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김기현 (강진보건소 공중보건의)
"건강을 유지하는 유일한 길은 원하지 않는 것을 먹고, 좋아하지 않는 것을 마시고,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것이다." (“The only way to keep your health is to eat what you don't want, drink what you don't like, and do what you'd rather not.") -마크 트웨인(1835-1910 ‘허클베리핀의 모험’의 작가)-
‘먹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요, ‘미식(美食)’은 삶이 다하는 순간까지 이어진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오감(五感)또한 무뎌지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미각은 가장 오랫동안 기능을 유지한다. 따라서 입맛이 떨어지면 건강상태의 적신호를 의미하기도 한다.(70-82세 노인 298명을 9년간 추적 조사하여 얻은 연구결과. 이스라엘 벤구리온대학 다닛 샤하르 박사 팀. 영양 및 건강과 노화 저널. 2009년) 이렇듯 먹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삶의 행위인데,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중 장년층에서도 다이어트가 관심의 대상이다. 입맛이 없어도 문제지만, 너무 많이 먹어도 문제가 된 것이다. 사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입맛이 더 좋아진 것은 아닐 것이다. 먹거리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것은 그만큼 먹을 게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하고, 가공식품의 발달로 인해 음식하나하나의 열량이 높아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사과, 건빵, 포도처럼 한가지 음식만을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 익히지 않은 곡류위주의 ‘생식 다이어트’, 손의 특정부위를 자극하는 ‘수지침 다이어트’ 등 다이어트 종류만해도 수백 가지는 될법하다. TV나 인터넷에는 이러한 다이어트로 효능을본 사람들의 수기가 끊임없이 올라오며 다이어트 전후를 비교한 사진은 다시금 다이어트 의지를 불태우게 한다. 그렇다면 왜 모든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는데 실상 효과를 본 사람은 적은 걸까?
의학적으로 본다면 다이어트는 의외로 간단하다. 우리 몸은 정직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먹는 만큼 살은 찐다.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남는 열량은 지방으로 축적되는데, 이것은 원시시대 때부터 그렇게 진화한 것이다. 동굴밖에는 생명을 위협하는 맹수들이 활개치는 세상에서 인간은 당장 사냥감이 떨어질 때를 대비하여 신체에 저장하는 기술을 터득한 것이다. 따라서 먹은 만큼 몸을 움직이면 살은 빠진다. 흔히 ‘살 빼는 운동’이라고 하면 걷기나 달리기, 수영 같은 운동을 생각하기 쉬운데, 그것보다 더 우선시되는 것은 웨이트 트레이닝이다. 반드시 체내 근육량을 늘려야 살은 빠진다. 근육은 에너지를 항시 쓰는 조직이기 때문에 근육량이 늘면 기초대사량, 즉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량이 증가하게 된다. 기초대사량이 증가하면 조금만 움직이더라도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게 된다. 이것과 같은 논리로 헬스장에 가면 유산소운동보다는 중량운동을 먼저 하는 것이 살빼는데에는 더 이득이다. 즉, 유산소운동은 런닝머신에서 숨을 헐떡이는 정도로 뛴다고 했을 때 최소 30분 이상은 해야 지방이 연소되기 시작하는데, 그렇게 하고 나면 힘이 들어서 중량운동을 하기가 쉽지 않다. 중량운동을 먼저 하면서 에너지를 소모시키고 바로 유산소운동을 통해 지방을 태우는 것이 효율적이다. 다이어트 후에 다시 체중이 증가하는 요요현상은 이러한 원칙을 무시한 채 무조건적인 금식, 절식을 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이다. 언제 또다시 먹는 게 사라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우리 몸은 본능적으로 평상시보다 더 많은 양의 에너지를 지방으로 축적한다.
[20-30대의 권장 다이어트 식단]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