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청자축제 홍보를 위한 자전거 라이딩 후기
임진각에서 강진까지
김동섭(강진군 안전관리팀, MTB 동호회원)
이번에 강진에서 임진강까지 라이딩 계획은 2011. 7. 30～8. 27일(9일간)까지 열리는 국가지정 대한민국 대표축제인 강진청자축제를 홍보하기 위해 몇몇 회원들이 의기투합 결의하여 2011. 6. 23 ～6. 26(3박3일)간 추진기로 결정하였으며 한편으로 그동안 강진MTB 동호회원들이 꿈을 꾸어 왔던 오랜 숙원사업이기도 하였다.
6. 23일 오후 6시경 모두를 라이딩에 필요한 장비를 주렁주렁 매달고 군청 앞에서 출발하기 위해 회원들이 모여들고 강진 MTB동호회장을 비롯한 임원님들께서는 공동으로 쓸 물건들과 라이딩 중에 밥을 지어 먹을 수 있는 음식들과 간식, 그리고 강진군 보건소에서 지원한 비상약품과 자전거 공장에 대비하여 정비기구를 챙기고, 일단 임진각 까지 회원들과 물건을 실고 갈 전세버스와 화물차에 청차축제 대형 홍보 플래카드를 양옆으로 부착하고 군청 앞 광장에서 간단한 출정식을 가졌다.
가는 도중 경비를 아끼기 위해 휴게소 주차장에서 관리인의 못마땅한 눈치를 보아가며 정성껏 지워온 밥과 맛있는 음식으로 저녁을 마치고 버스에 기대어 잠을 청하여 보지만, 장마철 창밖에는 간간히 비가내리고 과거 예전에 다녀왔던 임진각 라이딩을 경험삼아 내일부터 회원들과 계획대로 라이딩을 안전하게 무사히 마치고 귀환하여야 한다는 압박감에 잠을 설치고, 일부 회원들은 들뜬 마음에서인지 시종일관 이야기하고 수다를 떨다 새벽녘에야 잠이 들었다 싶더니 갑자기 버스가 멈추어 서고 버스 엔진소리가 꺼져 창밖을 내다보니 눈에 익은 임진각이 어둠속에 우리를 반겼다.
24일 새벽 2시 회원들은 모두를 잠을 깨고 버스에 내려서 임진각 망향 탑과 인근 “철마는 달리고 싶다” 전시장에 전시된 녹슨 증기기관차와 열심히 나라를 지키고 있는 군인들이 서있는 철책을 바라보니 남북전쟁이 일어 난지 어언 60년이 지난 지금 비록 전후 세대들이지만 왠지 모를게 숙연한 마음과 더불어 이름모들 수많은 못다 핀 젊음 목숨과 피를 뿌려 이 땅을 지켜준 그분들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다. 우리들의 국가관에 대한 재정립의 기회로 삼고 머릿속에 되새기면서 다시 한번 남북 분단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오늘 첫 라이딩을 위해 잠시 남은 시간을 이용 비좁은 차에서 뒤척이며 새우잠을 다시 청하고 새벽 5시에 기상하여 겨우겨우 공동 화장실에서 세수만 하고 간단한 간식을 통해 약간의 배를 체우고 장비점검을 마친 후 대충 임진각 망향비와 조형물 앞에서 대충 사진을 찍었다. 비가 약간씩 내리고 있으나 기상과 관계없이 14명중(여성4명) 두명은 운전, 한명은 도로안내를 담당하고 11명이 드디어 서로 힘을 내라는 격려와 함성을 지르고 고향 강진을 향해 페달 힘차게 디디며 출발하였다.
첫날 오늘은 국도1호선을 따라 문산, 파주, 일산, 고향, 서울, 한강 행주대교를 넘어 한강과 안양천에 잘 정비된 자전거 도로를 타고 의왕, 수원을 지나 천안까지 160km 달릴 예정이다.
흐르는 빗줄기는 온몸을 적시고 긴장된 마음은 왠지 모르게 불안하기만 했다. 국도1호선을 계속 달리다 아니나 다를까 출발한지 불과 몇 분도 되지 않아 도라산 역에 가까운 국도와 교차한 문산 철길 건널목에서 한 회원이 넘어지자 뒤 따라온 4명의 회원이 덮쳐 5명이 동시에 철로 위를 떨어져 뒹굴었다. 사고 원인은 출발하기 전 전원 로드바퀴를 장착 하였는데 이 로드바퀴가 도로방향에서 45°방향으로 설치된 기차 철도길에 비가 와서 미끄러운 철길에서 마찰력이 산악보다 떨어져 그만 미끄러진 것이다.
모두들 깜작 놀라 일으켜 세워 확인해보니 맨 앞에서 넘어진 이의섭님이 엄지손가락 뼈가 이탈 골절되었으나 놀랜 나머지 본인이 바로 뼈를 원위치에 맞추어 넣고 그리고 부회장인 김우열님과, 박선미님, 장동윤님, 신혜숙님이 가벼운 찰과상과 약간에 충격을 입었으나 대충 가져간 상비약으로 치료를 하고 잠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다행히 수습이 되어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달리기 시작했다.
출근시간 점점 빗줄기는 굵어지고 수도권으로 접어들수록 차량들은 여기저기서 밀려들어와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환경이 점점 좋지 못하였다. 허기진 배고픔을 참아가며 오전9시가 체 넘어서 비를 피할 노견 한적한 장소를 찾아 아침에 임진각 화장실에서 지어온 밥과 음식솜씨가 탁월한 이병연 회장님 사모님과 강성철님의 사랑하는 부인 장우정님께서 같이 만들어 온 맛있는 반찬에 아침을 해결하였다. 정말 꿀맛 이었다.
국도1호선을 접어들어 수원까지 달려 나갔다. 길거리에 늘어선 수많은 자동차를 사이로 대형 청자축제 홍보 플래카드를 양편 옆으로 두른 전세버스와 화물차를 앞뒤로 배치하고 그 가운데 우리 자전거가 열을 맞추어 달렸다. 비는 계속에서 내리고 신호등 때문에 가다서다 수없이 반복하는 동안 몸은 지쳐가고 한시가 다되어 어느덧 수원 근처까지 다가와 수원 부근에 있는 한 휴게소에서 멈추어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한 후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오산시를 경우 드디어 평택시까지 다가왔다 아직도 경기도 벗어나지 못하고 차량들이 많이 통행하여 여전히 자전거를 제대로 탈수가 없었다. 회원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천안시를 향에 질주했다. 주로 내가 맨 앞에서 달리면서 마라톤 페이스메이커처럼 속도를 조절하며 달려 나갔다. 회원들의 얼굴 표정은 힘들어하는 모습이 역력하게 들어나 있었다.
“자! 조금만 참고 더 달리면 우리의 목표인 천안에서 자고 쉴 수 있겠구나” 하고 모두를 열심히 달렸다.
중간에 힘들어하는 몇몇 회원들은 잠깐씩 버스로 이동하여 휴식을 취하다 잠깐 어느 사이 뒤를 돌아보면 자전거를 열심히 타면서 따라와 주었다. 이정도 속도와 거리를 달리려면 매일같이 훈련을 하지 않으면 도저히 탈 수 없었을 거리이다. 서로 말은 하지 않지만 비와 싸워가며 멀고도 먼 길을 끝없이 달리는 회원님들이 너무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부분 모든 회원들이 버스를 타지 않고 자전거로 달렸다. 잠깐잠깐 쉬는 사이에는 준비해간 간식을 열심히 먹었다. 자전거는 다른 운동과 달리 배고프면 할 수 없는 운동이다. 아마 배불리 먹고 곧바로 운동을 할 수 있는 종목은 자전거뿐일 것 같다.
쉬는 동안 쉬지 않고 내내 이것저것 배를 채운다. 주로 고열량인 바나나, 비스킷, 초콜릿, 과자, 음료, 그리고 약간의 병영 설성막걸리이다.
비가 계속 내리는 데도 불고하고 멈추지 않고 천안시 소재지를 통과하고 그 유명한 천안 삼거리도 통과하고 드디어 내일 목표인 전주시 가는 방향으로 한 모텔을 잡고 오늘은 여기까지 라이딩을 마무리하였다.
정말 부지런하고 친절한 차후 강진MTB회원이신 최정필 전세버스 기사님의 배려로 차안에서 저녁을 먹고 한참을 수다를 떨고 나니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와 모두를 일찍 곤히 잠을 이루었다.
새벽4시가 되어 밖에는 여전히 빗소리가 들려왔다. 창밖을 내다보니 약간의 이슬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하늘을 덮은 먹구름이 금방이라도 많은 비가 곧 쏟아 질것만 같다. 어디선가 물파스 냄새가 흘러나와 모텔을 뒤덮는다. 방문을 열어보니 모두를 무릎관절 다리 근육에 물파스를 연신 뿌려대고 있다. 어제 하루 종일 자전거를 탔으니 평소 운동량이 부족한 회원들은 아마 많이 근육이 무리가 갔었을 것이다.
오늘도 국도1호선과 23호선을 여러 번 갈아타며 전주까지 170여km를 달려야한다. 오늘부터는 산악지대로 접어들어 정말 자전거 타는데 정말 고비가 찾아온다. 이제부터는 자기 자신과의 끝없는 싸움이 시작되는 것이다. 인간이 고통을 참을 수 있는 한계점까지 도달한다. 내가 무엇 때문에 왜 이 고통을 참아가면서 달려야하는가? 국가관, 애향심, 사명감, 성취감, 나 자신을 위한 것인가, 아님 우리 고향발전을 위한 것인가 끝없이 달리며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가장 생각나는 것은 가족이다. 나를 낳아준 부모, 사랑하는 아내 그리고 우리 아들딸들. 이 정도를 견디지 못하면서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약한 마음으로 이 험난한 사회에서 끝없는 무한의 경쟁 속에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무엇보다도 이러한 따듯하고 사랑의 가족이 있기에 그동안의 삶을 반성하고 수없이 자신을 채찍질 하고 또 채찍질하며 달려 나간다.
오후에는 이런저런 생각에 너무 앞질러 가다 회원들이 빨리 나간다는 성화가 빗발쳤다.
비는 계속오고 부상에도 불구하고 완주를 하고 있는 강성철님, 이의섭님, 신혜숙님, 김우열님의 투지는 정말 대단했다. 아침 5시부터 또다시 전주를 향해 모두를 힘차게 페달 질을 하였다. 비를 피해 잠시 어떤 한 공장 앞 광장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또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도심에서 벗어나 도로에는 차량들이 줄어 자전거 타기가 훨씬 편해졌다. 속도도 제법 붙었다. 오르막길에선 보통 30km/h 정도 달리고 평지나 내리막길에서는 보통40～50km/h까지 달려 나갔다. 오늘도 물파스 냄새가 진동한 몸을 이끌고 오전에는 맨 선두에 김우열님께서 열심히 리더를 해나갔다. 그분의 애칭이 일명 슈퍼맨이다. 비닐 비옷을 걸치고 달리는 모습은 마치 슈퍼맨을 연상케 한다.
앞에서는 이병연 회장님과 박경호재무님께서는 운전을 하면서 지도를 보고 방향을 잡으면서 속도를 조절하고 식사와 잠자리까지 책임을 다하며 분주히 움직인다. 자전거를 같이 타면서 부지런히 식사와 간식을 제공하고 계시는 장우정, 김효숙, 박선미, 신혜숙 여성회원님들께 미안함과 더불어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다름 회원님들도 각자의 임무가 주어져 성실하게 책임을 지고 끝없이 달린다.
이와 같이 국토대장정 자전거 라이딩에 참여한 회원들은 한분도 빠짐없이 각자의 임무를 갖는다. 식사, 잠자리, 길안내, 운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한분도 낙오자가 없이 시간을 맞추어 안전하게 라이딩할 수 있도록 팀을 잘 이끌어 가는 페이스 조절 등 팀워크가 맞지 않으면 절대 추진할 수가 없는 것이다.
오늘은 전주에서 오늘 모든 일정을 마치도록 계획했으나 차량통행량이 줄어들고 한적란 국도를 달리다 보니 제법 속도가 붙어 점점 빨라지더니 오전에 전주부근까지 도달했다. 급하게 일정을 수정하여 정읍에서 여정을 풀고 다음날 광주광역시 번화가를 라이딩 하기로 결정했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제주도를 거쳐 서해안으로 폭풍 메아리가 다가오고 있다고 한다. 임진각을 출발 계속 비를 맞으며 왔는데 내일부터는 또 다른 적 바람과 싸워야 한다니 걱정이 된다. 부지런히 달려 정읍시에 도착했다.
오늘에 보금자리를 정읍시가지에 찾아 해매였으나 마땅히 자리를 잡지 못하고 정읍 내장사로 가기로 결정, 다시한번 남은 힘을 다하여 내장사에 도착하여 잠자리도 정하고 맛있는 저녁을 먹고 나니 마침 우리를 안전하게 뒤에서 막아주고 계신 최정필기사님의 생일이라고 하여 집에서 아내가 끓여준 정성어린 미역국도 못 먹고 미안한 마음에 조금이나마 아픈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생일 케익을 준비해서 축하해 주고난후 편안한 잠을 이루었다.
6.26일 삼일 째 마지막 날이다. 오늘은 장성을 거쳐 광주광역시에서 청자축제 홍보를 하고 나주 영암을 거쳐 170km를 달린 후 그리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바람이 심하게 불고 빗방울이 거세게 몰아 닥쳐 예사로운 날씨가 아닌 듯 하고 TV에서는 태풍 때문에 계속 재난방송이 흘러나오고 있다.
오늘 마지막 라이딩이 걱정되어 이병연 회장님 방에 들렀더니 지도를 보고 계시면서 오늘 우리가 갈 루트를 정하고 계셨다. 담양방향으로 갈 것인가, 아님 국도1호선을 타고 장성 방향으로 갈 것인가, 모두를 국도이기 때문에 경사도가 적을 것이라 판단 하나같이 장성에서 광주광역시 시가지로 들어가자는 의견이 많아 국도1호선을 택하여 아침 일찍 출발했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자전거가 심하게 흔들리고 보호안경 사이로 빗물이 파고들어 눈을 잘 뜰 수가 없었다. 산악지대인 장성내장사를 빠져나와 모두를 평야지대에 놓인 평탄한 길을 예상 했는데 이상하게 산으로만 길이 연결되더니 저 멀리 높게 우뚝 솟아오른 산위로 아스라하게 길이 놓여져 있었다.
알고 보니 그 험난한 갈재봉 530M, 여시굴 피하려다 호랑이굴 만난 격이다. 차량 매입관계로 어제 늦게 합류한 김창석 회원과 나는 선두로 나서 온힘을 다하여 갈재를 올라갔다 산악지대여서인지 태풍메아리가 일정한 방향이 없이 아무데서나 거세게 불어 닥쳐 자전거가 중심을 잃어 제대로 탈 수가 없었다.
마지막 남은 힘을 쏟아 부어 겨우겨우 갈재 정상에 올라가 한참을 기다리니 여러 회원들이 자전거를 끌고 올라오고 있었다. 다시 합류해서 길고긴 못재 터널을 지나 광주광역시 서구로 진입하자 여러 차량 운전자들이 우리를 보고 고생한다고 격려도 해주고 청자축제에 대해서 문의도 해주셔서 너무나 고마웠다. 광주광역시청을 방문 청자축제 홍보를 하고 기념사진도 찍고 광산구 송정리 부근에서 게장전문식당에서 정말 맛있는 게장에 점심을 먹었다.
이제 강진까지 60km 남았다. 태풍이 지나갔는지 바람이 불긴 하는데 하늘을 보니 더 이상 비가 오지 않을 것 같았다. 라이딩 내내 우리를 괴롭혔던 비가 그치고 처음으로 비가 갠 맑은 상태로 라이딩을 할 수 있었다. 모두를 힘을 내서 마지막까지 안전하게 도착하자는 결의에 큰 함성을 지르고 나주를 향하여 출발했다.
나주 영산포에 도착 홍어를 사서 막걸리에 간단하게 간식을 먹고 다시 달렸다. 힘을 내자 힘을! 모두를 마지막 사력을 다해 달리고 있는데 영암군 덕진면 부근에서 송철종회원님을 비롯한 일부 회원들이 마중을 나왔다. 회원들을 보니 그 동한 고생했던 생각과 성취감에 나도 모르게 감격의 눈물이 흘려 내렸다. 나만 그런가 싶어 눈물을 감추었으나 모두를 다 한결같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 무사히 강진까지 왔다! 너무나 기쁘고 또 기뻤다.
비밤람이 몰아치는 악조건에서도 오늘 이렇게 무사히 저 북단 임진강에서 강진까지 무사히 도착하게 해준 우리 모두에게 서로 감사하고 격려하였다. 500여km를 무사히 목적을 달성하고 돌아온 회원들을 위해 마중 나온 모든 회원들과 정말 따뜻한 저녁 환영의 만찬을 즐겼다.
대한민국 대표축제인 제39회 청자축제 성공과 강진발전을 위해 3박3일 동안 임진각에서 강진까지 라이딩을 위해 노심초사 고생하고 애 많이 써준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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