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因緣)은 우연히 맺어지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누구나 자기 분량만큼 고통을 지니고 살아가지요. 그러나 자신 안에 만들어놓은 기도와 인내로 믿음을 갖는 의지의 곳이 확고히 섰을 때 그 고통을 이겨 낼 수 있습니다. 그런 삶속에서 살아가다보면 만나는 수없는 사람과의 만남의 인연이 내 의지대로 절대 되지 않은 오묘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놀랍기도 하고 무섭기도 합니다. 자신이 살아가는 주위의 사람과 인연을 맺고 싶다고 해서 그게 자기 멋대로 맺어지고 끊겠다고 해서 끊어지는 것이 절대 아니랍니다. 다만 우리가 경계하고 조심해야 할 일은 좋은 인연을 악연(惡緣)으로 만들지 말아야한다는 사실이지요. 내가 오늘 하루를 그냥 그저 지나가는 것 같아도 그 자체가 아주 가치 있는 하루의 삶인 것이기에 마음이 괴로울 때는 드높은 가을 하늘 멀리를 바라보십시오. 하늘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인생은 자신의 처신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러면 마음이 좀 더 넉넉해지고 심신이 안정되게 풀어질 것입니다.
절간에 스님들을 만나보면 이들이 잘 쓰는 말이 있지요. “인생은 너나없이 길동무”라고요. 벗님도 나그네요 우리 모두가 흘러가는 나그네라고 말합니다. 그것이 실은 맞는 답이기도 합니다. 살아가다 보면 때로는 강물을 건너야하고, 가파른 고갯길을 넘어야하는 인생 나그네 길,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하러 가는지? 실은 한치 앞을 알지 못하면서 하염없이 오늘도 당신과 만나 인생길을 가고 있는 길동무입니다.
어차피 가야하는 인생길 모두가 벗이고 동행자이기에 아옹다옹 싸워가며 살지 말고 즐겁게 살아가야할 텐데 말입니다. 그것은 다 채울 수 없는 욕심 때문이겠지요. 삶이 힘들 때라도 마음을 비우고, 문을 활짝 열어두면 어느 땐가는 마음의 화로에 불이 활활 피어나 삶이 다시 밝고 따뜻해지며 넉넉한 마음이 되어 질 것입니다. 그러자면 내가 선 자리가 먼저 깨끗해야하겠지요.
남을 위하기 전에 자신을 가꾸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러면 그것이 좋은 씨앗으로 자라서 남에게 시원한 그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상대와 절대 악연을 만들지 말고, 소중한 인연으로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고, 서로 아끼고 보듬으며 다른 사람에게 바람막이가 될 수 있는 인연을 만들어가야겠습니다.
인연은 절대로 우연히 맺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런 소중한 인연을 바라자면 자신이 먼저 노력하고 바른 길이 선행돼야 합니다. 다음의 한 사실을 예로 ‘여자를 울려버린 한 남자의 사연’을 여기에 밝혀봅니다.
백년을 기약하고 달콤한 연애를 하던 연인이 결혼을 약속하며 남자는 아파트를 준비하고, 여자는 세간을 준비하며 기다리면서 꿈과 희망에 부풀어있던 어느 날, 여자의 아버지가 갑자기 사업에 실패하여 회사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그 충격으로 여자의 아버지는 병원에 입원케 되자 결혼을 한 달 앞둔 어느 날 남자는 여자의 손을 잡고 조용히 아픈 고백을 하게 됩니다. 자기가 보여준 새 아파트는 사실은 자기 것이 아니라고 말하자 여자도 자신이 가져갈 혼수품이 사실은 살 수 없는 형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실망치 않고 어렵게 단칸방에서 신혼살림을 차렸습니다.
그런데 남자의 월급마저도 전에 비해서 너무 작았습니다. 그러나 여자는 신혼의 맛에 폭 젖어 다 잊고 살아가던 어느 날, 아버지의 건강을 다시 찾게 되었고 사업도 다시 잘 돼 갔습니다. 그러나 여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다고 결혼 전 아파트를 보여주고 그래도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해 준다던 남자의 약속한 말이 모두 상처로 되살아나 사랑스럽던 신랑이 미워졌답니다. 그 속상하고 억울한 심정을 자기 친정어머니에게 솔직히 다 말했지요. 그러자 그의 어머니는 볼에서 아픈 눈물을 흘리시며 그동안 숨겨두고 있었던 비밀의 이야기를 늘어 놨습니다.
사실은 김 서방이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이제는 털어놓아야겠다고 합니다. 그 내용은 남자는 여자가 혼수용품을 해올 형편이 못되는 사실을 알고 여자의 마음이 상할까봐 아파트를 팔아 장인어른의 빚을 갚는데 보태었습니다. 그리고 남자의 매달 월급의 반뿐인 돈도 여자의 아버지의 병원비로 썼던 것이라고 어머니가 말해 줬습니다.
그 이야기를 다 들은 딸의 눈에서 눈물이 얼굴을 적셨습니다. 그 눈물은 조금 전 어머니가 흘렸던 감동의 눈물이었습니다. 실망의 눈물이 감동의 눈물로 이렇게 쉽게도 바뀔 수 있는 잘 만난 남편의 어질고 참된 천생연분의 인연 탓이며 떨어지게 된 결혼을 동아줄로 단단히 다시 맺은 남자의 정신이 깃든 노력의 탓이었습니다. 우리는 요즘 자본주의 세상에 신문지상에서 결혼식의 있는 집들의 혼수 감에 1억 원이 적다고 이혼을 하고, 혹은 30분 정도 빌려 입는 여자 드레스 한 벌에 9백만 원을 우습게 쓴다고 하지요. 왜 우리는 그렇게 허황되게 살아가야 되는 거지요?
하늘이 맺어준 내 사랑이 이들처럼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할 수는 없을 런지요!! 신발을 바르게 돌려 놓아주는 작은 배려가 우연이 아닌 참된 인연으로 우리 사회가 맺어주는 감동이 되어지는 인연을 만들어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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