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은 한수(漢水) 중류에 자리 잡고 있는 도시이다. 1979년 시로 승격되어 양번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2010년 다시 양양으로 되돌아왔다. 양양이라는 인지도가 높다 보니 양번이란 새 이름 가지고는 도시명을 지속시키기가 어려웠던 모양이다. 당나라 때는 양양이 젊은 문화의 중심지였던지 지금도 10분마다 열차가 도착하거나 출발하는 도시이다.
소명태자는 출생지가 양양이었다. 그가 편찬했다는 「문선文選」은 유명해사 그를 기념하기 위해 문선루(文選樓)라는 누각을 세웠는데, 그것이 오늘날 소명대(昭明臺)이다. 당나라 때 소명대 인근에는 백동제라고 있었는데, 이 때 젊은 청춘남녀들이 만나 서로 사귀는 번화가가 있었다.
애초에 아름답게 핀 붉은 꽃
이 시절에 벽계를 춤춘다.
성 안의 멋진 청년과
백동제에서 만나고자 하네.
청년들은 양양 땅에서
양양성을 오가네.
성에서 가까이 노는 이들이여
제가 전쟁할 줄 아는 걸 알아주시길.
이 시의 화자는 벽계무도 추고 전쟁도 할 줄 아는 재치 있고 야무진 여성이다. 그런 참하고 똑똑한 여자가 멋진 남자를 찾고 있다는 시다. 양양의 시인이었던 맹호연과 가까이 지냈던 최국보란 시인 역시 호북성 경릉으로 좌천되어 가다가 지은 시다.
전국시대에 초나라의 땅이었던 양양은 한나라 때 양양현이 만들어졌고 부르기는 양주로 불렀다. 양양에 관한 시는 358수가 전해지고 있는데, 양양이 당나라 때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당나라 시인으로 맹호연(孟浩然)은 고향이 양양이었다. 그는 주로 산수시를 지어 왕유와 함께 ‘왕맹王孟’이라 별호가 있는데, 양양성 남쪽의 현산에 올라가 다음과 같은 시를 지었다.
사람의 일에는 변화가 있기 마련이라
오가는 중에 지난날과 오늘이 만들어진다.
강산에 이름난 자취를 남기기에
우리들이 또 그곳에 오르는 것
물이 빠져 어랑주가 얕아졌고
날이 추워져 몽택이 깊어 보인다.
양호 공의 공덕비가 아직 그대로기에
읽고 나서 눈물이 옷깃을 적신다.
양양과 인연이 깊은 시인이 또 하나 더 있다. 그가 바로 두보의 조부안 두심언(杜審言)이다. 두심언은 중종(中宗)이 즉위한 후 봉주로 유배되었는데, 그 쪽으로 가는 길에 양양성에 올라 다음과 같이 시를 지었다.
나그네 늦가을에 당도하여
층층의 성에서 시원스레 사방을 둘러본다.
초나라 산이 땅을 가로질러 솟아올랐고
한수가 하늘과 맞닿아 굽이진다.
관개리는 새로운 마을이 아니고
장화대도 그저 옛날의 누대이리라.
습가지의 풍경이 특이하여
돌아가는 길에 먼지가 가득하여라.
두심언은 측전무후를 가까이 모시는 문인이었으나 중종이 복위함에 따라 유배길을 떠나면서 쓸쓸한 심정을 노래한 것으로 짐작되는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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