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이 바른 언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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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현 철 ( 전 언론인 )
전체 강진 군민들이 최근에 가졌던 최대 관심사는 2년간이나 끌어 온 강진군민장학재단 사건이 과연 검찰에서 기소가 되어 공판정에 서는 것이냐? 아니냐? 였다. 왜냐하면 이 사건은 이미 감사원에서 세 차례, 경찰에서 두 차례 등 모두 다섯 차례나 전례 없이 강진군을 들볶던 사건이어서 지방신문은 말 할 것도 없고 중앙 언론까지 ‘정치적 과잉수사’를 의심하는 기사로 전국에 다 알려진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검찰은 지난 8월 19일, 이 사건을 기소유예 처분함으로써 이 사건을 마무리 했다. ‘다른 고장의 예를 봐도 군수가 부하직원들을 동원하지 않고서는 그 많은 장학기금을 조성할 수 없음을 인정한다, 또 황군수 자신이 돈 먹은 것은 없다’는 내용이었다. 만일 부하직원을 이용했다는 사실만 가지고 이 번 사건을 기소했다면 어느 누가 강진군민들을 위해서 그 많은 장학금을 조성하려고 할 것인가? 이번 기소유예 처분은 대부분의 강진군민과 강진고등학교 관련 교직원 및 학부모와 학생 자신들에게 안도의 숨을 선사했다.
중앙언론도 지방언론도 모두가 한 목소리로 과잉 수사를 논할 때, 유일무이하게 우리 강진의 지역신문 하나만은 감사나 수사가 타당한 듯 엉뚱한 목소리를 내어 군민들을 속이는 보도로 일관하더니 이번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 내용마저도 ‘아주 불쾌한 듯’ 다른 신문과는 달리 1면 저 밑에 조그맣게 보도했다. 인터넷 신문에는 아예 그 기사가 눈에 띄지도 않는다. 이런 걸 바로 신문의 ‘직무유기’라 하는 것이다.
물론 이 기사 말고 이 기사 보다 훨씬 기사가치가 높은 사건이 벌어졌다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검찰의 기소유예 기사 보다 비중이 큰 사건이 있었던가?
강진 지역신문이 사이비신문이 아닌 정상적인 신문이었다면 내가 살고 있는 강진의 지자체장이 평소 아무리 밉더라도 이런 경우는 일체의 감정을 초월해서 ‘강진의 대통령’인 지자체장 관련 기소유예 처분을 언론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1면 머리기사로 다루었어야 옳았다. 그 때 이 보다 더 기사가치가 높은 사건은 없었으니 말이다.
또 제대로 된 신문이라면 본 기사 외에 심층 분석에 따르는 해설 기사, 사건 경위 및 독자들의 반응, 수사의 배경, 강진군 당사자들과의 인터뷰 등으로 그토록 오랫동안 강진군정의 발목을 잡아 고향 발전을 방해 해 온 이 사건을 ‘알 권리’가 있는 군민들에게 상세히 ‘알릴 의무’를 다했어야 옳았다. 아무리 지자체장에 감정이 있더라도 일단 신문이 할 일은 해 놓고 다른 데서 감정풀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짓을 하니 '사이비' 소리를 듣는 것 아닌가!
언론인은 공적인 사건 및 문제에 관한 분석, 코멘트하거나 논설을 제공해야 하는 자신들의 책임을 항상 인식하고 있어야한다. 또 언론인들은 기능, 경험 및 판단력을 지닌 자신을 통해 자료를 독자들에게 제시할 의무를 지고 있음을 잠시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직무유기를 이렇게 밥 먹듯 하고, 또 그와 반대로, 눈 하나 깜짝 않고 기사미달 내용을 1면 머리기사로 올려 독자를 기만하는 한, ‘사이비신문’의 오명에서 벗어날 길이 있겠는가?
그러니 강진군민들은 이제 무엇을 바라겠는가? 사이비신문이 무슨 못 된 짓을 해도 말 한마디 못하는 군민들은 이 신문이 이제는 직무유기도, 깡패 노릇도 그만하고 제자리로 돌아오기만 마음속으로 기다릴 뿐이다. 이 점, 이 신문의 운영자들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강진의 언론은 타 지역 언론이 그렇듯이, ‘여론을 모으고 전파하는 가장 큰 목적은 군민들에게 오늘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려 주고 그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유도함으로써 강진의 전체적 발전과 번영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개인의 감정에 따라 또는 강진군민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어떤 목적 달성을 위해 사이비기자가 언론권력을 이렇게 악용한다면 훗날 우리 강진의 언론 역사에 이 신문의 사이비기자들은 물론 운영진까지도 오명을 남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끝으로 지역신문 기자들에게 간곡히 권고하는 것은 비록 큰 신문사처럼 수습 때 ‘기자의 윤리’강의를 들을 기회가 없었다면 지금이라도 ‘신문윤리실천요강’을 철저히 공부하라는 것이다. 그 후에는 양심에 남의 인권을 짓밟고 명예를 훼손하는 등의 못 된 짓은 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사실이다.
‘신문윤리실천요강’ 중 주요 대목만 옮기면 다음과 같다. ‘타인의 명예와 자유’ 관련 5조항 ; “타인이 주장하는 자유를 보장하기 위하여 비록 자기의 관찰 또는 주장과 반대되는 것일지라도 이를 편집상 반영해야 한다. 비판을 당한 자에게는 지면에서 최대한 변명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또 ‘보도와 평론의 태도’5조항에는 “사실과 다르거나 부정확한 보도를 했을 때는 (언론)스스로 즉각적으로 이를 완전히 정정해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
그토록 많은 거짓 기사를 의도적 또는 목적적으로 다루면서 언제 단 한번 이 사이비신문이 자기의 잘못을 정정한 적이 있었으며 기사미달 내용을 머리기사로 올려 폭력을 휘두르면서도 사회의 공기인 신문을 개인의 무기인양 악용해서 상대방의 해명 내용을 제대로 반영해 본적이 있던가? 이러니 강진이 제대로 발전할 수 있겠는가? 통탄할 일이다. (kajhc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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