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신문화의 큰별 탄허스님의 생생한 육성 법문
탄허스님의 선학강설①
유불선(儒佛仙) 삼교(三敎)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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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儒敎)는 정(正)으로써 교(敎)를 베풀고, 도교(道敎)는 높은 것으로써 교를 베풀고, 불교는 큰 것으로써 교를 베푼다. 그게 그 장범, 그 교리에 대한 장처(長處)를 들어서 얘기하는 말이다. 그렇다고 유교에 큰 것 높은 것 없다는 말이 아니고, 불교에 바른 것, 높은 것이 없다는 말이 아니다. 유불선 삼교의 장점을 들어서 얘기하면,
유이치세(儒而治世)하고
“세상을 다스리는 데는 유교,”
도이치신(道而治身)하고
“몸뚱이를 다스리는, ”수천 만 년 산다는 도교,“
불이치심(佛而治心)이라
“이 마음자리.” 우주만유의 핵심 “근본자리를 밝히는 데는 불교가 장원이고” 그렇다.
그렇다고 해서 불교로 정치를 못한다는 말이 아니고, 또 유교로써 마음을 못 다스린다는 말이 아니거든. 그 장점을 가지고 얘기하자면 그렇게 된다는 게지. 어떤 것이 깊으냐, 어떤 것이 옅으냐, 어떤 것이 우(優)하냐 어떤 것이 열(劣)하냐 이걸 따지는 거다.
남송(南宋) 효종(孝宗) 황제가 ⌜원도변(原道辯)⌟이라는 논문을 지었더. 원도에 대한 변을 지어서 하는 말이
이불치심(以佛治心)하고
“불(佛)로써 마음을 다스리며”
이도치신(以道治身)하며
“도로써 도교로써 몸을 다스리며”
이유치세(以儒治世)
“유교로써 세상을 다스린다.”
이것이 유불선 삼교의 장점을 들어서 대의로 하는 말이다. 장점을 들어서 예기를 하니까, 그러면 마음이나 몸뚱이나 세상이나 그중 하나도 다스려지지 않을 것이 없다. 그렇다면은 이 유불선 삼교 중 어찌 하나라도 폐해서 되겠느냐 이런 말이다.
공자와 진시황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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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는 중국에서 오륜삼강(五倫三綱)을 가지고서 인륜을 바로잡았다. 오륜삼강, 오행(五行), 예악형정(禮樂刑政)으로 정치를 하고 그래서 천하가 태평하였는데, 진시황(秦始皇)이 유교를 아무리 뚜드려 뿌수고자 하여도 부시지 못했다. 분시서(焚詩書) 갱유생(坑儒生), 진시황이 시서(詩書)를 다 불질러버리고, 유교하는 유생 선비는 구덩이를 파가지고 생으로 매장해버리고, 그렇게 해서도 유교는 없어지지 않았다.
그게 왜 그렇게 됐는고 하니, 이게 인과학(因果學)으로 볼 거 같으면, ⌜공자가어(孔子家語⌟가 지금 세상에 돌아다닌 거는 3권인데, 72권 공자의 언행록(言行錄) ⌜공자가어⌟에 이 이야기가 아주 자세히 나와 있다.
공자께서 어디 길을 가시는데 어느 동구를 지나가다 보니까 웬 여자가 대성통곡을 한다. 그래서 왜 그러느냐 물으니까, 그 당산나무에 제사를 지내는데 천 년 묵은 지네가 있어 제삿날이 되면 그 동네가 쏘(沼)가 되어버려. 지네 집에 사람 하나를 넣어야 하는 데, 서로 안 죽을라고 하지 제삿밥이 되려는 사람이 누가 있나. 그래 고을 사람들이 제비를 뽑는데 마침 청상과부 아들놈이 걸렸다. 그렇게 꼭 걸리거든 대개 군인 가서 죽는 것도 흔히 외아들놈이 죽지.
그 과부가 대성통곡하는 거라. 공자께서 수레를 타고 자로(子路), 자공(子貢)이가 끌고 가는데, 그걸 보시고 대신 들어가면 어떻겠느냐고 그러니까 동네 사람들이,
“하이고 감사합니다만 저렇게 점잖으신 선생님이 어떻게 대신 그럴 수 있습니까?”
“저 부인 아들을 대신해서 내가 들어가겠다.”
다음 날 집이 있는데 공자가 그 속에 떠억 들어가서 앉았어. 홍두깨같이 큰 놈의 지네가 무지개 같은 시퍼런 독을 당산나무에 뿌리는데 공자는 까딱없단 말이야.
이 세상에 제일 무서운 것이 정력(定力)이라는 걸 여러분들이 알아둬야 한다. ‘정할 정(定)’자 정력. 다시 말하면 도력(道力). 도력은 정력이라고.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마음이 부동(不動)된 거. 정력, 도력이다.
그래 공자가 앉아 있었는데 지네가 그렇게 무지개 같이 그 독기를 시퍼렇게 밤새도록 품어도 끄떡없었다. 결국 지네가 자명을 해버렸거든. 독을 품다가 지가 퍼져 가지고. 그 이튿날 동네 사람들이 지네가 다 먹고 난 뻑따구를 챙겨사 장례를 치를라고 문을 열어보니 그대로 까딱없이 앉아 있단 말이야. 지네만 죽었어. 그래서 지네를 가져다 불을 질렀는데, 그 지네의 독기가 무지개같이 공중으로 솟았다.
그래서 공자께서 예언하기를 100년 후에 필해오도자(必害吾道者)라. 저 독기 그놈이 100년 후에 반드시 내 도를 해칠 것이다. 바로 진시황이 천 년 묵은 지네의 후신이라는 거야. 자기는 무의식이지만 원수를 갚느라고 진시황이 돼 가지고서는, 어쨌든 이 공자교 하는 놈들은 그저 다 생매장이고 공자의 학설이라는 거는 다 불 싸질러버리고 공자는 이미 그걸 알고 칠서(漆書)를 벽에다 간직했다. ⌜천자문(千字文)⌟에 ‘칠서벽경(漆書壁經)’이라고 그러지. 칠서가 벽에서 나온 경이라고. 공자는 몇 대손이 이 벽을 허물고서 집을 수리하다 보니까 벽 속에서 칠서가 나왔다. 그래서 유전(遺傳)이 된 거야. 놔둔 건 뭔고 허니 점서(占書). 점술은 진시황 자기가 필요하니까. ⌜주역⌟도 점서라고 안 없앴어.
민손(閔損)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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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건(閔子騫)은 공자의 큰 제자이고, 증자(曾子) 다음가는 철천지(徹天之) 효자다. 민자건이 일찍이 자기 어머니를 잃고 계모 슬하에서 컸는데, 계모가 동생 삼형제를 낳았다. 그의 아버지가 한겨울 수레를 끌고서 어디 길을 가다가 쉬는데, 민자건이 벌벌벌벌 떨었다. 그 아빠가
“왜 그렇게 떠느냐? 핫옷을 입었는데 말이다.”
“추워서 그럽니다.”
(아들이) 그랬다. 옷을 살펴보니 솜 대신 갈대꽃을 넣은 것이었다. 갈대꽃이 솜모양 부풀기만 하지 추울 거 아니야. 계모가 자기가 낳은 아들들은 솜으로 하고 전취 소생 민자건이는 갈대꽃을 속에다 넣어서 옷을 해 입힌 것이었다. 그래서 벌벌벌벌 떨었어. 민자건이 아버지가 그걸 이제 발견했거든. ‘세상에 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괘씸해서 집에 돌아와 그냥 그 둘째 마누라를 내쫓으려 그러는 거라. 그러니깐 민자건이 벌벌 꿇고 앉아 빌었다. 뭐라고 빌었는고 하니,
모재(母在)에 일자한(一子寒)하고
“엄마가 집에 있으면 한 아들, 나만 벌벌 떨게 돼” 그게 아니라
모거(母去)면 삼자한(三子寒)이라
“엄마가 나가게 될 것 같으면” 거기서 난 “세 아들이 벌벌 떨어” 그러니 제발 내쫒지 말으소.
민자건의 이 행실. 얼마나 효자야.
#공자의 제자 중에 한 사람인 민손의 효행에 고나한 유명한 고사로 ‘민손단의(閔損單衣)’라 한다. 민손은 노(魯)나라 사람으로 자는 자건이라 하여 흔히 민자건이란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효도와 더불어 강직하기로 유명하고, 덕행과 실천이 뛰어나 공자로부터 칭찬을 많이 받았다.
#현대 한국어에서 철천지는 ‘철천지원수’와 같이 매우 부정적인 용례로 주로 쓰이나 여기서는 ‘하늘에 통한다’, ‘하늘에 사무친다’는 원래 한문의 뜻으로 썼다.
세 벼리(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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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위신강(君爲臣綱)
“임금은 신하의 벼리가 된다”
부위부강(夫爲婦綱)
“남편은 부인의 벼리가 된다”
부위자강(父爲子綱)
“애비는 자식의 벼리가 된다”
불교에서는 육시통(六神通), 즉 여섯 신통 중에 삼명(三明)을 추려놨다. 천안명(天眼明), 누진명(漏盡明), 숙명명(宿命明). 중요하니까 그걸 추렸다. 그와 같이 삼강(三綱)에 삼강오상(三綱五常)은 내가 오륜삼강이라 하는 말인데 이것도 추렸단 말이야. 오상에서 추려서 삼강이라 그런다. 세 벼리, 으뜸되는 것이다.
<정리 송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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