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원류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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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카오 항구 풍경(19세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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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상선 |
홍어장수 문순득과 다산형제 (4)
문순득이 만난 필리핀 문화
필리핀은 7,107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군도국가(群島國家)로써 지리적으로 태평양 교역로상에 위치한다. 각 지방에는 87종의 다양한 토착인들이 사는 국가였다.
문순득 일행이 처음 도착한 서남마의는 일로코스 수르지방 카보가오시의 해안가에 자리한 실루마기 항구였다. 스페인 시긴지 시기이전부터 국제무역항으로 번성했던 곳이기도 했다.
문순득은 필리핀에서 지내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수도자, 귀인, 보통사람, 천민 등 약 9개울 간을 머물면서 그들의 복식까지 자세히 소개했다. 저고리는 길이가 일정치 않으며 옷자락이 있어 긴 것은 무릎까지 내려오고, 여자들의 저고리는 남자와 같고, 아래로는 치마가 있고 주위는 모두 막혀 있다고 소개했다. 귀인의 복식은 모자는 가죽으로 만들었고 우리나라의 갓을 좌우로 접은 것과 같으며 바지는 매우 좁아서 정강이가 드러나며 중요한 부위는 두터운 천을 덧대었다고 소개했다.
문순득은 필리핀에서 성 바오로의 메트로폴리탄 대성당을 소개했는데, 본문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신묘(神廟)는 30~40칸의 긴 집으로 비할 곳 없이 크고 아름다웠으며 〔이로써 신을 모시는 대중을 대접하였다.〕신상을 모셔놓았다. 신묘 한쪽 꼭대기 앞에 탑을 세우고 탑 꼭대기에 금계(金鷄)를 세워 바람에 따라 머리가 바람이 오는 방향으로 스스로 돌게 하였다. 탑 꼭대기 아래 벽의 밖으로 크기가 같지 않은 종 4~5개를 걸어 제사와 기도 등 일에 따라서 다른 종을 친다.
신묘는 곧 천주교 성당 건물을 뜻한다. 1790년부터 건축하기 시작해 1800년에 완공한 성 바오르 성당은 종탑 상부에 풍향계 역할을 하는 금계장식이 지금도 남아있다. 그런데 뜻밖의 상황이 발생하고 만다. 1803년 2월 유구인들이 재촉하자 순득의 작은아버지와 마을 사람 세 사람은 유구 호송선을 타고 가버렸고, 순득과 옥문이만 남겨졌다. 이런 일로 인해 문순득은 그곳에 남겨지게 되었고, 1803년 8월 중국 광동을 오가는 상선에 오르게 된다. 배삯으로 대은전 12개를 준 문순득은, 11일간의 항해를 거친 후에 9얼 9일 마카오에 도착했다.
마카오는 문순득이 세 번째로 도착한 지역이다. 포루투갈로 가려했던 것이 뜻하지 않게 마카오에 도착한 문순득은 조선인으로서는 처음 마카오에 간 사람이 되었다. 문순득은 지금까지 유규와 필리핀에서 본 풍경과는 사뭇 다른 풍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당시 포루투갈인들은 인도로 가는 해상로를 발견하면서 아시아로 진출하였고, 그들은 인도의 디우, 고아 등을 점령하면서 마침내 마카오까지 점령했으므로 이로 인해 세계 각지의 무역선들이 모여드는 자유항이었다.
문순득은 이곳에서도 많은 문화를 접하게 된다. 마카오에서 가장 오래 된 건축물인 아마사원과 마각묘를 보게 된다. 아마(A-MA)는 뱃사람을 지켜주는 바다의 수호신을 뜻하고 바다 여신 마조를 모시는 곳이다.
문순득이 마카오 어느 곳에서 지냈는지는 <표해시말>에 자세히 나와 있지 않았기 때문에 알 수 없지만 그 내용을 참작해 보면 현지 관청들로부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짐작된다.
9월 초 9일/ 광동 오문(澳門)땅으로 서남 선박이 모두 모이는 곳. 여송인과 서양인 수만호가 살고 있다. 땅은 좁고 사람은 많아 집 위에다 집을 올리고 있다. 오문에는 관청이 하나 있는데 주로 변방을 기찰하고 손님을 접대하며 상인으로부터 세금을 징수하는 직책이다. 11일 나를 불러 바람을 만난 정실을 묻고 객사에 두어 몹시 성대하게 대접하였다.
이후 문순득은 청조 호송인에게 인계되어 그의 인솔하에 북경으로 이동하게 된다. 문순득은 마카오에서 3개월 정도 머문 후에 향산언으로 이동, 중국 본토를 약 5개월에 거쳐 횡단, 이듬해 1804년 5월 19일 북경에 도착하게 되는데, 그는 육로, 수로 할 것 없이 이용했다. 육로를 갈 때는 수레나 가마를 이용했고, 배를 타고 강이나 운하를 건너기도 하면서 북경에 도착했는데, 그의 이동거리는 실로 엄청날 만 큼 장거리였다.
<다음 호에 계속> 글 : 송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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