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고을신문 : 이현숙기자의 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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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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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기자의 횡설수설
선거를 축제처럼 하자

 

이현숙기자의 횡설수설


선거를 축제처럼 하자

 

  ‘선거’하면 어떤 것들이 떠오르는지 며칠 전 누군가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돌아온 대답은 돈 선거, 선거법 위반, 비방 등이었다. 누구나 그렇게 대답하지는 않겠지만, 최근 많은 사람들에게 선거는 그리 좋은 기억이 아닌듯하다.

  그러나 선거라는 것은 알고 보면 민주주의 꽃에 비유되기도 한다. 국민들 개개인이 투표를 통해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선거참여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대변해줄 대표자를 뽑음으로써, 간접적으로 민주주의를 발현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국민이 직접 국정에 참여할 수 있는 유일한 제도인 것이다.

  나에게 있어 ‘선거’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에피소드가 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지난 6월 망백(望百)의 연세로 작고하신 친정아버지의 선거 일 모습이다. 아버지는 선거일 아침이면 일찍 일어나 마당을 깨끗이 쓸어내셨다. 그런 다음 목욕을 하시고 예식 때나 입고 나가시던 양복을 꺼내 입고서는 일등으로 가서 투표를 하고 오셨다. 그런 아버지의 몇 해 전 선거 때 일이다. 일등으로 투표를 하고 오신 아버지의 말씀을 들어보니 번호를 잘못 찍고 오신 거였다. 연세가 많으시다보니 번호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잘못 찍고 오셨다고 말하지 못했다. 만약 그걸 알게 된다면 아버지가 얼마나 속상하실까 싶어서였다. 그날 자신이 투표했다는 후보가 당선되자 아버지는 마치 자신이 당선이라도 한 것처럼 돼지고기 삼겹살을 사오셨고 우리는 맛있게 먹었다. 아버지는 평생 누구의 선거운동을 하신분이 아니다. 그렇지만 아버지는 내심 선거에 엄청 관심이 많으신 분이셨던 건 분명하다. 거동을 잘 못하셨던 작년 선거 날에도 아침 일찍 양복을 입고 계셨으니까.

  1992년 12월 18일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그 다음날 아침 알몸 난동을 부린 한 사람을 나는 잊지 못한다. 그러니까 김영삼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김대중 후보가 낙선한 날이다. 그 사람은 교도소에서 장기복역을 한 후 모범수로 나온 사람이었다. 고아였던 그 사람은 20살이 되기 전부터 전과자가 되었다고 들었다. 50살이 넘어 보였던 그 분은 얼굴에 난 상처만 봐도 살아온 과거가 평탄치 않음은 그냥 알 수 있었다. 그 사람이 성당 앞에 작은 컨테이너박스를 차릴 수 있었던 것은 교도소사목을 다녔던 신부님의 배려였다. 교도소에서 재봉을 배운 그는 몇 개월 착실하게 옷 수선을 잘 하며 인정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일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그는 김대중 후보가 낙선하여 살 마음이 하나도 없다며 알몸으로 고성을 지르면서 미친 사람처럼 난동을 벌이다 경찰차에 실려 가고 말았다.

  나는 둘째 아이 이름을 지을 때 모 국회의원 이름과 똑같이 지었다. 그래서 초등학교 내내 둘째의 꿈은 국회의원이었다. 교실에서도 있는지 없는지 조용한 아이에게 6학년 때 학생회장에 도전하게 만들었던 것은 아이의 꿈에 대해서 알려주고 싶었던 점과, 초등학교 시절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나가기 싫어하는 아이를 내가 꼬드긴 것이다. 후보 마감일에야 나가기로 결정한 것은 무조건 핸드폰을 사주겠다는 말에 넘어간 거였다. 후보가 되자 아이는 학교 선거법대로 네 명의 친구를 선거인단으로 구성했다. 팻말 구호도 스스로 멋지게 꾸몄고 당일 발표할 선거 연설문 작성도 했다. 후보는 여자2명 남자2명이었는데, 물론 우리아이가 당선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은 일이었다. 결국 떨어졌지만, 전교생 앞에서 연설문을 의연하게 낭독하는 모습에는 깜짝 놀랐다. 떨어졌지만, 다른 친구가 갖지 못한 초등학교시절 추억이고 그런 아픔을 겪어봐야 한다고 아이를 다독이며 약속대로 핸드폰을 사주었다. 또 도와준 친구들에게도 분명 보답을 해야 하는 것을 알려주었다. 맛있는 것도 사주고 도서상품권을 선물로 주었다. 그런데 이틀 후 아침, 아이가 학교에 가기 싫다며 늑장을 부렸다. 알고 보니 전날 3학년 아이가 손가락질을 하며 ‘떨어진 놈’하며 놀렸다는 거였다.

  내가 선거를 치른 적도 있었다. 2006년 경찰서 녹색어머니회 초대회장을 선거로 치렀었다. 당시 학교 자모회장이 임시 회장으로 몇 달간 활동했었기 때문에 당연히 그 분이 회장이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변이 생긴 것이다. 회장을 선출하기로 한 날 경찰서 직원이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혹시 추천할 분이 있으면 더 하라고 하는 바람에 추천되어 내가 당선되고 만 것이다. 아이들을 위해서 교통봉사를 해야 하는 녹색어머니회장이라는 직책이 별것 아닐지라도 그렇게 된 이상 받아들였다. 2년 동안 맡아오던 강진녹색어머니회는 전남에서 우수한 활동으로 사례발표를 하기도 했었다. 이후 전남녹색어머니연합회 차기 회장을 맡을 상임부회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나를 지명했을 때, 나는 멀고 바쁘다는 핑계로 얼른 거절했다. 전남 각 지역에서는 똑 소리 나는 엄마들의 집합체였던 그 자리에서 순간적으로 돌아본 몇 명의 눈빛이 자기가 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위에 나열한 이야기들은 ‘선거’하면 떠오르는 개인적인 것들이다. 우리는 원하지 않아도 많은 선거들을 접하고 있고, 그 선거들이 개인의 삶과도 많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그것을 피하려고 할 때 결국 자기의 삶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선거는 국민들을 너무 불안하게 한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지켜보면서 기대했던 클린선거의 기대가 또다시 무너졌다. 패거리 정당 정치인들의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선거를 통해서 서로 원수가 되는 것을 종종 보기도 하고 줄만 잘 서면 후에 요직을 맡을 수 있다는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말들도 서슴지 않는 것을 보게 된다. 또 각 지역마다 선거전후 고소고발이 난무해 민심은 찢기어지고 지역 전체가 몸살을 앓는 것을 보아왔다. 어떤 후보를 지지할 것인지를 개인적 계산에 맞추게 되면 결국 손해가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선거는 한바탕 축제처럼 끝나면 잊어야 한다.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선거, 이제는 꽃을 피워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 지역발전을 위해 공들여 축제를 개최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볼 때 지역의 대표를 뽑는 그 날은 그 어떤 때보다도 귀중한 축제의 기간이다. 따라서 지역발전의 발판이 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한다. 왜냐하면 개개인이 투표권 하나로도 많은 공약들을 접할 수 있고 더불어 큰 절을 받을 수 있는 행복한 기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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