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나은 사회를 위해서는 갈등의 고리가 끊어져야
윤 충현 농촌공사 강진 완도 지사장, 영랑기념사업회장
인간은 끊임없는 갈등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인 것 같다. 물질만능주의의 시대이다 보니 삼시 세끼 편안히 먹는 만족보다는 좋은 차, 좋은 집, 혹은 남보다 더 자극적인 향락추구에서 갈등은 더욱 증폭되는 게 아닐까. 말하자면 자신에게 주어진 여건에 만족하기보다 더 많은 물질추구를 하다보니 무리가 따르고 치열한 경쟁도 유발되며 끝내는 인간적 갈등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술 한 잔을 마실 때에도 더 비싼 집, 더 말초적 자극을 주는 집을 찾다보면 그것을 못하는 사람은 비참함을 느끼게 되고, 더 많은 돈을 벌어야겠다는 욕심에 오히려 불행을 자초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절제와 자제가 아니라 끊임없이 일어나는 향락에의 유혹에 쉽게 흔들리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곤 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사람들의 가치기준이 물질이고 곧 그것이 인격으로까지 연결될 정도의 물질만능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사람의 내면 깊숙이에는 삶의 목표를 좀더 종교적 차원,정신적 차원에서 머물기를 갈구하지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한 발짝만 떼어도 돈 없이는 움직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잣대를 종교나 정신적 차원으로 두는 사람과 말초적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과는 차이가 생긴다. 말초적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은 반드시 물질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자기중심적, 혹은 에고티즘으로 흐르기 쉽고, 그것으로 인해 갈등을 체험하게 된다. 왜냐하면 상대방을 이겨야만 물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물질을 추구하려는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갈등은 사회적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
그 옛날 우리는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다. 지금도 농사를 짓고 살지만 70년대만 해도 이웃과 더불어 농사를 짓지 않으면 안 되었다.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았기 때문에 상부상조의 정신이 강했다. 콩 한쪽도 나눠먹고 이웃의 기쁨과 불행을 내 것처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세태는 각박하다 못해 인간적인 면까지도 송두리째 날아가서 남의 꼴을 아예 보기조차 싫어하는 모순의 갈등이 심화되었다. 사돈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플 정도가 아니라 못 먹는 감 찔러본다는 놀부의 심보가 더 판을 치고, 대신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는 불과 물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인간적 갈등을 풀어나가는 방법으로는 좀더 도덕적으로 우리들의 생활을 묶어두는 훈련이 필요하다. 여성상위시대로 접어들면서 도덕을 말한다는 것은 시대적 착오처럼 들리지 모르겠으나 이제는 ‘유연한 도덕’‘현실에 맞는 도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향교와 같은 시설 또는 그곳에 모여드는 유교인(儒敎人)이 있음으로 인해 큰 틀에서 유지되고 있는 것처럼 유교를 근본으로 한 새로운 판단과 생각을 뜻한다. 또한 부모에게는 효도하고 이웃과는 정을 나누며 선후배간에는 서로 존경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전통적 유교관념을 반추하면서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불교 또한 이미 우리의 정신적 유산이 되었고, 기독교 역시 우리 사회에 정착한 지 2백년이 흘렀으므로 불교와 기독교의 정신으로도 가능할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이제 배고픈 시대를 넘어서서 인간답게 사는 것이 목적이 된 시대이다. 그러나 욕심이 불러일으킨 향락에의 욕심, 또는 남위에 군림하려고 하는 명예의 욕심으로 인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그것이 원인이 되어 갈등을 초래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갈등은 우리 모두를 피곤하게 하고 나아가서 발전과 행복을 저해하는 앙금의 역할을 한다. 이러한 인간적 갈등을 푸는 길은 갈등의 원인이 바람직한 삶의 태도와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 밖에 없다. 향락의 뒤에는 즐거움보다는 고통이 뒤따르고, 물질의 추구 뒤에는 허망과 허탈이 뒤따르고, 명예의 욕심 뒤에는 추락과 외로움이 뒤따르며, 자기만의 이기적인 태도 뒤에는 타인으로부터 질시가 뒤따른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곧 인간적 갈등을 푸는 길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도덕적 종교적 제고를 통해 노력하고 실천했을 때 갈등이 없는 밝은 사회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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