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의 젊은우수농업인7
강진군 칠량면 송정리 최기중 화훼농업인
생각을 바꾼 순간 이루어진다
농업, 노력하면 노력한 만큼 수익이 따라 온다
강진군 칠량면은 강진의 화훼단지다. 이곳에서 장미 등 화훼재배에 종사하는 농업인은 40여 가구가 되며, 청자골 강진화훼를 통해 유통하고 있다. 이곳에서 가장 하우스 면적이 넓은 사람이 바로 최기중(48)씨다. 최기중씨는 현재 3200평 16동 하우스에서 세 품종의 소국을 재배하고 있다.
하지만 최기중씨가 처음부터 이렇게 많은 면적의 하우스를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최기중씨는 군대를 제대한 후 광주에서 덤프차 기사를 1년 반 정도 하다가 고향 칠량면 송촌으로 내려왔다. 부모님이 고향에서 벼농사 8,000여 평을 짓고 계셨기 때문에 쉽게 내려올 수 있었지만, 막상 내려와서는 택시기사를 해볼까 생각했다. 파주 공병대에서 운전병으로 있었던 영향이었는지 운전기사 직업 쪽으로 관심이 있었다. 그러던 중 택시기사를 할 생각을 접고 부모님과 함께 농사에만 전념하게 되었다. 이때 생각난 것이 군대를 전역할 당시 대대장 면담을 하면서, 자신 있게 ‘앞으로 농사짓고 살랍니다’라고 말했던 것이 자꾸 떠올랐다는 최 씨다. “나 자신도 왜 그렇게 대답했는지 모릅니다. 그저 우연 중에 튀어나온 말이었는데, 지금처럼 농사를 지으려고 그랬나 싶어요”라고 말하는 최기중씨는 아마도 일찍부터 농업인이 될 것이라는 자신에 대한 예감을 갖고 있지 않았나 싶다.
부모님과 수도작을 하던 최 씨는 소를 16두까지 키우기도 하면서, 점점 복합영농 쪽으로 영농을 넓혀갔다. 그러나 시골에 와서 농사를 짓다보니 결혼이 쉽지 않았다. “결혼도 못하겠는데 왜 시골에서 사냐는 말들을 하더라고요, 그런데도 결혼을 빨리 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요”라고 말하는 최 씨는 결혼 때문에 도시로 떠나면 다시는 농촌으로 되돌아오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떠나지 않으며 농업에 종사했고, 34세에 작은어머니 중매로 결혼을 했다.
그러나 농사라는 것이 농번기에는 정신없이 바쁜 시기를 보내다가도 겨울철이 되면, 시간이 많이 남았다. 이러한 농한기를 이용해서 할 수 있는 작목을 찾던 최 씨는 주위에서 장미재배를 많이 하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장미재배에 관심이 갔다. 하우스 800평 4동을 시설하여 장미재배를 5년간 했다. 장미재배를 통해 농업인으로서는 괜찮은 수입을 올렸다. 농번기와 농한기가 따로 없이 1년 내내 쉬지 않고 일한 대가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장미에서 다른 작목으로 눈이 돌려졌고, 작목전환을 해보고 싶은 생각을 하던 중 서울 경부선에서 화훼 도매업을 하고 있는 아는 형님에게서 서인천에서 화훼업을 하면서 화훼에 많은 지식을 갖고 계신 분을 소개 받았다. 그 분을 통해 국화 재배에 대한 기술을 알게 되면서, 장미에서 국화로 작목을 바꾸었다. 장미보다 국화재배가 시간적으로는 더 여유가 있다고 말하는 최 씨는 “장미는 연중 출하로 매일 수확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보통 3개월에 한 번 수확을 하는 국화가 관리과정에서 더 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렇게 소국재배를 3년간 했던 최 씨는 또 다시 작목전환을 하게 된다. 이번엔 소국재배에서 대국재배로 전환했다. 이유는 대국가격이 계속 상승세에 있었기 때문에 또다시 도전해보고 싶었다. 대국은 가격이나 수익면에서 소국과는 별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소국재배가 노동력이 더 절감되고 더 쉽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대국재배를 1년 정도 한 후 다시 소국재배로 전환하여 소국만을 전문적으로 재배하게 되었다. 현재 강진관내에서는 성전면 한 농가와 최기중씨만 소국을 재배하고 있다. 재배하고 있는 소국종류는 프로기, 델리아크림, 카스텔리 3품종이며, 지난 1월 10일경부터 출하를 시작했다. 소국이 대국보다는 가격 면에서 항시 큰 진폭이 없고 안정적인 편이다. 이곳에서 재배되는 꽃들은 청자골 강진화훼를 통해 서울유통공사, 경부선, 호남선 등에 유통이 되고 있다.
수도작에서 복합영농으로 넓혀 화훼업에 뛰어들었고, 점점 농업인으로서 자리를 잡아갔지만, 불행이 따랐다. 아내가 아들 둘을 두고 세상을 떠난 것이다. 6년 전이었다. 이후 2012년 7월 재혼을 하였고, 현재 임선미(41)씨와 2남3녀의 가족을 이루어 새로운 가정을 꾸려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소국이 피어나는 하우스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생각을 바꾼 순간 이루어지더라고요”라고 말하는 최 씨는 “재혼을 생각하면서도, 아이가 딸리지 않은 사람만 생각하니 안 되더라고요. 그러다가 마음을 바꾼 순간 바로 이루어졌다”면서 도시생활을 하다 농촌에 오게 된 아내가 농촌생활에 적응하기 힘들까 염려가 된다“고 말했다. 시골을 좋아한다지만, 문화혜택이 없는 시골생활의 현실은 어설프고 낯설다는 것이다. 지금은 주변 형수들의 도움과 친구 와이프들이 적응하는데 도움이 되어 주고 있고, 자신도 농촌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싶다는 최 씨다.
또한 지난해 볼라벤 태풍으로 인해 육묘장 400평이 완전 전파됐고, 철거한 상태에 있다. 다시 시설을 해야 되는 상황에 있지만, 지난해에 600평 하우스를 더 신설하면서 투자를 했기 때문에 자금이 계속 필요한 때다. 그러나 농업인으로서 만만치 않은 수입을 올리는 최 씨다. 도시 월급쟁이에 비하자면, 그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다시 농업에 재투자를 거듭하면서, 결국 자산으로 하우스가 남아 있다.
처음 800평 하우스를 시작하여 하다 보니, 800평을 해가지고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모주를 사올 때 한 주당 60원에 140,000만 여개를 사오게 된다. 거기에는 로얄티가 16원 50전이 들어 있다. 이처럼 모주비로 생산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수익이 당연 적어질 수 밖이 없다. 그래서 직접 하우스 평수를 늘려 자가 육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회사와 계약하여 직접 자가 육묘를 하게 됐다. 모주비가 300만 원 정도 절감되고, 시장의 좋은 품종을 골라 선택할 수 이점이 있기 때문에 자가 육묘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처럼 생산비를 절감하는 방법을 강진군농업기술센터 이재신연구사에게서 알게 됐다. 또 “연중출하를 하면 어떻겠는가”에 대한 조언을 들으면서, 만약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점과, 브랜드화 할 수 있다는 점에 확신을 갖고 그 방법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그래서 최씨는 연중 출하를 하기 위해 계속 하우스를 신설하여 지금의 3,200평 하우스를 갖게 됐다. 하지만, 농번기에는 인력을 구하기 힘들어 작업에 애로점이 따른다. 농한기에는 그런대로 괜찮지만, 농번기에는 각자의 농사일이 있고, 농촌에는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정사정하여 인력을 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앞으로 4,000여 평으로 더 늘려갈 계획을 갖고 있는 최기중씨는 국화를 계속 하우스에서만 하다 보니 본연의 색이 퇴화되는 것을 보게 된다. 따라서 비가림 육묘장을 시설해서 자연개화 수확 후 자연냉을 받도록 하여 색깔퇴화를 막는 방법을 계획하고 있다. 좋은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가격 면에서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고, 그것이 바로 안정된 수익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올해로 12년째 화훼 재배를 해오고 있는 최 씨다. 하우스 화훼 재배는 난방이 중요하기 때문에 경유 값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12년 전 경유 200리터가 70,000원이었다면, 지금의 경유 값은 200리터당 210,000원이다. 그런데도 꽃값의 경우를 봤을 때는 정 반대다. 그때보다도 오히려 지금의 꽃 가격이 떨어져있는 상태다. 그래서 농가들은 생산비 때문에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태일 수밖에 없다. 화훼농가가 어려운 것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겨울철 작업이다 보니 난방비가 많이 들어간다. 또 최기중씨의 경우 연중출하를 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많이 들지만, 농촌에서는 인력구하기가 쉽지 않다. 거기에 가장 큰 문제는 보편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은 점이고, 날씨가 추워질수록 꽃 소비는 줄어든다는 점이다.
최기중씨는 그렇지만 희망을 놓지 않는다. 요즘의 소국 값 정도만 되면, 그런대로 유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씨가 농업이 비전이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노력하면 노력한 만큼 수익이 따라오기 때문에, 얼마든지 부를 이룰 수 있다고 보는 점이다. 20대 후반 고향으로 내려와 농업에 뛰어들어, 이제는 떠나지 않고 열심히 살아온 보람을 느끼는 최기중씨다. “시골친구들과 주위 선후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요. 그 사람들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못 왔을 것입니다. 꽃 출하 시에는 작업도 해주고 언제든지 도움을 주었지요”라며 “항상 고마운 사람들입니다”라는 말을 전하며 소국처럼 소박한 웃음을 지으며 바쁜 꽃 작업을 서둘렀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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