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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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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웅 칼럼니스트 인문학으로 본 세상 -봄나물과 춘곤증

쌉쌀한 맛 예찬! 봄나물과 봄을 탄다고 표현되는 춘곤증.

저혈압이나 빈혈이 있는 경우 춘곤증은 더욱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봄의 소리로 가득한 4월이 되었다. 이제 조금씩 점심을 먹고 나면 졸리기 쉬운 날씨가 직장인들을 비롯해서 여러 계층으로 말없이 찾아오는 시간이다. 기온의 변화로 찾아온 손님이다.

춘곤증은 겨울동안 움츠렸던 인체의 신진대사 기능이 봄철을 맞아 활발해지면서 생기는 일종의 피로 증세로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다. 흔히 봄을 탄다고 표현되는 춘곤증은 의학계에서 공피로증세로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다. 춘곤증은 공인된 병명이 아니며 엄격한 의미에서 질병은 아니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월 하순부터 월 중순 사이에 흔히 나타나는 일종의 계절병에 속한다.

춘곤증이 생기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봄이 되면서 자연히 활동량이 늘게 될 뿐 아니라 낮이 길어지면서 잠자는 시간은 줄게 된다. 이에 적응하지 못해 피곤해지고 졸음으로 인해 능률이 오르지 않게 된다. 계절적 변화에 생체 리듬이 즉각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증상은 나른한 피로감, 졸음,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이다. 충분히 잠을 잤는데도 졸음이 쏟아지거나, 식욕이 떨어지고 온 몸이 나른하며, 권태감으로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어깨가 뻐근하고 몸이 찌뿌두둥하며 쉴 자리만 찾게 된다. 드물게는 불면증과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춘곤증은 손발 저림이나 현기증, 두통, 눈의 피로 등 무기력 증세로도 나타난다. 또 항상 눕고 싶으며 잠은 쏟아지지만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저녁과 밤보다는 열이 많은 아침과 낮에 피곤함을 더 느끼며 아침에 일어나기가 무척 힘들어진다.

좀더 자세히 알아보면 기온의 변화로 이렇게 늘어난 활동량 때문에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의 필요량이 증가하고 그 중에서도 비타민 소모량은 겨울보다 310배 증가한다. 겨우내 이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생기는 영양상의 불균형이 춘곤증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입맛이 없다고 식사를 거르거나 인스턴트식품으로 대신할 경우, 비타민 C나 대뇌중추를 자극하는 티아민(비타민B1) 등이 결핍돼 춘곤증이 더욱 악화된다.
그리고 봄이 되어 밤이 짧아지고 낮이 길어지며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겨우내 긴장됐던 근육이 이완되고 자는 시간이 짧아지는 것도 춘곤증의 한 원인이 된다.

봄은 취직, 입학, 인사이동 등 신상변화가 많아 일의 양이나 내용, 휴식시간 등이 바뀌는 때이므로 적응을 위한 신체적인 혹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몸이 피곤해지고 나른한 기분이 들게 되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겨울 동안 신선한 과일, 야채의 섭취가 부족하여 비타민 결핍의 초기 증세로 춘곤증이 나타난다. 겨울에 우리 인체는 피로 회복과 관계되는 비타민 A, DC가 주로 소모가 되어 버린 상태가 된다. 비타민 A, D가 피부의 지방막과 기관지 점막의 보호를 위해 너무 지나치게 활용되었고, 비타민 C는 겨울철 스트레스에 대응하고 체내 방어력을 증강시키기 위한 면역 물질을 만드느라 너무 많이 소모해 버렸기 때문이다.


겨울 동안의 운동 부족은 몸 전체의 대사를 떨어뜨리고 원활한 혈액 순환을 방해하여 뇌로 운반되는 산소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춘곤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저혈압이나 빈혈이 있는 경우 춘곤증은 더욱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자고 깨며 활동하는 리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호르몬의 변화가 필수인데 봄철 낮이 점점 길어지면서 멜라토닌 등 몸의 각종 호르몬 분비의 불균형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봄철에는 이러한 일조시간의 변화가 일종의 시차를 유발하여 적응이 되는 시기까지 나른하고 피곤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기온의 차이에 따른 적응을 위해서는 혈액순환분포의 재배치가 필수적인데 이러한 과정의 결과로 춘곤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대기와 인체와의 온도차를 줄여야 전체적인 체온유지가 용이하기 때문에 봄에 기온이 상승하면 사람의 체온도 따라서 올라가게 된다. 피부의 온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말초 혈관을 확장시켜서 혈액이 피부에 많이 가도록 유도하며 따라서 내부장기나 근육 등에 가는 혈류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춘곤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소화기가 차고 약한 소음인이나 몸속에 열이 많은 소양인들이 춘곤증을 많이 호소한다.

춘곤증은 평소 소화기가 약하고 아침잠이 많은 사람, 기운이 약한 사람, 겨울철 과로가 누적된 사람, 자주 과음을 하는 사람, 운동이 부족한 사람,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 소화기 장애가 있거나 추위를 잘 타는 사람,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들이 특히 더 많이 느끼게 된다. 춘곤증을 느끼게 되면 온 몸이 나른해지고 졸음이 지속되며 일할 의욕이 떨어지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매우 괴로우며 기온이 올라가 따뜻해지면 이런 졸음은 더욱 심하게 엄습한다. 입맛도 떨어져서 먹는 것도 귀찮고 그저 쉬거나 잠깐 자고 싶은 생각만 들게 된다. 항상 눕고 싶으며 잠은 쏟아지지만 막상 깊은 잠을 자는 것 같지는 않는다. 때로는 현기증, 두통, 소화불량, 손발 저림, 무기력 증 등의 신체적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춘곤증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영양섭취와 수면, 규칙적인 생활과 적절한 운동이 필수적이다. 춘곤증에는 양보다 질을 생각한 식사를 고려해야 한다. 과식을 하면 소화 기관으로 혈액이 몰려 뇌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들게 되고 따라서 뇌의 산소 공급량이 줄어들어 졸음이 오기 때문에 적게 먹는 것이 좋다. 그러나 비타민의 공급은 충분해야 하므로 질적으로는 우수한 식사를 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반찬은 여러 가지를 골고루 많이 먹고 밥은 적게 먹는 것이 좋다. 비타민이 부족하면 식욕이 없어지고 식욕이 없으니까 식사를 제대로 못하게 되어 증세가 더욱 심해진다. 춘곤증의 원인이 비타민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되면 야채와 과일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비타민제를 보약의 개념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비타민은 결핍되었을 경우에 여러 가지 건강상의 문제를 야기하는 필수 영양소지만 필요량 이상으로 과잉 섭취하면 오히려 독성이 나타나기도 하므로 비타민제의 복용은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 춘곤증을 물리칠 수 있는 가장 좋은 식품은 봄나물이다.

봄나물에는 봄철에 부족 되기 쉬운 비타민 A, C, D 등이 가장 많이 함유되어 있다.

이 봄나물에는 봄철에 부족 되기 쉬운 비타민 A, C, D 등이 가장 많이 함유되어 있다. 흡연은 비타민 C를 대량으로 파괴하는 한 원인이 되므로 담배를 줄이는 것이 좋다.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과식하면 춘곤증이 더 심해지므로 꼭 아침 식사를 해서 점심 때 과식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한의학에선, 체질적으로는 소화기가 차고 약한 소음인이나 몸속에 열이 많은 소양인들이 춘곤증을 많이 호소한다고 한다. 그리고 외모상 마르고 신경질적인 사람이 더 심하게 느낀다고 한다.

우리는 제철 봄나물을 먹어야 하는 이유와 대표 봄나물을 이용해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을 소개한다.

봄나물의 효능는 달래나물식품영양학회의 설명에 따르면 냉이, 달래, 두릅, 원추리, 씀바귀, 취나물과 참나물 등에서 찾을 수 있는 사포닌성분은 위를 튼튼하게 해서 소화는 물론 혈액 순환도 돕는다고 한다. 인체의 면역력과 저항력이 높아져 각종 질병에 대한 치유력을 높이고, 세포 내의 효소들을 활성화시켜 피로 회복과 무력감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두릅, , 냉이 등에 들어 있는 쌉쌀한 맛인 탄닌성분은 세포의 노화를 방지하고 유해 성분의 체내흡수를 막으며 콜레스테롤의 분해를 촉진시킨다. 쑥 특유의 향과 쌉쌀한 맛을 내는 치네올성분은 소화를 돕고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두릅은 이름만 들어도 입 속에 향기가 돈다. 아마도 먹고 나면 하루쯤은 그 향기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두릅의 향은 우리에게 봄을 선사한다. 길고 긴 겨울을 보내고 나면 우리 몸은 자연히 나른해진다. 이를 예부터 춘곤증이라고 불렀다. 봄이 되면 피곤해진다는 뜻이다. 그런데 우리 조상들은 이에 대한 해결책도 같이 가지고 있었다. 바로 봄이면 산과 들에 지천으로 나는 봄나물들이 그 해결책으로, 봄이 되면 겨울 동안 떨어진 면역력을 회복하고 춘곤증을 이기기 위해 제철나물인 봄나물을 먹어야한다. 특히 봄에 새로 나는 어린 싹들 대부분은 약한 쓴맛을 갖는데, 약한 쓴맛은 열을 내리고, 나른해지면서 무거운 것을 치료하며, 입맛을 돋우는 작용을 한다.
봄에 나는 쑥이나 달래, 냉이 같은 채소를 두고도 나물이라고 하고, 채소를 무쳐 조리해 먹는 음식을 나물이라고 한다. 이렇게 채소라는 말과 혼용돼는 나물은 무슨 뜻일까? 나물에는 이름도 많다. ‘푸성귀라고도 하는데 이는 가꾸어 기르거나 저절로 난 온갖 나물을 일컬었다, 또는 남새라고도 하는데 이는 심어서 가꾸는 나물로 채마라고 하기도 하였다.

과거에 채마(菜麻)밭을 집에 두는 것은 기본이었다. 나물은 먹을 수 있는 풀이나 나뭇잎을 조미해 무친 반찬 모두를 통칭했다. 그러니 산이나 들에서 채취한 식물 또는 채소를 조미해 만든 반찬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 나물이다.

나물 채()자는 풀 초()자와 캘 채()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이중서 캘 채()자를 자세히 보면, 나무 목()자 위에 손의 모습을 본떠 만든 손톱 조()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즉 손으로 나무 위의 열매를 채집(採集)하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임을 알 수 있다. 나중에 풀 초()자가 붙어 나물 채()자가 되었다. 측 패집하는 풀이 나물이라는 뜻이다.
채마(菜麻)는 먹을 채소나 입을 삼베, 즉 먹을거리와 입을 거리를 말한다. 채마밭은 이러한 채마를 가꾸는 밭을 일컷는 말이다.

식용 가능한 야생식물의 재료를 총칭하기도 한다. 나물은 숙채와 생채를 일컫는다. 우리 일상식의 부식 가운데 가장 기본적이고 일반적인 음식의 하나로 나물의 재료로는 모든 채소와 버섯, 나무의 새순 등이 쓰인다.
우리 조상들이 즐겨 노래한 <농가월령가>의 정월, 이월, 삼월에는 나물에 관한 이야기가 특히 많이 나온다.
정월령에 엄파와 미나리를 무엄에 곁들이면 보기에 신신하여 오신채를 부러 하랴. 묵은 산채 삶아내니 육미를 바꿀소냐.”와 이월령의 산채는 일렀으니 들나물 캐어 먹세. 고들빼기, 씀바귀며 소로쟁이 물쑥이라. 달래김치 냉이국은 비위를 깨치나니.” 그리고 삼월령의 울밑에 호박이요, 처맛가에 박 심고, 담 근처에 동아 심어 가자하여 올려보세. ·배추·아욱·상추·고추·가지··마늘을 색색이 분별하여 빈 땅 없이 심어놓고, 갯버들 베어다가 개바자 둘러막아 계견을 방비하면 자연히 무성하리. 외밭은 따로 하여 거름을 많이 하소. 농가의 여름반찬 이밖에 또 있는가.”

과거부터 채소는 우리 민족의 생명줄이었다. 우리가 먹을 것이 없는 상태를 기근이 들었다고 표현하는데 ()’ 곡식이 여물지 않아서 생기는 굶주림을 말하고 ()’ 채소가 자라지 않아서 생기는 굶주림을 일컬었다. , 오곡의 곡물 못지않게 채소의 중요성을 가르쳤다. 먹을거리가 넘쳐나 영양과잉이 문제가 되는 현대 사회에서는 기근의 해결로서가 아니라 비만의 해결책으로 나물은 최고의 음식으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나물은 현대 사회의 먹을거리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생명줄인 것이다.

이렇게 산과 들에 지천으로 나는 나물 중에서도 가장 으뜸인 나물이 바로 두릅이다. 두릅은 두릅나무에 달리는 새순을 말하는데, 그 독특한 향이 일품이다, 두릅은 땅두릅과 나무두릅이 있다. 땅두릅은 45월에 돋아나는 새순을 땅을 파서 잘라낸 것이고, 나무두릅은 나무에 달리는 새순을 말한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두릅은 10여 종에 이르는데 봄철의 어린순을 먹고, 한문으로는 나무의 머리 채소라는 뜻으로 목두채(木頭菜)’라 한다. 자연산 두릅은 4~5월에 잠깐 동안 먹을 수 있는데, 요즘은 비닐하우스에서 인공 재배를 하므로 이른 봄부터 나온다.
두릅은 비교적 단백질이 많으며, 섬유질과 칼슘, 철분, 비타민B1, 비타민B2, 비타민C등이 풍부하다. 특히 쌉쌀한 맛을 내는 사포닌 성분이 혈액순환을 돕고, 혈당을 내리고 혈중지질을 낮추어 준다, 두릅은 이렇게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 영양적으로 우수할 뿐 아니라, 또한 간에 쌓인 독소를 풀어내는 효능이 있고 피와 정신을 맑게 한다. 냉이, 달래, , 원추리, 들나물 등 숱한 봄나물이 있지만 두릅은 사포닌 성분 때문에 최고로 치기도 한다.

두릅은 어떻게 조리해 먹는 것이 좋을까? 껍질에서부터 순, , 뿌리까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두릅은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방법을 가장 많이 알고 있지만 산적, 잡채, 김치 등 다양한 요리에도 향긋하게 잘 어울린다. 두릅은 어리고 연한 것을 골라 껍질째 연한 소금물에 삶아 찬물에 헹궈 건진다. 이때 두릅의 쓴맛은 몸에 좋은 성분이지만 거슬린다면 끓는 물에 데쳐서 찬물에 담가 쓴맛을 우려내면 된다. 삶은 두릅을 상온에 오래 두면 색깔이 변하므로 주의한다. 또한 오래 보관하고 싶으면 소금에 절이거나 얼리면 된다.

조선말기의 유명한 조리서인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도 두릅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생두릅을 물러지지 않게 잠깐 삶아 약에 감초 쓰듯 어슷하게 썰어 놓고 소금과 깨를 뿌리고 기름을 흥건하도록 쳐서 주무르면 풋나물 중에 극상등이요,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 많이 먹으면 설사가 나므로 조금만 먹는 것이 좋다고 했다. 두릅은 실제로 약한 독성분이 있을 수 있으므로 데쳐서 헹구어 먹는 것이 좋다.
이 봄, 우리는 다른 호사를 누리지 못하더라도, 나물중의 제왕, 두릅으로 향긋한 봄 향기를 느끼는 좋은 일만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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