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딩 기업 ‘강진군’을 위한 서곡
<황군수의 강진군에서도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를 읽고
최한선(전남도립대 교수, 문학박사)
바야흐로 21세기는 문화의 세기요, 지방화의 시대이다. 지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인식의 확산에 따라 세계는 앞 다투어 지역을 혁신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그를 바탕으로 질 높은 삶과, 보람 있는 인생을 실현시키려고 애쓰고들 있다. 문학에서도 지역에 관심을 두고 지방문학사가 모습을 드러내는 등 이른바 지역과 중앙은 하나의 단위로서 동궤(同軌)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각 지방정부는 종전의 양적 성장 전략을 버리고 이제는 삶의 질을 중시하는 혁신 주도로 전환하고 있다. 지역혁신은 국가 주도의 집중과 투입에 의한 양적 팽창을 의미하는 성장이 아니라, 지방정부가 주체가 되어 연구와 개발, 그리고 새로운 것의 생산과 낡은 것의 개혁, 문화활동의 증대 등으로 새 것을 창출하고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말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세계를 ‘단위’로 생각하는 시각에서 볼 때, 있는 곳 이른바 장소나 크기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되지 않게 되었다. 지역을 하나의 ‘단위’로 생각하기 때문에 거대한 크기의 중앙이라는 곳도 국가를 이루는 하나의 단위일 뿐이며, 지역이라는 작은 군 단위 또한 국가를 이루는 단위라는 사실은 지역의 위상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문제는 지역이 어떤 실체의 중심부에 들거나 핵심 역량을 지니기 위해선 훌륭한 지도자를 중심으로한 인적 네트워크의 튼튼함, 또는 일 할 수 있는 주체들의 클러스터 형성 등으로 힘의 결집이 있어야 하며, 지역 성장 동력의 질료 곧 바탕(문화)과 철학이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황주홍 강진 군수의『강진군에서도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전남대학교출판부, 2010)라는 신간은 이목을 끌게 한다. 전체 7장으로 구성된 이책은 ‘공무원들이 일으킨 작은 기적’부터 이야기를 풀기 시작하여 “익숙하고 편한 오래된 길로만 다닐 순 없다. 더 위험하고 더 불편하고 더 고통스럽더라도 옳고 바르고 필요한 길이라면 ‘아무도 가지 않은 길’로 떠나야 한다”는 종언에 이르기까지 지난 5년여 군수로서, 아니 강진을 아끼고 사랑하는 강진의 아들로서, 보고 느끼고 배운 것들, 꼭 남겨 새기고 기리고 싶은 것들을 담담하게 싣고 있다. 학자 군수로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고향 후예로서, 태를 묻어 길러준 강진을 아끼고 사랑하는 강진 사람으로서, 강진의 미래를 위해 토해낸 단장의 일사일언(一詞一言)들로 가득찬 책 페이지를 따라 가다보니 나도 모르게 강진의 미래가 환하게 다가와, 살포시 미소를 짓게 한다. 잘 아는 바와 같이 이제는 국내의 경쟁은 별 의미가 없다. 한국의 3대 낙후 권역 중의 한 곳인 전남 남부지역에 위치한 우리 고향 강진을 위해, 우리의 눈은 세계를 향해야 하고, 지도자의 생각은 글로벌 리딩 기업의 CEO적 마인드를 지녀야 할 것인바 강진군을 이끌어갈 지도자에게 강진의 아들 한 사람으로서 거는 기대가 작질 않다. 바라건대 튼튼한 인적 네트워크의 활용과 천혜의 문화자원의 활용을 통한 지역발전의 성공적인 사례로, 인구에 회자되는 강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거니와 이와 같은 혁신의 기본틀은 “강진군에서도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는 곧 지역이 세계의 중심단위로 부상할 수 있다는 지역 중심의 창조적 사유에 의한 것이리라. 지역 역량이 곧 국가의 역량이라는 전제 아래 선진국들은 지역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지역 혁신체계를 구축하는데 전력을 투구하고 있다.
어쨌든 지식정보화와 글로벌화의 영향 등에 힘입어 이제는 지역이 제반 ‘단위’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곧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지역의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의 근간이라는 말이기도 하거니와, 그만큼 지역에 대한 관심은 날을 더하여 늘어가고 있다. 이른바 ’지역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중심 단위가 지역이 된 사회, 이른바 지역사회는 상호 지리적 인접성으로 인하여 지역수준 이상의 막강한 경쟁력을 가진다.
Porter의 말대로 지리적ㆍ문화적ㆍ제도적 의미에서의 인접성은 원거리에서는 연결하기 어려운 특별한 접근, 특별한 관계, 더 나은 정보, 강력한 인센티브, 여타의 생산성에서 커다란 이점을 제공한다. 황주홍 군수의 철학과 신념. 그리고 실천적 역량이 강진군을 중심으로 바로 옆 전라도, 좀 넓게는 우리나라 전체로, 종국에는 온 누리로 사통팔달 소통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강진군의 생존과 발전 전략 그리고 혁신이라는 유용하고 새로운 기회의 모색과 가치 창조의 과정은, 다른 지자체의 존재 의의에서도 예외일 수 없을 것이다. 텅 빈 골목에 아이들 울음소리 담을 넘고, 인정의 샘물이 시나브로 흘러넘치는 곳, 그래, 무담시 사람들이 몰려오겠는가? 내 고향 강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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