, 근무시간에 잠자고 있던 진도 관제사) 돈에 눈이 멀어 평형수를 빼어버린 기업, 어느 한 곳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는 곳이 없었다. 이 모든 것들의 합작품이 대형 참사가 발생하게 된 원인이 아니었겠는가 생각해 본다.

허드슨강의 기적은 미국에 있는 강이라서 일어났지 한국에 있었다면 기적은 일어날 수 있었을까? 세월호 참사와 최근의 화재사고에 대하여 아직까지도 내 책임이야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 어떤 사람들은 그 책임을 가장 위쪽에 있는 한 사람에게만 돌리려 한다. 일부의 책임은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실속 없이 겉으로만 거창하게 꾸미는 허례허식만을 중요시하고 법과 원칙을 무시하면서 사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모두에게 책임이 있지 않는가 생각해볼 일이다. “보이지 않는 곳인데 대충 해도 괜찮겠지”, “법을 지키면 나만 손해라는 무너진 사회의식의 최종 결과물은 아닐는지. 법이 만들어지면 지켜야 하지만 우리 사회는 법망을 피하고 빠져나가는 방법부터 가르친다.

상호 간 경쟁이 심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없어서이기도 하겠지만 이런 것이 만들어지게 된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우리 사회에 깊숙이 뿌리박고 있는 정에 기반을 둔 온정주의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 대표적인 예로 지연, 혈연, 학연주의를 들 수 있다. 이런 것들이 개입되면 법과 원칙은 무시되고 사회질서가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래서 객관적이고 타당한 것들은 뒷전으로 밀리고 사회에서 정의는 설 땅을 잃게 된다. 이런 것을 잘 이용해서 성과를 올리는 사람은 유능하고 규정과 원칙대로 일을 추진하는 사람은 무능한 사람이 되어 버리는 사회풍토다. 일부 기관에서도 주민 복지와 소득증대라는 미명하에 이런 것들을 이용해서 정책을 추진하고 사업비를 확보하기도 한다. 사회적 요구에 의한 부득이한 선택이겠지만 과연 옳은 방법인가 생각해 볼 일이다.

최근 들어 불난 집(화재 사고 현장)에 국회의원들이나 중앙부처 책임자들이 현황파악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현장을 방문한다. 가끔은 지위를 이용해 호통을 치기도하고 출입 금지 구역에 들어가겠다고 실랑이를 벌이는 일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냥 둘러보는 것으로 끝나지 특별한 대책이나 해결책은 나오지 않는 것 같다. 임시방편으로 법률 몇 줄 고치거나 특별법을 만들고 종합대책을 추진하기도 한다. 나타난 문제점들에 대하여 여러 기관에서 점검을 하지만 형식에 그치고 국민들은 단속하지 않으면 스스로 지키려 하지 않는다. 사건의 원인을 밝히고 재발 방지대책을 만들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고 사건 마무리의 전리품으로 중요 책임자 몇 명 구속하고 공무원을 사법 처리하는 것으로 흐지부지하고 만다. 화재진압 미숙했다고 목숨 걸고 고생한 소방관을 사법 처리하겠다고 난리들이다. 형사 처분하는 것이 재발방지 대책이 될 수 있을까. 입맛이 씁쓸하다.

국가기관의 보여주기 식 재발 방지대책이나 문제 해결방법이 개선되지 않고 허례허식과 온정주의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한 이런 악순환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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