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교양칼럼13
종교로 바라보는 사생관3
이형문(수필가· 영랑기념사업회 자문위원)
5) 힌두교
힌두교하면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생소한 종교이지만, 인도라는 나라 이름이 "힌두"와 같은 어원이라는 점부터가 이들의 유구한 역사를 짐작케 합니다. 인더스 문명과 함께 기원전 2500년에 발생하여 후에 바라문교와 합해져 불교를 파생시킨 인도의 토착 종교로써 4000여년이 지난 오늘에도 인도 10억 인구의 84%가 이 종교를 신봉하고 있으며, 네팔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 많은 신도를 가진 종교 분포 형태입니다. 이 종교는 마치 사람이 계절에 따라 헌 옷을 벗어버리고, 새 옷을 갈아입듯이 이 몸속에 살고 있는 "아트만"도 낡은 몸뚱이를 벗어버리고, 다른 새 몸뚱이로 옮겨가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풀벌레가 풀잎 곁에 다다르면, 다른 풀잎을 잡고 건너가듯이 이 아트만도 지금 머물고 있는 이 육신을 벗어 버리고, 다른 육신으로 건너간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인도의 고대 경전에서 힌두교의 일관된 정신은 불교 윤회사상(輪廻思想)의 원류와 같습니다. 사람의 신분을 이른바 "가스트제"라고 하는 사성계급(四性階級)으로 나누어 철저 하고도, 가혹한 영구불변의 차등을 두고 있지만, 그들은 비록 자기가 하층 천민 계급으로 태어났더라도, 그것은 전생에 업보(業報)라고 믿기에 불만 없이 이를 감수하고 살아갑니다. 동시에 현세에서 선업(善業)을 많이 쌓아 다시 오는 내세(來世)에는 상층계급으로 태어나도록 준비하고, 나아가서는 지배계급으로 태어난다 하더라도 그것은 윤회(輪廻)를 거듭하는 영겁(永劫)속에 한 찰라에 불과 한 것이어서 궁극적으로는 윤회의 사슬에서 완전히 벗어나 해탈(解脫)을 추구한다고 합니다. 그러기에 삶은 삶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존재하고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잘 살아야 한다는 말은 곧, 잘 죽어야 한다는 말이요, 잘 죽어야 한다는 것은 다시 태어나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것이 곧 해탈(解脫)이라고 합니다.
6)불 교 (佛 敎 )
불교는 한마디로 말하면, 내가 스스로 깨우치는 길이며, 깨우치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종교입니다. 2600여 년 전에 옛 인도의 카필라 성에서 왕자로 태어난 석가모니 부처님은 오랜 수행과 고행을 거쳐 깨달음을 얻은 뒤 45년 동안 인류에 가르치고, 실천하는 자비정신의 종교입니다. 불교의 팔만대장경이 기독교의 신약, 구약을 합한 것보다 경전의 수량이250배나 됩니다. 29세에 출가하여 6년 동안의 처절한 수도와 고행을 통해 35세에 깨달음을 얻고, 80세에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45년 동안의 긴 날의 말씀을 통해 가르침을 준 경전입니다. 무려 500명의 제자들에 의해 모아지고, 편찬된 경전으로 우리나라는 삼국시대, 고려시대를 거처 조선왕조에 이르러 오늘 날에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동양권이면서도 인도에서 발생한 불교는 유교나 도교와는 달리 내세관(來世觀)이 뚜렷합니다. 죽음은 곧 다른 삶의 시작이요, 종말이 아니라고 봅니다. 전생(前生)의 업보에 따라 금생(今生)에 태어나서 다시 업을 짓고 죽으면, 그 업과(業果)에 따라 내세가 열리지만, 반드시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으로 또는 축생으로 각자 자기가 지은 업(業)에 따라 윤회유전(輪廻流轉)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업(善業)을 닦고, 내세를 예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삶의 형태라고 합니다. 그러나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 해도 사바세계에서 생로병사(生老病死)의 사고(四苦)를 면할 수 없기 때문에 윤회의 고리를 끊고, 그 사슬에서 벗어날 것을 추구합니다. 그것이 곧 해탈(解脫)이요, 그래야 비로소 극락세계에 가서 부처가 되는 성불(成佛)을 이룬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윤회사상은 정업을 닦으면 서방정토에 왕생한다는 대승불교의 정토신앙으로 마음이 맑으면 대지가 맑아진다는 선종(禪宗)의 자성필타(自性弼陀) 신앙으로 발전 합니다. 그리하여 삶과 죽음이란 둘이 아니요, 하나라는 생사일여(生死一如)의 미학으로 승화되고, 죽음이란 한조각 뜬구름이 스러지는 것이요, 삶이란 한조각 뜬 구름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생사를 한마디로 표현해 생야일편부운기 사야일편부운멸(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이라합니다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열 사람에게 지옥 가고 싶은 사람 손 들어보라 하면 아마도 한명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극락 세상에 가고 싶은 사람 손들라고 하면, 모두가 손들 것이 뻔합니다.
그러나 좋다는 천국 지금 당장 갈사람 손들어 보라고 하면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옛날 우리 조상님들이 말하기를 "개똥밭에 굴러 살아도 이승이 좋다"고 했습니다. 또, 죽은 정승이 산 개만도 못하다'라는 속담입니다. 지금 우리 인간이 매일 숨 쉬고, 움직이고, 바라보고, 느끼는 바로 이 세상이 현실적 극락정토입니다. 이 우주의 오묘한 대 자연의 수, 화. 풍(水火風)인 자연의 이치(理致)는 하느님의 섭리로 이룩한 말 그대로의 천국, 극락으로 만들어 놨기 때문에 제멋에 겨워 만끽하며 살아갈 의무가 당연합니다. 거기다 마음 하나를 네 마음대로 쓰라고 허락해 주셨습니다. 인간들이 이 허락받은 마음을 함부로 쓰니까 벌을 주는 것이고, 심할 때는 지옥에 보내 버리는 것이지요. 그러니 사는 동안 남에게 좋은 일 하다가 죽을 때만이 천당 혹은 극락 세상에 갈수 있다는 아주 깊고 깊은 진리의 말씀이 부처님이나 예수님의 말속에 들어 있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무한한 은혜와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 날까지 열심히 살아갑시다.
진정한 값진 행복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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