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보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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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보능원 입구 |
문학사적인 시각에서 두보의 일생을 몇 시기로 나눈다면 먼저 안록산 난이 머리에 떠올려진다. 755년 11월에 있은 이 사건은 당 나라의 운명도 운명이려니와 두보에게 있어서 큰 파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두보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고난 속으로 흘러들어 갔다. 따라서 안록산 난 발생 이전의 상황과 그 이후의 행적을 양분할 수 있는데, 그러나 난이 발생한 이후의 기간이 15년 남짓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그동안에 겪었던 고난은 백년·천년에 겪어야 할 고난을 압축이나 한 것처럼 컸기 때문에 이를 다섯·여섯으로 나눌 수도 있다.
생애가 파란만장했기 때문일까. 본디 사람에게 있어 무덤은 하나라야 하는데, 두보에게는 무덤이 여덟 개나 된다. 호북성의 양양, 호남성의 뇌양과 평강, 섬서성의 부현과 화주, 하남성의 언사와 공의, 사천성의 성도 등지가 그렇다.
그러나 이 가운데 가장 유력한 곳은 호남성과 하남성에 있는 네 곳으로 두보가 장강을 떠돌며 호남성에 묻힌 것을 40여 년이 지나 손자인 두사업이 하남성으로 이장했다는 것이 거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하남성 공의에는 두보의 무덤이 있는 두보능원이 있다. 뿐만 아니라 그의 생가인 두보고리도 있다.
두보는 위대한 애국시인이요, 중국 제1의 시인이지만 막상 두보능원을 찾는 중국인들은 그리 많지 않다. 두보능원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관광지 강백만장원(강씨 일가가 12대째 물려받아 생활했던 대저택)은 75위안의 입장료가 있는데도 적잖은 관람객이 있는 반면, 두보능원은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을 만큼 적막하다.
1981년 중국 정부는 두보능원을 대대적으로 보수를 해 7.7m의 두보 상을 세웠다. 살아서도 외로웠던 두보는 그 명시처럼 동상이 크게 세워졌는데도 죽어서까지 외롭게 있는 것이다.
사나이로 태어나
공명은 못 이룬 채 몸만 늙어서
7년이나 굶주려
산골을 헤매다니···
서울의 재상들은
대개가 젊은이들
부귀는 일찍이
잡아야 하는 건가.
산중의 선비야
진작부터 친한 사이
그와 옛 얘기하며
마음 상해할 뿐
아, 일곱째 곡조 부르니
초라한 내 노래를 마감하리라
하늘을 우러러보니
해는 빠르기도 하다.
두보의 비가(悲歌) 7편의 시 내용이다. 천하의 대시인 두보는 살아생전 이렇듯 비감어린 시를 많이 썼다. 불우한 일생을 보냈기 때문이었다.
두보능원에는 두보의 묘가 있다. 그러나 높은 동상에 비해 그의 무덤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정리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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