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김기현(강진군보건소 공중보건의)
2010년 통계에 따르면 사망원인 1위는 암, 2위 뇌혈관질환, 3위 심장질환에 이어 자살이 4위로 조사됐다. 자살의 원인 중 절반이상은 우울증이 차지한다. 특히 최근 ‘왕따’사건으로 붉어진 청소년의 사망원인 중 1위가 자살이라는 사실은 우울증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우울증은 남성보다는 여성이, 배우자가 있는 경우보다는 독신인 사람이 걸릴 위험이 높다. 특히 중년 여성은 폐경을 맞이하면서 체내 호르몬변화가 급격히 일어나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요한다.
우울증은 세로토닌의 비정상적인 감소로 인해 발생한다는 가설이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하다. 특히 겨울철에는 세로토닌의 분비량이 줄어들고, 외출시간이 감소하면서 세로토닌 분비를 활성화시키는 비타민D마저 부족하기 때문에 우울증이 악화될 수 있다.
[ ] 슬프거나 짜증이 난다.
[ ] 전에 즐겁던 일들이 하기 싫고 흥미가 없다.
[ ] 최근에 체중이나 식욕이 변했다.
[ ] 잠을 못 자거나, 자주 깨거나, 너무 오래 잔다.
[ ] 죄책감이 든다.
[ ] 집중하기 어렵고 결정을 못 내린다.
[ ] 피곤하거나 에너지가 생기지 않는다.
[ ] 안절부절못하고 눈에 띄게 활동량이 줄었다.
[ ] 절망적이고 자신감이 없다.
[ ] 자살이나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위 설문지는 미국정신협회에서 만든 우울증 자가진단 테스트다. 이 중 5개 이상 해당되면 우울증을 의심한다.
2006년 전국 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3분의 1 이상이 평생 1가지 이상의 정신질환을 경험하지만, 이들 중 오직 10%만이 정신과를 찾는다고 나타났다. 이는 ‘정신과’라는 이름이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이다. 그런 뜻에서 작년 8월, ‘정신과’가 ‘정신건강의학과’로 개명됐다. 수명이 늘어나면서 치매,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의 예방과 정신건강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음을 반증한 것이다.
몸의 병 못지않게 정신의 병도 꼭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우울증이 의심되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여 정밀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고 꾸준한 약복용이 필요하다. 더불어 평상시에도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꾸준한 운동을 통해 햇빛을 쬐는 시간을 늘리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일시적인 긴장해소를 위해 술이나 담배 등에 의존하는 것은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절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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