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일기
덕산 김영석
깊은 산속 심마니가 되어 잠시 앉아 눈을 감고서
하늘과 땅 사이 계곡과 능선 사이 속삭이는
꿈들을 지켜봤다 태풍이 지난 것처럼 고요하고.
높은 나무들의 외침이 공기의 부력과 태양 광선은
언제나 유리하게 광채를 빛내며
얼굴은 상기하여 올려 치켜져.
내 발은 나무껍질을 부수기며 양말까지 벗겨져
태고의 원시인을 경험이라도 하는 듯
산 짐승을 멍하니 응시하고.
마음은 서서히 삼라만상을 회전시키며
모든 것 자연과 죽어가는 윤회를
맞이한다는 상념에 순응하기로 했다.
태양도 지고 달도 진다 내 삶이 어떤 변화도
내 눈을 의심하지 않으며 현재가 중요하기 때문에
숲속의 작은 변화도 감사하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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