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경기침체 (3분의2 차지해요)
사료값과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운데 재래시장의 영세 자영업자들이 한 숨을 짓고 있다. 강진재래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경기침체와 대형매장 등으로 인해 상권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데다 물가는 올랐지만 제 값을 받는 것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그런데다 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마저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재래시장에 위치한 한 정육점은 경기자체가 나쁘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오히려 그려려니 한다면서 작년보다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형매장이 생겨서 오는 타격보다는 경기가 풀리지 않는 자체가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어물전의 한 상인은 “사람하나 보이지 않는 것 보면 알거 아니냐”며 “여그 너 댓명 장사있지만, 나머지는 그마저 안 되니까 다 들어가 버렸다.”면서 요즘 같아선 죽도 못 먹겠다며 하소연했다. “찍지마, 장사도 안 되는데 사진은 왜 찍어”라며 다그치는 어물전 상인인 중년 아주머니 모습에서 그 심각성을 다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한결같이 밝지 않은 얼굴들이어서 그 자리를 얼른 피하고 싶을 정도였다.
그러나 희망도 있었다. 재래시장에서 30여 년간 옷가게를 해오며 각종 잡화까지 취급하고 있는 곽씨(53세)는 “장사가 안되는 게 아니고 저희 동무가 많은 거죠.”라며 환하게 웃었다. 요즘은 가방을 끌며 사무실이나 상가를 찾아 방문하며 잡화나 옷가지 등을 판매하는 사람조차 있어 더 힘들지만,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생각해 버린다는 거였다.
“인구는 한정되어 있는데, 동무가 늘어난 거죠, 또 중국산들이 너무 많으니까 많은 문제가 있고요.” 단골 위주기 때문에 들어오면 거의 물건을 사간다고 한다. 그러나 젊은 사람이 시장 쪽으로 들어오지는 않는다며, 건물이 너무 낙후되어 주인인 자신조차도 들어오기가 싫은 때가 있다고 말한다. “여기까지 와준 것만도 감사한 마음이죠, 한 분 한 분 진짜 감사해요.” 이러한 곽씨도 6월엔 매출이 현저하게 줄었다고 말했다. 최근 이곳 재래시장 상인들은 군의 지원으로 모범적으로 환경개선이 된 두 곳을 견학하고 왔다고 한다. 의정부와 논산의 리모델링된 재래시장이다. 의정부의 경우 인구가 밀집되어있어 점포만도 1500여개이다. 따라서 강진현실과는 맞지 않으며 논산의 재래시장 환경개선이 강진과 알맞다는 생각이라고들 했다. 재래시장을 깨끗하게 환경개선해서 젊은 사람들이 모이게 해야 활성화 된다는 것이다.
재래시장에서 닭 집을 하며 양계농장까지 겸하고 있는 배씨(43세)는 “소비가 안살아난다고 봐야죠. AI보다도 경기자체가 안 움직여요.”라며 예전에 여름장사라면 45일을 보았는데, 지금은 10일 정도를 여름장사라 본다고 말했다. 실질적으로 닭 값은 올랐지만 소비는 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8년 전 닭 사료 값이 5,150원 했는데, 현재 12,000원 까지 오른 상태라며 그에 비해 닭 가격은 1,000원 올랐다며 허탈해 했다. 배씨의 경우 AI로 인해서 두 달이 넘게 거의 수입이 없는 상태였으며 농장의 오리와 닭 수를 50%나 줄였다고 한다. 배씨는 “사료 값이 오르면서 타 지역 업체의 부도로 강진 양계농가에도 피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양계농가의 어려움을 덧붙였다.
또한 재래시장의 경기침체는 무엇보다도 각 음식점들의 경기가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해먹는 추세이기 때문에 재래시장 경기도 따라서 계속 침체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기침체는 농촌의 인구감소와 맞물려서 한 번 침체되면 회복되기가 힘들 정도로 어려운 상태를 보이고 있다.
강진의 재래시장은 그동안 주차장 확보 및 이미지개선 등을 했다. 하지만 재래시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도의 마케팅전략을 펼치는 대형매장과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따라서 경기침체도 원인이지만 실질적인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상인들 스스로의 변신이 있어야 한다.
재래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된 원인으로 경영마인드의 부족과 활성화 대책이 외형적인 측면에 그치고 있어 실질적인 활성화를 가져오지 못하는 데 있다. 따라서 공동 집단화를 통한 대처능력이나 방안이 필요하다. 그래서 모범적인 재래시장 방문으로 강진에 맞는 환경개선사업을 찾는 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환경을 개선한다 해도 재래시장의 대부분이 식료품과 생활용품 등의 품목들이어서 대형 현대 시설을 갖춘다고 해도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하자면, 강진의 재래시장이 좀 더 특화된 강진의 우수한 상품들을 쉽게 볼 수 있는 재래시장으로 변모했으면 싶다. 특히 강진은 각종 신선한 수산물과 축산물, 농산물이 풍부한 고을이다. 이러한 우수한 특산품을 재래시장만이 갖고 있는 관광화로 이끌어 낼 수 있다면 경기침체와 상관없이 외부에서 찾는 사람들로 북적대는 시장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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