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고을신문 : 김기현(강진군보건소 공중보건의) 기고

골관절염, 위대한 업적의 부산물

강지군보건소 공중보건의 김 기현

이탈리아 바티칸시국의 시스티나 성당은 르네상스 시대의 벽화로 유명한데, 그 중에서도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를 빼놓을 수 없다. 1508년 당시 33살의 젊은 건축가였던 미켈란젤로에게 교황 율리우스 2세는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에 어울릴 만한 그림을 부탁했다. 그리하여 장장 4년에 걸쳐 완성한 대작 중 하나가 프레스코 (fresco) 기법으로 그려진 ‘천지창조’이다. 프레스코 기법은 회반죽을 바르고 마르기 전에 그림을 끝내야 하는, 그래서 틀려도 다시 그리기가 어려워 한치의 실수도 용납이 안 된다. 이 천장화의 완성을 위해 그는 4년 동안 발판 위에 누워서 작업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작의 완성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천장에서 떨어지는 안료로 인해 그림을 그리는 내내 눈병에 시달려야 했고, 경직된 자세로 인해 관절염의 극심한 고통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벽화 중 하나인 ‘천지창조’ (1508-1512))

미켈란젤로를 괴롭힌 관절염은 무엇일까? ‘관절염’이라고 하면 잘 알려진 두 가지가 ‘골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이다. 고개를 위로 들고 천장을 보는 자세로 오랜 시간 붓질을 반복해야만 했던 미켈란젤로는 아마 ‘골관절염’을 앓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요즘같이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관절염은 더욱 심해진다. 이는 기후가 낮아지면 우리 몸은 에너지 손실을 막기 위해 혈액순환을 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절로의 혈류공급이 평상시에 비해 감소하게 된다.

<골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의 비교>

골관절염 (osteoarthritis)

류마티스 관절염

(rheumatoid arthritis)

호발연령

65세 이상에서 10명중 4명꼴

50대가 가장 많고 40-70대가 전체의 70%를 차지

성비에 따른 발생율 차이

65세 이상 여성 2명 중 1명

10명중 7명이 여성임

병의진행과정

비교적 느린편

급격히 진행함

관절외증상

심장, 폐, 혈관계

없음

초기증상

국소적인 관절통증이 대부분

환자의 2/3에서 피로감, 식욕 부진 등의 전신증상호소

관절의 강직도

오후가 될수록 심해짐

오전에 심함

침범관절

손끝관절, 무릎, 관절

다발성 (좌우 대칭적)

골관절염은 피로감과 같은 전신적인 증상을 동반하는 류마티스 관절염과는 달리 퇴행성 변화가 일어난 관절부위의 통증을 호소한다. 대부분은 관절의 무리한 사용으로 인한 연골손상으로 발생하는 경우이지만, 최근에는 비만, 외상 등으로 인해 30-40대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서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류마티스 관절염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스스로를 공격하면서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의 하나이며, 관절외 다른 장기에도 증상을 동반한다.

골관절염은 퇴행성 변화로 발생하기 때문에 사실상 완치가 어렵다.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NSAIDS)를 사용하는데, 이는 통증을 줄여주어 관절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장기간 복용 시 속쓰림, 위궤양 등의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와의 상의 하에 복용해야 한다. 이러한 골관절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정상 체중을 유지하면서 관절에 무리한 부담을 주는 자세나 작업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관절 주위의 근력강화를 통해 관절의 안정성을 높여주는 것도 중요한 예방법 중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