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부터 세상의 이곳저곳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견문을 넓히고 삶에 대해 나름의 식견을 가질 수 있었다.”
그는 사람이 평소 많이 보고 듣고 느껴야 성장할 수 있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하고 무엇이든 받아들이는 젊은 시절에는 다양한 경험이 인생에 큰 도움이 된다고 보았다.
그는 기성세대를 믿지 못하고 사회를 불신하며, 이 나라를 떠나야겠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무역협회 회장 시절에 일 년에 50여 명의 학생들에게 배낭여행 보내주는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도 외국에 나가서 보면 생각이 좀 달라질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가서 보라! 그리고 깨우치라!” 사람이 나빠서 잘못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몰라서 잘못 생각할 수 있다. 이때 가장 좋은 방법은 밖으로 나가 직접 체험해보는 일이다.
동원 글로벌 익스플로러, 세계를 경험하라
김재철은 재단을 통해 2012년부터 ‘동원 글로벌 익스플로러’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실험 중에 있다. 참고로 ‘익스플로러’라는 단어는 탐험 혹은 탐구의 의미이다. 여기에는 외부 세계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탐구와 탐험의 뜻도 포함한다. ‘결코 탐구를 멈추지 말라“는 어느 기업의 슬로건도 있다. 이는 우리가 평생 유지해야 할 삶의 자세이자 마음가짐이다.
그가 이 실험에 얼마나 큰 관심을 가졌는지는 ‘글로벌 익스플로러’라는 프로그램 이름과 나침반을 심벌로 삼았다는 데에서 알 수 있다. 두 가지 모두 선장에게 익숙하고 선장을 대표하는 이미지이다. 그가 새로운 어장, 새로운 시장, 새로운 어법, 새로운 기술을 개척하기 위해 평생 혼신을 다해 뛰어왔듯이 젊은이들에게 그런 바람을 갖는다. 젊은이들이여! 현실이 힘들더라도 굴하지 말고 저마다의 분야를 개척하라. 바로 이것이 그의 염원이고 이 프로그램에 기대하는 것이다. 글로벌 익스플로러를 상징하는 나침반에 대해 이런 설명이 있다.
“세계로 나아가는 대학생들의 꿈을 담아 나침반의 이미지를 더했습니다. 나침반의 방향은 여러분의 것이고, 그것을 지원하는 일에 ‘글로벌 익스플로러’가 함께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미래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2012년에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젊은이들에게 “지도를 거꾸로 보아라! 세계로 나아가라!”고 권한다. 대학생들에게 개인 단위가 아니라 팀 단위로 더 넓고 큰 세상을 온몸으로 직접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일종의 ‘꿈 지원 프로젝트’이다. 꿈의 실현과 관련된 특정 주제를 선정한 학생들은 13박 14일 동안 인도, 인도네시아, 탄자니아, 아르헨티아, 브라질, 케냐, 미국, 유럽 등을 방문하고 프로젝트 수행결과를 보고한다. 젊은이들이 더 넓은 세계를 보고 경험하도록 지원하는 이 프로그램에는 매년 수백 개 이상의 팀이 예선과 본선을 통과하기 위해 치열한 발표 경쟁을 벌이고 최종적으로 15개팀 총 50명의 학생이 선발된다. 3~4명이 한 팀으로 이루어진 젊은이들의 기발한 탐험계획서를 읽다 보면, “우리 젊은이들이 이런 가능성이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젊은이들에게 바라는 4가지 삶의 자세
글로벌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를 살펴보던 중에 웃음을 짓게하는 내용을 발견했다. 탐험보고서를 준비하는 젊은이들에게 4가지 자세를 가지고 보고서를 준비하라고 권한다. 이것은 김재철이 평생 지켜온 삶의 태도이자 습관이었다. 대학생뿐만 아니라 변화무쌍한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마음에 새기고 실행에 옮겨볼 만한 자세이다. 그는 자신의 일생을 통해 검증한 이런 삶의 실천을 젊은이들과 나누고 싶어했을 것이다. “탐험보고서도 이런 자세로 만들고, 여러분 앞에 펼쳐진 인생도 이런 자세로 살아보세요.”
●PASSION: 열정을 불태워봄시다. 꿈이 있다고 누구나 그 꿈을 이루는 것은 아닙니다. 매 순간 열과 성의를 다해 끝까지 전진해봅시다.
●CHALLENGE: 도전해봅시다. 젊기 때문에 가능한 도전! 실패마저 뜻깊은 도전!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습니다. 지금 당장 자신의 꿈에 도전해봅시다.
●CREATIVE: 남달리 생각해봅시다. 왜 나마저 똑같은 방식으로 생각하고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봅시다. 새로움을 찾기 위해, 남다름을 찾기 위해 처절하게 고민해봅시다.
●GLOBAL: 지구를 품어봅시다. 다들 자신을 위해 고민할 때 지구를 껴안고 고민해봅시다. 우리의 무대는 세계입니다. 생각을 키우면 더 큰 세상이 다가옵니다.
재단 활동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이 아니라 나누는 일이다. 따라서 대부분 사업가들은 재단활동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으며, 담당자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맡겨둔다. 그런데 동원육영재단 활동은 기업 활동과 마찬가지이다. 인재 육성이라는 큰 방향에 맞는 사업이라 해도 시대적인 흐름이나 사람들의 필요성이 떨어지면 혁신의 대상인 것이다. 동원컵 초등축구대회(2001~2010), 동원 글짓기대회(1989~2006), 어린이를 위한 명사초청특강, 연구지원 사업, 학교재단설립 사업 등은 모두 완료된 프로그램이다. 다만 중･고교생 장학사업만 1969년 이래로 계속되고 있다. 동원 책꾸러기 사업(2007~), 동원 글로벌 익스플로러(2012~)등은 새롭게 추진되고 있다.
이는 김재철 자신이 재단 활동도 생산 활동과 마찬가지로 관심을 깊이 기울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관심이 있는 사람만이 지금보다 더 나아지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꾀한다. 인재 육성은 그에게 기업 규모가 되면 으레 해야 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기업 활동처럼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아내야 할 평생의 과업이다. 그는 광야에 씨를 뿌린다는 마음으로 동원육영재단을 통해 젊은 날의 꿈울 실현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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