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일생
장자는 장자 책의 저자이다.
장자가 살았던 시대, 지금으로부터 2500년 전 춘추전국시대는 그야말로 혼탁한 사회였다. 700여 년간을 유지해 오던 주나라 왕실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제후국들이 군웅 활거 하여 사상적으로도 매우 혼탁했다. 이때는 전쟁의 시기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도 사상이 화려하게 꽃피우던 시기이기도 하다. 저마다 이론을 가지고 각 제후국들을 돌아다니면서 유세가 꽃피우고 있었던 시기이기도 하다.
장자는 이 시기에 고향에서 (칠원오리)옻나무 밭을 관리하는 관직을 지내면서 지방 관리의 모범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곧 관직을 그만두고 짚신을 만들어 팔아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로 가난하게 살면서 도학 연구에 몰두 하였다고 한다.
장자는 노자와 양주의 학설을 이어받았으며 노자와 함께 도가 사상의 창시자라 불리운다. 따라서 장자라는 책은 오늘날 도가사상의 교과서라 할 만큼 중요한 서적으로 장자학파의 사상을 망라하고 있다.
장자는 본래 총 52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금은 7편의 내편, 15편의 외편, 그리고 11편의 잡편으로 구성된 33편만이 전해지고 있다. 내편은 장자가 집필하고, 외편과 잡편은 그의 제자와 후학들이 집필한 것으로 전해진다.
장자는 기원전 369년에서 286년 무렵에 살았다고 한다.
노자와 공자보다 150년 후, 맹자와는 동 시대 사람이다.
송나라에서 태어났으며 몽, 즉 오늘날 하남성 귀덕현 사람이다.
장자가 받들고 있던 노자 역시 초나라 고현인데 이곳 역시 오늘날 하남성 귀덕현이다. 노자와 장자의 고향은 불과 80킬로 밖에 떨어지지 않는 거리에 있었다.
장자가 태어났던 시기는 강왕이라고 하는 아주 소문난 폭군이 다스리던 시기였다. 강왕은 언제나 전쟁을 일으키기를 좋아했고 마음에 들지 않는 신하가 있으면 활로 쏘아 죽였다고 한다.
어느 날 초나라 왕이 장자의 뛰어난 재능을 듣고 제상의 자리에 임명하려 했으나 거절하였다. 높은 벼슬을 한다는 것은 제사상에 끌려가서 희생으로 쓰여 질 잘 키운 소와 같다고 생각하여 차라리 진흙탕 물에서 자유롭게 사는 미꾸라지가 될지언정 벼슬로 입에 풀칠하지는 않겠다고 맘먹었다.
장자는 비참한 현실을 벗어나 정신적으로 초월하고 어떻게 하면 자유를 얻어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데에 관심이 더 모아지고 있었다.
인생은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다. 당장 어떻게 될지 모르는 삶을 이것저것 욕심내고 출세하려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장자는 삶과 죽음을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이어진 한가닥의 줄과 같다고 보았다. 때문에 삶과 죽음을 초월해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려면 먼저 자기 자신의 편견과 선입견을 버리고,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고, 이세상의 모든 것이 평등하고, 대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거기에 맞추어 살아가야 한다. 자연과 한 몸이 되어 도를 깨우친 신인(神人)이 되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장자는 도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도는 우주의 근본이고 만물의 뿌리다. 도는 아무리 큰 것이라도 하나로 감싸고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빠트리지 않고 모든 것을 아우르며 도에 능통하면 모든 것이 잘 되며 도를 모르면 어떤 일도 하지 못한다.
또한 도는 경계가 없으며 무한하다. 도는 황홀하고 아득하여 형체가 없으며 끝없이 변화하고 종잡을 수가 없다. 그리고 도처에 도가 있다. 땅강아지나 개미 속에도 있으며 쭉정이 속에도 기왓장 속에도 심지어 똥오줌 속에도 있다. 따라서 말로 설명 할 수가 없다. 이상과 같이 도에 대한 장자의 생각은 노자의 생각을 이어받아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 한 것뿐이다. 장자가 말하는 도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며 그러한 도는 인간이 굳이 무엇을 어떻게 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자연스럽게 되어진다. 장자는 이러한 자연을 천(天)이라고 하였다.
장자는 당시의 사회생활과 속세에 불만과 염증을 느끼며 속세의 굴레에서 벗어난 정신적 자유를 추구하였다. 그의 삶과 죽음은 사계절의 변화와 같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심지어 그는 죽음을 속세의 번뇌에서 벗어나 참됨으로 돌아가는 일이라고 여겨 아내가 죽은 후 그릇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기도 하였다.
노장에 대한 도가 사상은 전국시대 사상가였던 정나라 대부의 아들 양주(BC440-360)가 보여준 바 있는 은자적 사상에서 출발 하였다고 보아진다. 양주가 가장 이상적인 인물로 여긴 사람은 방안에다 일천 개의 술독을 마련해 두고 살았다는 공손조와, 집 뒤뜰에 몇 십 개의 방을 마련해 놓고 주야로 미친듯이 여색을 탐했다고 하는 공손목이 있다.
그러나 양주 등, 어느 인물들도 그들의 사상을 체계화 시키지는 못했다, 때문에 그들을 기인이나 신선 등으로 통할 수 있었고 후세에 은자 정도로만 전해져 있을 뿐이다.
다만 노자만이 그러한 은자적 생활을 하나의 철학적 사상으로 격상시켜 놓았다.
노자의 주장 속에는 정치적 사상도 내포돼 있다. 그러나 장자는 도와 함께 오직 소요하기만을 주장하고 있다. 그에게는 정치 지향적 사상이 전혀 없다. 다만 무기, 무명, 무공을 생활신조로 삼았다. 장자는 당시의 양주 학파처럼 인간 세상에 대해서 염증과 권태를 느낀 인물이었다. 때문에 그는 언제나 산을 찾아 다녔고 복수에서 낚시를 즐겼고 혜자와 함께 한량지사로 유람하기를 좋아 했으며, 조롱산 기슭에서 유유자적한 삶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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