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차르트의 눈물 -
천진난만한 인간성은 모차르트가 서민의 영웅이며 천재임을 잘 말해주고 있다.
아내가 아이를 임신 했을 때 모차르트 음악을 거의 매일 들려주었던 일이 생각이 난다. 평소 클래식(Classic)을 좋아해서 듣는 편이지만 그 때는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았기 때문이었다.
우리들은 클래식 하면 어렵게 생각을 한다. 그러나 매일 듣다보면 친해지고, 아~ 하고 느끼는 감성이 일어나게 되어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된다. 처음부터 이론적으로 찾아가려 하지 말고 듣다보면 보이고 보이면 찾게 된다. 그 곡에 얽힌 사연들을 알다보면 깊어지는 곡의 이야기들을 알 수가 있다.
고전을 뜻하는 영어, ‘클래식(Classic)’의 어원인 라틴어 ‘클라시스(Classis)’에 대한 설명이다. 그런데 클라시스를 전혀 다르게 설명하고 있기도 한다. 보르헤스는 전함이나 함대에서, 또다른 이야기는 로마 시민 중 제1급의 시민으로부터 유래했다고 한다.
B.C. 1세기에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로마제국의 수도인 라벤나에서 5킬로미터 떨어진 바닷가에 항구를 건설하고 ‘클라시스’라고 명명했다. 라벤나를 군사적 요충지로 강화하기 위해 해군기지를 건설한 것이다. 이때 클라시스가 무엇을 의미했는지는 분명하다. 바로 함대이다. 함대는 최소 군함 두 척 이상으로 구성된 부대를 일컬으니 해군기지를 의미하는 이름으로 적합하다.
고대 로마에서는 전쟁과 같은 국가위기 시에 함대를 구성하는 군함을 부자에게 기증받았고, 이들에게 ‘클라시쿠스(Classicus)’라는 명예를 수여했다. 클라시쿠스는 클라시스의 형용사로 ‘최고 계급의’라는 뜻으로 통용됐다. 이랬던 것이 세월이 흐르면서 일반인들이 ‘최고급의 무엇’을 가리킬 때 사용하기 시작했고, 중세 말에는 구체적으로 고대 그리스-로마의 문화예술을 가리키는 사조가 되었다. 이로부터 고전주의 부흥운동이 일어나고 르네상스로 이어진다. 그러니 오늘날 우리가 클래식이라고 부르는 어원은 클라시쿠스에서 왔고, 클라시쿠스는 클라시스로부터 왔다고 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처음에는 최고 계급을 뜻했고 세월이 지나 고대 그리스 로마의 문화예술을 뜻했던 클래식, 고전으로 남은 예술에는 공통점이 있다. 감각적이고 순간적인 즐거움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불편하게 하는 진실이 들어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진실에 눈을 뜬 후에는 결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책을 읽기 전으로, 음악을 듣기 전으로, 그림을 보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역사와 시간은 무심하고 견고하게 굴러가는 강철 수레바퀴와 같다. 다 밟고 지나가며 밟혀 먼지처럼 사라진다. 여기에서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멀리 세상에 퍼지는 것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놀라운가. 기적이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러니 고전으로 불리는 모든 것에는 비록 지금 당장 알 수 없거나 느끼지 못해도 시간과 공을 들여 가까이할만한 가치가 있으며, 그것을 알아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비결은 듣고 또 듣고, 보고 또 보고, 읽고 또 읽는 것이다. 그러면 언젠가는 귀가 열리고 눈이 열리고 가슴이 열리고 영혼이 열릴 것이다. 그리고 과정 중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 더 없이 지혜롭고 든든한 친구를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고 수백을 둔 기분이 들것이다.
생활 속의 음악이야기라는 것은 말 그대로 생활속에서 가까이 듣고 알아차려 느끼는 것이다. 제목에 걸맞게 내용을 영화에 나온 음악사나 길거리를 거닐다 보면 많이 들을 수 있는 음악, 현대 음악 등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어서 알 수가 있다.
예를 하나 들어보도록 하죠. 영화 <파리넬리>를 아실거에요. 이 영화의 남자 주인공은 카스트라토 이다. 카스트라토란 변성기가 되기 전에 거세하여 소년의 목소리를 유지하는 남자 가수를 말한다. 카스트라토가 존재했던 이유는 여성과 남성의 차별로 인해 여성이 무대에 설 수가 없었는데 여성의 음역대를 내기 위해 존재했다는 설이 있고, 당시에는 신과 같이 인간과는 다른 신비스런 역할이 오페라에 등장에 목소리를 신비스럽게 만들기 위해 생겼다는 설이 있다. 카스트라토에 대한 주제가 나온다면 영화 <파리넬리>에서 주인공이 나와서 불렀던 오페라 리날도 중 <울게하소서>를 읽을 수 있듯이 말이다.
모차르트의 눈물
모차르트(1756∼1791)의 초상화를 보면 한쪽 눈은 웃고 있는 듯 하고 다른 쪽 눈은 슬픔에 잠긴 듯 보인다. 그의 음악 역시 그렇다. 모차르트의 음악에 몰입하다보면 밝고 단아한 선율 뒤로 흐르는 한줄기 애수를 만날 수 있다. 1768년 이른 봄날 마차 한 대가 먼지를 뿌옇게 날리며 파리 교외를 지나가고 있었다. 마차에는 모차르트와 누이인 안나, 아버지 레오폴드 모차르트가 타고 있었다.
모차르트는 집을 떠나온 지 3개월이 지나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다. 갑자기 어머니가 보고 싶었던 모차르트는 눈물을 글썽거렸다.'볼프강 우는거니?' 아버지가 묻자 모차르트는 '아니에요, 아빠. 길가에 핀 꽃들이 너무나 아름다워 눈물이 날 지경이에요'라고 말했다. 모차르트의 '찬란한 슬픔'은 이렇게 시작된 것이었다. 당시 모차르트의 일기엔 '여행이 힘들고 피곤하지만 피아노 앞에 앉으면 금세 신이 났고 청중들의 환호에 모든 시름을 잊을 수 있다. 그러나 참을 수 없는 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다…'고 적혀 있다.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다보면 좋아진 곡이 있다. '피아노 소나타 K.331'이 마음을 끌리게 한다. '터키 행진곡'이란 부제가 붙은 곡이다. 이 곡이 좋아진 건 1악장이 마음을 끄는 부분이다. 1악장은 전형적인 소나타 형식과는 조금 다른 변주곡 형식이다. 한마디로 너무나 모차르트 적이다. 해설집의 표현대로 순진무구한 동심의 세계를 느끼게 하고 시골의 밤하늘에 총총히 박혀있던 별들이 떨어져 내려와 선율을 이루는 듯이 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베토벤의 음악이 마치 천상을 향해 올라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면 모차르트의 음악은 천상에서 내려오는 것 같다'라는 말도 실감할 수 있다. 모차르트에 심취해 보다보니 모차르트의 또 다른 선율이 가슴을 치고 지나갔다.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교향적 협주곡⌟ K.364'중 2악장 안단테와 '피아노 협주곡 23번 K.488'중 2악장 아다지오의 선율을 듣는 순간 잔잔한 슬픔이 북받쳐 왔다. '모차르트는 결코 눈물을 줄줄 흘리는 법이 없다. 눈에 눈물이 고여 보석처럼 반짝일 뿐이다'라는 음악애호가들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 순간이었다. 이후 나는 모차르트의 음악에서 밝고 담백함보다는 또 하나의 감성의 세계를 맛보는 즐거움을 간직하게 되었다. 모차르트의 음악에는 비극이란 말이 없다. 단지 찬란한 슬픔이 있을 뿐이다. 흐르는 음악 속에서 모짤트 피아노 협주곡 k331을 들어보시길 빈다.
우리는 모차르트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베토벤은, 또 바흐는. 바흐나 모차르트는 음악 문외한들을 지레 겁먹게 하지만 음악은 머리로 듣는 것이 아니다. 클래식 음악은 '왠지 있어 보이는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이의 것이다. 높게만 느껴졌던 클래식의 벽을 허물어 누구나 쉽게 만나고 즐길 수 있는 길을 음악애호가의 조언을 받으며 들으면 된다.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1악장(모짜르트)
모차르트에 대해
”모차르트'“는 로마 교황 임명의 대사교가 통치하는 가톨릭 세력이 강한 '잘츠부르크'에서 1월 27일에 태어났다. 아버지 ''레오폴트''는 바이올리니스트였으며, 누나와 동생과 함께 어려서부터 음악 교육을 시켰는데, 특히 모차르트는 '비상한 음악적 재능'을 나타내어서 주위를 놀라게 했다.
신동의 연주. 여행 1762년 아버지는 6세인 모차르트와 11세의 누나 나네를을 데리고 뮌헨으로 연주 여행을 가게 되었다. 이것을 시작으로 거의 10년간의 소년 시절은 주로 각지로 연주 여행을 하게 된다.특히 1763년부터는 파리 ᐧ 런던 ᐧ 암스테르담으로 3년 동안의 대 여행을 하게 된다. 두 사람의 연주회는 각지에서 호평을 받고 그 신동다움을 나타내는 일화는 수없이 남아 있다. 그 사이에 모차르트는 자주 병에 걸려서 육체의 성장도 방해를 받았으며, 소년 모차르트에게는 고난의 여행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각지에서 얻은 음악체험과 서로 교제한 음악가들의 활동은 그의 장래에 커다란 영향을 주게 된다. 특히 1772년(16세)부터 시작된 '세 번째 이탈리아 여행'은 바로 청년기를 향하는 정신적인 성장기와도 겹쳐 모차르트의 음악관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알렐루야」를 포함하는 유명한 모테트 「엑슐타테 유빌라테」(성악곡)는 이 여행의 산물이었다.
 |
| |
잘츠부르크의 청년 음악가 아버지는 모차르트를 빈의 궁정악단에 취직시키려 하였다가 실패하여 고향의 궁정 음악가로서 활동하게 되었다. 그 결과 1773년(17세)부터의 약 7년간은 고향에서 활약하는 이른바 '잘츠부르크 시대'가 찾아오게 된다. 이 시기는 음악가로서의 개성을 단련하기 위한 귀중한 기간으로, 특히 하이든형제의 새로운 작품은 커다란 자극이 되어서 빈 고전파의 한 사람으로서의 소지가 만들어져 갔다. 1777년(21세)부터는 어머니와 함께 만하임 파리로 여행을 떠났으며, 특히 만하임의 뛰어난 관현악단으로부터는 커다란 수확을 얻었다. 베버가의 알로이지아에게 연심을 품은 것도 이 고장이었으며, 이어서 찾아간 파리는 이미 이전의 신동과는 인연이 없는 차가운 도시로 변해 있었다. 더군다나 어머니 마리아가 타향에서의 죽음과 알로이지아에 대한 구애의 실패는 인간 모차르트에게 커다란 고뇌를 주는 사건이었다. 1781년(25세) 몰이해한 대사교와 충돌한 그는 잘츠부르크를 떠날 결심을 굳히고 이후 빈에 정주하게 된다. 이 시기의 주요 작품으로는 「바이올린 협주곡 제5번」(1775), 교향곡 제31번 「파리」(교향곡)(1778), G장조와 D장조의 2개의 「플루트 협주곡」(1778), 「바이올린 소나타」 제28번 K.304(1778), 「대관식 미사 Krönungsmesse」(1779) 등을 들 수 있다.<다음호에 계속>
정관웅
힐링코칭상담연구소장
시인·칼럼니스트
강진고을신문논설주간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