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우리 이장님(37회)
칠량면 영동마을
박진수(60)이장
“마을봉사 소중한 기회 최선 다해야죠”
영동마을은 산 정상에 호랑이 형상의 바위가 있어 호암산이라 불리고 있는 산자락 아래 관공서와 금융기관, 학교, 상가가 밀집한 곳으로 칠량면의 중심마을이다. 마을 사장동(동쪽)이 솔밭 등으로 연결되어 거북이가 바다로 기어가는 형국과 같다고 하여 거북형국으로 전해진다. 또한 장흥군 관산읍과 대구면 마량면 완도의 여러 섬으로 갈 수 있는 교통의 요지로서 5일시장이 한때 활발하게 발달하기도 했던 마을이다. 그러나 칠량장은 강진~마량간 도로가 아스팔트로 확포장되면서 점점 쇠퇴를 맞았다. 교통이 편리해지자 칠량장을 이용하던 사람들이 강진 매일시장과 5일장으로 발길을 옮기게 된 것이다. 현재도 명맥은 유지하고 있지만 인구감소와 교통의 편리로 이제 옛날 칠량장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영동마을에서 3년째 이장을 맡고 있는 박진수 이장은 원래 영풍리가 고향이다. 영동마을로 이주해 온 지는 20여 년이 되었다. 박이장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성전면으로 가고 싶은 생각을 하다가 영동마을에 정착해 살게 되었습니다. 많은 생각 끝에 고향을 등지고 사는 것보다는 고향에서 사는 것이 낫겠다 싶었어요.” 영동마을에서 칠량가스를 17년째 하고 있으며, 논농사 2700여평, 축사 200평을 하기 때문에 매우 바쁜 몸이다. 또한 부인 임향란(59)씨는 방앗간을 따로 하고 있어서 영동마을은 물론 칠량면의 많은 소식을 금방 접할 수 있는 장소에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가스업이나 방앗간자체가 지역의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는 업으로서 자연히 많은 소식들을 듣게 된다는 것이다. 2남2녀의 자녀들, 영미(34) 현철(32) 현정(30) 민철(28)씨도 잘 성장하여 광주, 서울 등지에서 각자의 직업에 전념하고 있다. 방앗간을 할 만한 사람이 있으면 넘겨보려고 했지만 할만한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계속 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동마을은 소재지마을로서 약간의 인구 유동성이 있는 마을이다. 현재 25개의 상가와 89가호가 있으며 상가를 빼고는 거의가 65세 이상 고령화 되었다. 올해 재선되어 이장 일을 다시하게 된 박이장은 “행정을 빨리 지역민에게 전달해주는 일이 중요합니다. 마을을 위해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며 마을발전을 위한일이라면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지만 쉽지가 않습니다.”라고도 말한다. 무엇보다도 마을환경 개선을 위해서 다목적 창고나 우산각 등을 지어 마을 사람들이 다함께 이용할 수 있는 장소를 해보고 싶지만, 기금이 없어 힘들었다고 한다. 마을의 지리적 조건 등이 여의치 않아 공동수익을 낼만한 일을 벌여 나가기가 몹시 힘든 지역이라는 것이었다. 공동수익을 낼 수 있는 일을 만들어 보지만, 고령화되어 함께 할 사람자체가 없는 것도 애로점이다. 따라서 군에서 사업을 따오더라도 30%의 자부담을 마련하기가 힘들어 포기하게 되는 것이었다. “스스로 마음에서 우러나서 만들어지는 모금이라면 몰라도 강제성을 띤 모금으로 일을 할 수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또 나이드신 분들은 돈 들어가는 일을 안 하려고 하고요. 일단 우리마을 회관이 50년이 넘었어요. 그래도 어르신들은 회관의 담을 헐자고 하는 일이나, 새롭게 해보자고 하면 무슨 소리냐고 그래요.”라고 말한다. 40평 2층 스라브로 지어진 마을복지회관을 보자니 그 옛날 영동마을이 얼마나 큰 마을이었는지 짐작이 간다. 오래전부터 민주당 칠량면 협의회장을 맡아왔다는 박이장은 정치에 꿈이 없고 지역사람들과 열심히 살고 싶다고 말하다. “무엇보다 적이 생기는 일을 안 하고 싶습니다. 정치도 봉사하는 정신으로 해야지 권위나 개인의 이익을 얻고자 한다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칠량면에 군의원이 없어서 지역민들이 여러모로 어려움을 느끼기는 합니다. 몇 사람들이 말해오기는 하지만 제대로 하면 언젠가는 알아주겠지 하는 심정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호암봉으로 등산로가 나 있고 중간에는 멋진 정각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하고 있다는 호암산의 기상이 늠름해 보이는 영동마을이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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