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젊은 우수농업인3
강진전통된장영농법인 최진호 대표
“전통 된장의 맛 한 가지만 혼신의 힘을 쏟겠다”
군동면 신기마을은 전통된장마을로 통한다. 이 전통된장마을에서 생산되는 콩을 이용하여 만든 메주와 된장, 청국장, 된장, 고추장을 유통 판매하는 곳의 정식명칭이 강진전통된장영농법인(대표 최진호48)이다. 신기마을은 1990년도부터 부녀회 주축으로 전통메주를 만들어 판매해왔다. 20여 가구가 각자 전통된장을 만들어서 나름대로 유통을 해왔는데, 그 주축의 한 사람이 최진호 대표의 모친인 백정자(75) 된장명인이다. 백정자씨는 50년 전 이 마을로 시집온 후 시어머니로부터 직접 장 담그는 법을 배웠고, 꾸준히 전통된장을 만들어 많은 고객을 확보하여 판매해오면서, 그 맛을 인정받았고, 드디어 2009년 6월 된장명인으로 지정되었으며, 이제 전통된장을 아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강진전통된장영농법인은 이처럼 신기마을 부녀회가 오랜 기간 지켜왔던 전통된장을 현 시대에 맞게 개선했다. 된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체험시설과 더불어 볼거리를 제공하고 유통의 체계를 개선하여 실질적인 소득에 부가 소득을 늘리고 더불어 관광수입도 올리고 있다.
2005년 국책사업인 신활력 사업추진 일환으로 영농법인을 구성하게 되었고, 8억6천9백만 원의 전체사업비 중 국비 80% 보조로 6억5천5백만 원을 지원받았으며, 군비 4천, 자부담 1억7천4백만 원을 들여 법인이사 5명으로 본격 출발했다. 당시 전시판매장으로 43평의 한옥과, 메주 가공공장 1동 181평, 장독대 212평을 신축했으며, 이후 부지를 더 확보하여 50평의 유리온실을 만들어 메주건조장으로 사용하며, 건조장 옆에 여섯 말 항아리 600개를 준비했다. 현재 이곳에는 천개의 여섯 말 항아리가 준비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설만으로는 완전한 생산가동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60평 정도를 더 구입하여, 소금창고와 저온창고, 메주발효실로 사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시설을 통해 변모된 신기마을은, 일단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수백 개의 된장 항아리들이 마치 조형물처럼 멋스럽게 느껴지면서 그야말로 농촌의 풍경 속에 푹 빠져들게 만든다. 또한 한옥에 주렁주렁 매달린 메주에서 풍겨 나오는 구릿한 냄새는 마치 어릴 적 살던 시골집을 찾아 온 듯, 포근함이 몸을 감싸 안는다.
강진전통된장영농법인의 최근 수입 면을 보면 연매출액 9억 정도이며, 마을 회원들은 연 500만원에서 많게는 천만 원의 수입까지도 능력껏 가져간다. 이러한 수입은 농한기에 메주만을 판매하여 올리는 수입으로서 고령화된 농촌에서 70~80대 노인들이 겨울철에도 놀지 않고 일을 하면서 자신의 노력으로 수입을 올린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남기고 있다.
또한 5명의 법인이사는 이 마을의 50~60대 농업인으로서 각자 수도작과 밭농사에 종사하면서 겨울 11월 중순부터 2월까지 농한기를 이용하여 메주판매와 된장 판매 등으로 별도 수입을 올린다. 수입은 공동배분을 하여 개인당 연소득 3,000만 원 정도이지만, 법인 설립 시에 빌렸던 빚을 갚아가고 있으며, 계속적인 재투자에도 사용하고 있다.
신기마을 된장을 알아주는 점은 우리 입맛에 맞는 전통 된장의 맛을 그대로 살려 내고 있다는 점이며, 된장의 주재료인 콩은 신기마을 자체생산으로 40%를 충당하고 나머지 60%는 군동농협을 통해서 수매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재료에 있기도 하다. 이곳에서 1년간 소화되는 콩은 천가마다. 메주매출로 60%가 되며, 된장판매 40%, 별도로 고추장과 간장 등이 10%를 차지한다.
신기마을에는 11월 중순이면 집집마다 메주 만들기에 바쁘다. 2월말까지 계속되는 메주 만들기는 이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진풍경이지만, 메주를 곶감 달아놓듯이 이집 저집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모습 자체가 그 어디서 쉽게 볼 수 없는 정겨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메주 판매 외에 된장, 고추장, 간장은 연중 판매한다.
강진전통된장영농법인에서는 마을농가 중 메주 생산가들의 메주를 100%로 판매해주면서, 큰 이익을 남기는 것은 아니다. 단지 메주 생산가들의 유통을 책임져 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 대표는 “마을 메주 생산가들의 중간 유통역할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동네 구성원으로서 함께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또 “그 부분이 박준영 도지사가 마을 단위로 신기마을처럼 하는 곳이 없다고 말씀하시며 관심을 둔 부분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 대표는 “한가지에만 혼신을 쏟고 싶다”며 “된장 외에 다른 복합 농산물 유통으로 벌여나갈 계획은 전혀 없다”고도 말했다.
고령화된 농촌 현실에서 현재 마을 회원들도 힘겹다며 한둘씩 일손을 놓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한 상황에 대해 최 대표는 “올해도 한 분이 빠졌지요. 마음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어르신들이 늘어납니다. 참여하신 분들은 끝까지 함께 가고 싶지만, 본인의사에 따라 빠진 경우 어쩔 수 없이 인력대처에 나선다”고 덧붙였다. 그런 점에서 마을에 귀농인구가 있는지에 대해서 물었으나, “3가구가 있지만 자기들 나름대로의 농업형태를 하길 원하기 때문에 된장마을 일을 강요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며 “아직까지는 귀농인의 참여는 없다”고 말했다.
이제 강진전통된장영농법인은 8년째 접어들었다. 해가 갈수록 유통은 견고해져야 하지만, 외부적인 요소는 그렇게 만만치 않다. 판매가 많이 되어야 공장도 계획대로 확장해 나갈 수 있지만, 전국적으로 된장 시장이 엄청 많아진 게 사실이다. 농촌지역에서 누구나 쉽게 되는 사업이 된장사업이라는 인식이 되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된장 유통업에 참여하고 있어, 판매와 고객 유지 및 판로개척이 점점 힘들어 지는 것이다. 최 대표는 “갈수록 경쟁자가 많아짐을 느낀다”며 “자체적으로는 고객 관리를 위해서 메주 시기가 되면 사전에 폰 메시지로 알려주는 일과 홈페이지를 새롭게 단장하는 것”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중학교 때 고향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사람이다. 어렸을 때부터 늘 보아왔던 농촌일과 메주 쑤는 일이어서 전혀 낯설지는 않다. 다만 현 시대에 맞게 유통업을 개선하여 마을주민들에게 실질적인 소득을 안겨주었으면 하는 것과 열악한 시설을 개선해 나가는 일이다.
2005년 영농법인 설립 당시 가장 시급했던 것이 열악한 시설에서 된장을 생산하고 있는 어머니들의 모습이 안타까웠다는 최 대표다. 시설만 조금 개선해도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이었고 요즘 시대에 맞게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동시에 추구하여 수입을 올릴 수 있겠다는 미래 가능성을 엿보았다. 그리고 다행히 신활력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젊은 세대에 참여를 권유하여 마을 공동체가 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한때는 LA와 뉴욕까지도 수출을 하기도 했지만, 2년간 해오던 수출을 접은 것은 단가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곳의 주 고객은 어머니들이 오래전부터 판매해왔던 고객들이다, 그 분들이 꾸준히 주문을 하고, 또 그분들의 입소문이 제일 큰 홍보가 된다. 지금까지 많은 매스컴을 타기도 했다. 인기 방송프로인 1박2일, 6시내고향, 등 올 여름에는 한국인의 밥상에서도 취재해갔다. 이러한 매스컴들의 효과도 무시할 수는 없다. 방송을 타면 한달 정도는 효과를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홍보라고 최 대표는 말한다.
또 다른 곳의 된장 생산가들이 기능성 만들어내고 있으며, 이곳에 기능성 된장을 추천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최 대표는 고개를 흔든다. “우리 고객들 대다수는 기능성 된장을 원하지 않습니다. 전통된장을 고집하지요. 저도 그렇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라고 말하며, 강진전통된장영농법인에서는 전통된장만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한다.
판매가격을 살펴보면 현재 된장 1kg 15,000원, 고추장 1kg 6,000원, 메주 10kg 1박스 110,000원, 간장 0.5리터 9,000원, 청국장 1kg 12,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강진전통된장영농법인 전화 061-434-1616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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