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만 해도 강진 동성리 목화마을 뒤의 여지당에서는 벼락 맞아 죽은 짐승들을 위로하고자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옛날 사람들은 천재지변에 의한 무서운 상황에 대해 천신이 분노했다는 생각들을 하며 그에 따른 신에 대한 제사를 지내 신의 분노를 가라앉히려 했다. 인간의 나약함은 어느 날 하늘에서 날벼락처럼 떨어진 재난 앞에서는 꼼짝도 할 수 없음을 느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재물을 바치는 제사 등이 많았다.
동성리 목화마을 뒤에는 벼락수골이라 불리는 골짜기가 있었는데, 천신의 분노를 산 두 형제에게 천벌이 내려졌고, 이에 휩쓸려 많은 짐승들이 죽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러한 전설은 우리나라 전국 어느 곳에서나 많이 있는 광포전설의 하나다.
먼 옛날 천국에 두 형제가 있었는데 이들은 혈육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여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두 형제의 욕심은 천국에서 조차 용납을 안 될 정도로 큰 욕심이었나 보다. 형제의 욕심이 너무 지나쳐 천국에서 혀를 내두를 정도여서 참다못한 천신이 지상에서 나마 죄를 뉘우치라며 두 형제를 쫒아내어 버렸다. 그곳이 바로 강진땅이었던 것이다.
두 형제는 지금의 강진읍 동성리 목화마을 뒤의 골짜기로 쫓겨서 내려왔다. 그러나 형제들은 지상에 내려와서도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여전히 서로 다투기 바빴다. 그런데 이 골짜기에 천상의 선녀보다도 아름다운 처녀가 살고 있었다는 것이다. 욕심 많은 형제들이 그 아리따운 처녀를 처음 보았으니 어떠한 상황이 일어났을 것인가. 두 형제의 탐욕은 아마도 천상에서의 죄를 뉘우치기 보다는 다시 탐욕에 눈이 멀어 서로 싸우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여자로 인한 질투였으니 형제애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민담이다. 형제는 서로 처녀를 차지하려고 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싸움이 지독히도 길고 치열했던 모양이다. 하늘의 천신의 귀에까지 들어가 버리고 말이다. 결국 지상으로 쫓겨나서까지 싸움질을 하는 두 형제의 행태에 천신은 다시 크게 분노했고, 지상의 두 형제에게 천벌을 내린 것이다. 그것이 바로 벼락이었다. 하늘에서 날아온 벼락을 맞고 두 형제는 불태워 죽었다. 그리고 그 형제가 벼락을 맞아 죽은 자리에 남은 것은 죽은 뱀 두 마리가 있었다. 그때 내린 벼락에 두 형제뿐만 아니라 많은 짐승들이 함께 죽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두 형제가 맞아 죽은 자리를 벼락수골이라 부르기 시작했고, 벼락 맞아 함께 죽은 여러 동물들을 위해 제사를 지냈다고 전해진다.
여기서 뱀이라는 존재를 다시 보게 된다. 성서의 창세기에서도 신은 자신의 모습을 본 떠 최초의 인간을 아담을 창조했다. 신은 흙으로 인간을 만들고 숨결로 생명을 불어 넣었다. 그다음 아담과 어울리는 짝으로 만든 이브를 창조해줬지만 이 둘은 에덴동산에서 걱정없이 살다가 뱀의 꼬임에 빠진 이브가 사과를 따서 먹으면서 아담에게 건네줬고 둘은 벌거벗은 몸에 수치심을 느껴 무화과로 몸을 가리게 된다. 그리고 둘은 에덴 동산에서 쫒겨나 아담은 힘든 일을 하며 살게 되고 이브는 출산의 고통을 겪게 된 것이다. 뱀은 아담가 이브를 유혹한 죄로 평생 배로 기어다니게 된 성서이야기가 이들 욕심 많은 두 형제 민담에서 생각나는 이유다.
소재지: 강진읍 동성리 목화마을
(김한얼 기자)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